블로그 인터뷰

“아이들을 고향에서 키우고 싶어”_사라진 라니아 가족 이야기

2013년 3월, 어느 추운 봄날 아침, 라니아 알라바시Rania Alabbasi는 그녀의 어린 딸 라얀Layan을 안고 다마스쿠스, 시리아 수도에 있는 그녀의 아파트 계단을 걸어 내려왔습니다. 나머지 5명의 아이가 그녀의 뒤를 따랐습니다. 이 가족을 태운 차는 그들을 어디론가 데려갔고, 그 날 이후 아무도 그들의 소식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사라져버린 라니아 가족의 이야기를 동생 날리아가 들려주었습니다.

 

막내 리얀이 태어나기 전 찍은 라니아네 가족사진

막내 리얀이 태어나기 전 찍은 라니아네 가족사진

 


언니와 연락이 닿지 않았을 때 처음으로 뭔가 잘못됐다는 걸 알아차렸습니다. 언니네 집 전화와 휴대전화로 며칠 동안 전화를 걸었었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습니다.

나중에야 3월 9일쯤 군사정보부에서 한 무리의 무장요원들이 언니네 집에 찾아와 아무런 이유도 대지 않고 형부를 체포해갔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들은 그 다음 날 돌아와서는 언니네 집에서 귀중품과 휴대폰, 아이들의 태블릿PC를 훔쳐갔고, 언니네 가족의 여권과 기록들도 몰수해갔습니다.

그런 다음에 그들은 언니와 아이들 6명을 체포했고, 나가는 길에 CCTV 카메라들을 다 떼어가서 아무런 증거도 남지 않았습니다.

2011년에 분쟁이 일어났을 때 언니는 시리아를 떠나기를 거부했습니다. 다른 가족들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일하고 있었던 때라 언니가 와서 우리와 같이 있기를 바랐지만, 언니는 제게 이렇게 말했죠.

“이 사회는 내가 필요하고, 나는 내 아이들을 시리아에서 키우고 싶어. 여기에서 공부를 마치게 할 거야.”

치과의사였던 언니는 한 번도 자기가 구금될 거라고는 생각지 않았습니다. 언제든 시리아를 떠날 수 있는 비자와 여권이 있었지만 시위에 참여하거나 정치적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안전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이웃과 환자들을 대할 때 친절했고 인기가 많았습니다. 환자중 많은 사람이 치료비를 댈 형편이 못 됐는데, 언니가 그 사람들을 무료로 치료해주곤 했습니다.

언니는 현명하고 배려심 많은, 제가 본받고 싶은 언니였어요. 언니는 저를 키워줬고 제가 공부할 때 항상 저를 격려해줬습니다. 언니가 괜찮은지 걱정돼서 밤에 잠이 오지 않아요.

2년 반 동안 아무 소식도 듣지 못했습니다. 다마스쿠스 근처의 보안군 구금시설에서 언니를 봤다는 소문은 들을 수 있었지만, 공식적인 정보가 아니라서 아무것도 믿을 수 없습니다. 너무 불안하고 밤에 잠이 오지 않습니다. 조카들이 배가 고프지는 않을지, 혹시 소리 지르고 울고 있는 건 아닐지, 살아있을지 죽었을지 너무 걱정됩니다.

그 여섯 아이는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쯤 학교에 있어야 할 아이들이에요. 언니와 형부는 그 아이들을 매우 아꼈습니다. 수줍음 많고 책을 좋아하는 16살 디마, 발랄하고 용감한 15살 엔티사르, 친절하고 성실한 13살 나자, 10살 알라, 8살 아흐메드와 4살 아기 라얀까지요. 조카들은 다른 여느 아이들처럼 책을 읽고 컴퓨터로 놀고 노래하고 연기하고 그림을 그리고 공원에 놀러 가길 좋아했죠.

가족의 삶이 파괴되어야 하는 이유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치과의사인 라니아는 2013년 가택 수색으로 남편이 체포된 지 며칠 후, 라니아와 2세부터 14세 사이인 6명의 자녀 역시 모두 체포되었으며, 지금까지 가족 모두가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이들 부부가 지역사회에서 인도주의적 지원 활동을 했기 때문에 표적이 된 것으로 추정될 뿐, 아직까지 정확한 이유도 없이 사라진 후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리아에서 강제실종은 ‘흔한’일이 되어버렸고, 2011년 이후 지금까지 6만 5천여 명이 실종되었습니다.

지금, 라니아 가족들의 행방이 밝혀지도록 서명하세요.

한국: 내가 쓰는 핸드폰과 전기자동차가 인권을 침해하지 않게 하라!
온라인액션 참여하기
세상의 부당함에 맞서 싸웁니다
후원하기

앰네스티의 다양한 자료를 통해 인권을 쉽게 이해하고 인권활동에 함께해요.

당신의 관심은 우리가 행동할 수 있는 힘입니다.
이름과 이메일 남기고 앰네스티 뉴스레터를 받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