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왜! 뚱뚱한 남자를 싫어하는가?”라는 질문에
“뚱뚱하다고 오해들 하고 그러는데 오해하지마!”라고 당당히 외치는 개그맨.
그는 자신이 겪은 에피소드를 땀 뻘뻘 흘리며 이야기한다. 정말 재미있다.
뚱뚱한 사람에 대한 편견어린 시선을 콕 집어 잘 보여준다.
‘배움너머’에 담긴 이야기들도 “왜?”라는 질문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그에 대한 답으로 우리 사회의 편견, 부조리, 폭력성, 이기주의를 콕 집어낸다. 심각하다.
그래도 이야기 속 주인공들이 이에 맞서 보여주는 행동을 보면 입가에 미소가 진다.
<올리브 소년 아셀> 편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두 소년이 “우리는 왜! 친구가 될 수 없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행동을 보여준다. 오랜 전쟁으로 서로에 대한 증오를 씻을 수 없다고 생각한 사람들 틈으로 그들은 평화의 씨앗을 뿌린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청년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교류할 수 있는 단체를 만든 것이다.
여성이 참정권을 얻기까지의 역사 이야기<1789>.
이 이야기 역시 “여성은 왜! 정치에 참여할 수 없는가?” 라는 분노 섞인 질문으로 시작된다.
1789년 프랑스 인권선언문의 ‘모든 사람’의 범위에서 배제된 여성. 혁명이 내건 평등의 권리가 남성에게만 주어진 데 분노한 여성들은 참정권을 얻기 위한 사투를 벌인다. 그녀들의 노력은 올해 프랑스에서 17:17이라는 남녀평등 내각이 구성되며 꽃을 피웠다.
우리 사회에는 아직 ‘왜?’라는 의문을 기다리는 문제들이 많다.
이주노동자 권리문제라든지, 소외감 문제(왕따), 높은 청소년 자살율, 이혼율문제 등등.
결과를 보고 한숨은 쉬지만 ‘왜’라는 질문은 던져봤는지. 고쳐야겠다는 생각은 한 적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사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는 머리가 아프다. 나 혼자 고민한다고 답도 안 나온다.
그런데 <배움 너머>의 이야기들은 그런 고민들이 뭉쳤을 때 해결하는 힘이 나온다는 걸 보여준다.
또한 교훈전달을 넘어 이 프로그램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메시지가 있다.
스마트폰 덕분에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더 많은 소식을 접하고 있는 요즘.
수많은 소식과 무수한 경험들로 인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우리의 인식 속엔‘뭐 다 그렇지’’늘 이래왔어’’어쩔 수 없지’라는 무기력한 생각이 자리잡진 않았는지.
<배움 너머>는 이런 무기력한 인식 끝에 물음표를 달아보라고 요구한다. 그제서야 변화가 찾아온다고.
<제15회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 특별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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