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쓰기마라톤은?
찬바람이 불던 지난 11일, 대학로에서는 ‘아주 특별한’ 마라톤으로 온기가 가득했습니다. 부당하게 인권침해를 당한 사람들을 대신하여 당국에 목소리를 높이고 희생자들의 얼굴에 불을 밝히기 위해 우리는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세계인권선언기념일에 즈음하여 양심수들에게 자유를 되찾아 줄 수 있도록 다같이 펜을 들어 손편지를 쓰는 밤, ‘레터나잇’에 차곡차곡 쌓이는 희망을 보았습니다.
<사례자의 얼굴이 그려진 Shine a Light 등불>
<사례부스에서 손편지를 쓰고 있는 참가자들>
<국제앰네스티한국지부 남영진이사장의 선물추첨>
다양한 이벤트들도 마련되어 있었는데요, 편지를 3통 이상 쓰면 포춘쿠키를 받을 수 있고 추첨에 당첨 되신 분들에게는 앰네스티 엽서와 우산 등 아기자기한 선물이 돌아갔습니다. 마음 속의 고민에 대해 명쾌한 답을 내려주는 ‘해결의 책’으로도 소소한 재미를 나눴습니다. 묵묵히 편지만 쓰는 것이 아니라 마치 동네 카페에 온 것처럼 친구들과 연인과 가족과 함께 다과를 먹으면서 여러 이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었고 모든 테이블이 이야기 소리와 웃음 소리로 시끌시끌 했습니다. 부정의에 맞서는 싸움이 이렇게나 유쾌하고 평화로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순간의 가슴 속 여운이 지금도 느껴집니다.
6개의 사례에 대해 모두 편지를 쓰고 마라톤을 완주한 완주자들은 월계관을 쓴 채 Shine a Light 등불을 들고 인증샷을 찍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또한 완주선물로 집에 돌아가서도 등불을 만들 수 있도록 등불 키트가 주어졌답니다.
<편지쓰기마라톤 완주 인증샷을 찍은 참가자들>
레터나잇 하루 동안 편지함에는 672통의 편지가 쌓였고 현재 전세계적으로는 790,381통의 편지가 모였습니다. 수십 만 명이 동시에 소리를 내면 어마어마한 함성이 되듯 우리는 이 수십 만 통의 편지가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것을 결코 의심하지 않습니다. 모두가 같이 꾸는 간절한 꿈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세상의 마지막 양심수가 풀려나는 날까지 앰네스티의 편지 쓰기 행보를 멈추지 않을 겁니다.
*현장의 소리, 레터나잇 말말말!
“‘인권’이라는 말이 무겁잖아요. 딱딱할 줄 알았는데 와보니 연말 송년회 분위기네요! 평소 인권문제에 큰 관심이 없던 지인들을 데려왔는데 부담 없이 참여하고 갑니다!” (23, 이슬기)
“부천에서 혼자 왔어요. 사례 소개를 처음 온 사람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셔서 참여에 어려움이 없었어요. 내가 펜을 들어 직접 탄원 편지를 쓴다는 점이 의미 있고, 또 이렇게 쓰고 나니 이 여섯 가지 사례가 해결될 때까지 계속 관심을 갖게 될 것 같아요.” (21, 이정연)
“단순히 금전적인 후원을 하는 차원이 아니라 직접 와서 들어보고 한 명 한명에게 손편지를 쓰고 나니 새로우면서도 뿌듯하네요!” (33, 이지영)
“집이 부산인데 레터나잇 오는데 6시간 걸렸어요. 주말에 술 마시면서 보내는 것보다 뭔가 의미 있는 걸 하고 싶었는데 잘 온 것 같아요.” (21, 강석현)
“작년에 이어 올해도 레터나잇에 참여했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인권침해에 대해 들으면서 더 관심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년에도 꼭 올게요!” (19, 박소영)
“우연히 네이버 테마케스트에서 이 행사를 알게 되어 친구들을 꼬드겨서 와봤어요. 세계 곳곳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몰랐는데 얘기를 듣고 나니 마음이 안 좋았어요.” (17, 김진경)
“여자친구랑 대학로에 놀러 왔는데 지나가다가 흥미가 일어서 들어와봤어요. 되게 좋은 행사인 것 같아서 더 알려지면 좋을 것 같아요.” (26, 박진수)
“내일이 기말고사인데 무리해서 왔습니다!! 편지쓰기 마라톤을 완주해서 월계수까지 쓰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낸 것 같아 기분 좋아요.” (17, 김희수)
“주말에는 보통 쌓인 피로를 풀면서 집에서 쉬는데 이번 주에는 왠지 레터나잇에 오고 싶었어요. 굉장히 신선하네요.” (28, 이진혁)
“탄원편지에 쓴 내용대로 6명이 다 잘되기를 바랍니다.” (17, 정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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