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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형폐지의 날을 알고계신가요

 

# 1. 세계사형폐지의 날이란 무엇인가요??

NGO들과 지방정부들의 연대체인 세계사형반대연합(World Coalition Against Death Penalty)에 의하여 사형폐지의 날이 제정되었습니다. 세계사형반대연합은 2002년에 설립되었고, 사형반대를 위한 세계적인 날을 출범시키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2003년에 세계사형폐지의 날을 지정하게 됩니다. 따라서 2003년 이래 10월 10일에는 전세계에서 사형제도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다양한 캠페인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NGO 단체들이 연대하여 사형폐지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하고, 세계사형반대의 날을 기념하는 퍼포먼스를 실시해왔습니다.그 가운데 국제앰네스티도 큰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특히 매년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발행하는 연례 사형현황보고서는 전세계의 진전상황을 모니터하고 있으며, 사형제의 전면적 폐지를 목적으로 다양한 캠페인 활동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2. 얼마나 많은 국가들이 사형을 집행하고 있을까요?

 

붉은 색: 사형제 집행국

노란 색: 실질적 사형폐지국

1977년 국제앰네스티가 스톡홀롬에서 사형제도에 관한 첫 번째 국제회의를 준비했을 때, 단지 16개 국가만이 사형제도를 폐지하였습니다. 그러나 1989년 사형제도의 폐지를 목적으로 하는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 2선택의정서가 유엔에서 채택된 이후 사형을 ‘인권침해’로 간주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유엔인권위원회는 1997년부터 매년 유엔 회원국들이 사형제도를 점진적으로 폐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유럽연합(EU)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사형제 폐지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통해서 사형제도에 대한 국제사회의 견해를 읽어낼 수 있습니다.

 

아래 도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세계적으로 사형을 집행하는 국가의 수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2010년 현재 사형제도를 폐지한 국가는 139개국이며, 아직까지 사형제가 남아있는 국가는 58개국입니다. 하지만 2009년 실제로 사형을 집행한 국가의 수는 18개국에 불과합니다.

 

# 3. 대한민국은 사형폐지국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여전히 사형제도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잔혹한 흉악범이 검거될 경우, 사형제도를 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합니다. 정부가 수립된 이후 50년 동안 총 902명, 연 평균 19명이 사형집행으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특히 70년대에는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된 많은 이들이 정치적인 희생양이 되어야 했던 슬픈 사건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김영삼 정권 말기인 1997년 12월, 23명에 대한 사형집행이 이루어진 뒤, 한 차례도 사형을 집행하지 않았습니다. 한때 사형선고를 받았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물론이고, 노무현 대통령도 원칙적으로 사형 폐지에 찬성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2007년 12월 ‘사실상 사형폐지국(Abolitionist in Practice)’이 되었습니다.

관련기사; 12월 30일 대한민국 ‘사실상 사형폐지국'(2007. 12. 23) 

 

하지만 2007년 UN 총회에서 “사형집행 모라토엄(집행정지) 결의안”이 채택될 당시, 정부는 기권표를 던지고 말았습니다. 사실상 사형폐지국이 된 2007년, 기권표를 던졌다는 사실은 그래서 더욱 아이러니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형제도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아야 할 시점이라는 것은 국내외의 상황을 통해서도 충분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사형제도를 법률적, 실질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 뿐입니다. 게다가 이미 국제사회는 대한민국이 10년 이상 사형집행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나라를 사형폐지국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005년 이후 지속해서 사형 제도를 폐지할 것을 권고해왔습니다.

관련기사; 인권위 “생명박탈하는 사형제 폐지해야”(2005. 4. 7)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0년 2월, 헌법재판소(이하 ‘헌재’라 한다)는 사형선고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합헌 결정을 내리고 말았습니다. 사실 사형제도에 대한 헌법소원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1995년 생명권이 헌법에 보장된 신체 자유의 본질적 내용이므로 법률로써 이를 제한하는 것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하였으나, 헌재는 다음해 11월 7:2로 합헌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사실상 사형폐지국이라는 지위를 얻게 된 이후에도 합헌 결정을 내렸다는 점은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하지만 예전과는 달리, 합헌 의견을 낸 재판관들도 보충의견을 통해서, 국민여론을 수렴해 제도를 개선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시하였습니다.

관련기사; 사형제, ‘5대 4’로 다시 ‘합헌'(2010. 2. 25)

 

헌재의 합헌 결정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사형을 집행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우선 13년간 단 한건의 사형도 집행되지 않았다는 것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전세계적으로 사형제도를 폐지하고 있는 움직임에 역행해서 사형을 집행한다면 국제사회의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또한 아시아 국가로 최초로 유럽연합(EU)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려고 하는 정부의 움직임을 고려해본다면, 이는 더욱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유럽연합은 사형을 집행하는 나라와는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관련기사; 법무부, EU에 ‘사형집행 안한다’서약서 제출(2010. 3. 18)

 

 

# 4.국제앰네스티는 오늘도 사형폐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세계사형폐지의 날을 맞아 퍼포먼스중인 회원들

국회의원에게 전해질 사형폐지의 염원이 담긴 편지들

 

국제앰네스티는 2006년 한 해 동안 사형제도 폐지를 위한 캠페인을 벌이기로 하고 대한민국을 집중 캠페인 국가(Target country)로 선정하였습니다. 이는 한국의 사형제도 폐지가 여타 아시아 국가들에 모범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기인한 것입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역시 사형폐지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습니다. 즉 사형제도의 폐지를 위해 활동하는 종교단체들과 인권단체들과 함께 목소리를 높여 사형폐지국가로 들어설 수 있도록 국회의원들이 정치적 리더쉽을 보여달라는 요청을 하였습니다.

특히 2009년에는 헌재의 사형제도사건 위헌법률심판에 대응하는 활동에 매진하였습니다. 한국이 완전한 사형폐지국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논거 및 자료들을 준비하고 이를 재판부에 피력하는데 힘썼습니다. 한편으로는 헌재의 심리가 진행되는 동안 국회와 정부에 대한 로비활동도 활발히 진행했습니다. 앰네스티 내외부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국정부에 사형집행 재개에 대한 강력한 우려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전세계 앰네스티 지부에 한국의 법무부 장관에게 탄원편지를 보내 국제사회의 압력을 체감할 수 있도록 활동을 조직했습니다.

보도자료; 국제앰네스티 아이린 칸 사무총장, 이명박 대통령에게 공개서한 발송 

 

12월 30일에는 한국이 사실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된 지 2주년을 맞아 여러 단체들과 연대하에 기자회견을 열어 헌재의 사형 위헌 판결과 국회의 사형폐지특별법이 조속히 통과되기를 강력히 요구했습니다. 또한 앰네스티 언론상을 시상하며, 사형제도에 대해 고민할 기회를 제공해 준 영화 ‘집행자’와 시사프로그램 ‘용서-그 먼 길 끝에 당신이 있습니까?’를 수상작으로 선정하여 그분들의 공적을 기리기도 했습니다.  아래에 링크된 앰비언트 광고도 함께 기획하면서 말이죠.

http://www.youtube.com/watch?v=AibylGKL1R8

2010년 2월 25일. 헌재의 사형제도 합헌 결정에 국제앰네스티는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서 헌재의 판결을 강력히 비난함과 동시에 법무부 장관이 사형집행 시설 설치를 지시하는 등의 위기감이 고조됨에 따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집행재개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였습니다.

관련기사; 종교.시민단체들 사형제도 합헌 규탄 기자회견 (2010. 2. 26)

 

이와 더불어 사형제도에 반대하는 살인피해자의 가족들과 사형을 당한 이들의 가족들이 모여 설립한 단체인 ‘인권을 위한 살인피해자 가족모임(Murder Victims Families for Human Rights)’ 초청강연을 통해서 또 다른 살인인 사형이 폭력적인 범죄의 해답이 되지 못하며,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던져주기도 했습니다. (관련 포스팅 보기

 

한국이 완전한 사형 폐지국이 되는 그날이 올때까지 국제앰네스티의 다양한 활동은 계속될 것입니다. 그리고 언젠가 지구상에서 사형제도가 없어지는 날이 온다면, 즐거운 마음으로 세계사형반대날이 축제의 장이 될 수 있도록 기쁘게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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