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국제앰네스티, 2023년 전 세계 인권 현황 담은 ‘세계 인권 현황 보고서’ 발표

  • 전 세계 국가 및 무장 단체 간 무력 분쟁이 증가하는 가운데 불법 공격과 살해 빈번히 자행
  • 아시아 태평양 지역, 다수의 국가 및 지역에서 ‘표현, 집회, 결사의 자유’에 대한 권리 제한이 강화되고 반대 세력에 대한 불관용이 눈에 띄게 심화
  • 한국, 정부의 실망스러운 기후위기 대응과 함께 특정 인권 분야에 대한 억압 기조 계속 이어져
  • 북한, 표현의 자유와 이동의 자유에 대한 전례 없는 통제로 인한 북한 주민의 인권 더욱 악화한 것으로 파악
국제앰네스티 2023년 세계 인권 현황 보고서 커버이미지

국제앰네스티 2023년 세계 인권 현황 보고서 커버이미지

국제앰네스티는 매년 발간해 온 인권 보고서인 ‘세계 인권 현황 보고서’(이하 보고서)을 오늘(24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2023년 한 해 대한민국(이하 한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하 북한)을 포함, 155개국의 인권 현황에 대한 포괄적인 분석이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하 아태 지역)의 인권 전망은 전반적으로 작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암울했다. 미얀마에서는 무력 분쟁이 격화되어 더욱 많은 민간인 사망자와 이재민이 발생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탈레반이 특히 여성 및 소녀에 대한 억압을 강화했다. 또한, 다수의 국가 및 지역에서 표현, 집회, 결사의 자유에 대한 권리 제한이 강화되면서 아태 지역 전반에 걸쳐 반대 세력에 대한 불관용이 눈에 띄게 심화하였다. 인권 옹호자, 정치 활동가, 언론인을 포함하여 정부의 정책 및 조치를 비판하는 이들은 자의적으로 체포 및 구금되었고, 불의에 반대하는 시위는 불법적인 물리력으로 탄압되는 경우가 많았으며, 사망자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었다. 반면, 몇몇 국가에서는 여성 및 LGBTI의 권리에 다소의 진전이 있는 등 긍정적인 모습도 관찰되었다. 태국에서는 고문 및 강제실종을 범죄화하는 새로운 법이 통과되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사형선고 의무제가 폐지되었다.

한편, 한국의 인권 상황은 전체적으로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무엇보다 기후위기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상당히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환경 활동가 및 관련 시민단체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신규 석탄화력발전소의 건설은 계속됐다. 또한, 정부가 여성가족부 폐지 및 여성폭력 예방·대응 예산 삭감 등 논란의 여지가 있는 계획을 이어가면서 여성인권 신장은 더욱 약화하였다. 노동 활동가 및 장애 활동가를 포함한 평화적 시위자들에 대한 더욱더 강경한 대응을 보였다. 헌법재판소는 국가보안법에서 ‘반국가’, ‘이적(利敵)’, ‘간첩’ 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이 합헌이라고 결정했다. 이 와중에 긍정적인 변화가 포착되기도 했다. 서울고등법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김용민 씨의 동성 파트너 소성욱 씨의 피부양자 자격을 취소한 것과 관련해, 소 씨를 피부양자로 재등록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는 대한민국에서 동성 파트너의 법적 지위를 인정한 최초의 판결이다.

이에 대해 김지학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이사장은 “정부와 국회가 석탄화력발전소 폐지를 위한 특별법 제정은 하지 않고 있으면서도 산업분야의 탄소배출 감축량을 완화하겠다는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계획’을 발표해 실질적 기후위기를 위한 대응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평화적 시위자들에 대해 강경한 대응으로 한국의 표현의 자유는 점점 축소되고 있다. 기후 위기를 넘어 기후 재앙에 직면한 지금 정부는 무엇보다 인권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두고 이를 고려한 기후위기 대응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경우 표현의 자유 억압 방침을 계속 고수했다. 이미 심각하게 제한되어 있던 표현의 자유는 ‘한국식’ 말투를 사용하거나 유포한 경우 엄중하게 처벌할 것을 규정한 새로운 법으로 인해 더욱 악화하였다. 정부 정책은 지속적인 식량 불안을 야기했고 의료 서비스는 충분하게 제공되지 못했다. 정부 비판자를 혹독한 환경에 처하게 하는 자의적 구금이 계속 이뤄졌으며 중국에서 북한으로 강제 송환된 북한 주민의 생사와 처우에 대해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었다. 코로나19 대유행에 대응하여 2020년 1월부터 폐쇄된 북한의 국경이 일부 물자와 인력에 한해 부분적으로 개방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국경 경비를 한층 강화하였고 탈북을 시도하는 자를 상대로 즉각 사살 명령을 유지하는 등 무자비한 대응을 계속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이사장은 “2020년 이후 소위 ‘3대 악법’으로 일컬어지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신규 법령이 잇달아 제정되는 등 전보다 더욱 강력한 수준으로 표현의 자유 억압이 이뤄지고 있다”며, “여기에 더해 당국은 국내외 물자와 인력의 자유로운 이동 및 외부와의 통신을 계속 제한하는 등 강력한 내부 통제 정책을 고수하고 있기에 외부 세계로부터 철저하게 고립된 주민들의 인권은 그 어느 때보다 심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에서 인권 침해는 광범위하게 확산하였다. 국가 및 무장 단체 간 무력 분쟁이 증가하는 가운데 불법 공격과 살해가 빈번히 자행되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지속적인 전쟁 범죄로 점철되었다. 이스라엘 당국은 하마스의 공격 이후 이뤄진 가자 지구 침공 과정에서 군에 의한 대규모 민간인 사상자와 민간 시설물의 대대적 파괴를 용인하면서 ‘구별의 원칙’과 ‘비례성의 원칙’을 무시했다. 뿐만 아니라 많은 국가는 경제적 불의와 기후위기를 방치하는 등 식량, 건강, 교육, 건강한 환경에 대한 국민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또한, 다국적 기업은 이러한 인권 침해에 일부 기여했다고 비판했다.

아녜스 칼라마르(Agnès Callamard)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은 “인권 상황에 관해 1980년대의 과학 픽션 영화 〈백투더 퓨처〉를 언급하게 되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그러나 그것이 현실이 되었다. 세계는 빅테크와 규제받지 않는 생성형 인공지능(AI)에 포획된 미래를 향해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전진하면서도, 보편적 인권에 대한 1948년의 약속 이전으로 빠르게 후퇴하고 있다”며, “권위주의적 관행과 사고방식이 다수의 정부 및 사회에 확산하였다. 북반구와 남반구, 동양과 서양을 가릴 것 없이 권위주의적 정책은 표현의 자유와 결사의 자유를 침해하고, 성평등을 공격하며, 성과 재생산 권리를 약화시켰다”고 지적했다.

한편으로, 긍정적인 모습도 있었다. 아녜스 칼라마르 사무총장은 “2023년의 인권 후퇴에 모두가 눈감은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로 전 세계 사람들은 이러한 후퇴에 항의하며 전례 없는 국제 연대를 보여줬다. 2023년 많은 사람이 세계를 1985년, 심지어 1948년 이전의 상황으로 되돌리려는 세력에 맞서 투쟁하고 저항했다. 우리가 계획하지 않은 미래로 우리 모두를 끌고 가려는 세력에 맞서 행진하고 항의한 사람들도 있었다. 이들 역시 수많은 역경에도 불구하고 2023년을 함께 만들었다”고 전했다.

‘세계 인권 현황 보고서’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수신각 언론사 기자
발신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제목국제앰네스티, 2023년 전 세계 인권 현황 담은 ‘세계 인권 현황 보고서’ 발표
날짜2024년 4월 24일
문서번호2024-보도자료- 015
담당김신혜 언론홍보 담당자 (press@amnesty.presscat.kr)
한국: 내가 쓰는 핸드폰과 전기자동차가 인권을 침해하지 않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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