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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 용어 쉽게 이해하기

국제앰네스티 용어 쉽게 이해하기

55(민들레) 그룹

  안녕하세요?

 저희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55그룹의 회원들입니다. 55그룹이라는 공식 이름이 딱딱하여 민들레그룹이라는 애칭을 더 좋아합니다. 55그룹은 2011년 4월에 결성되어 2년째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국지부의 정기총회에 몇 번 참석했지만 그때마다 회원들의 반응은 두 편으로 갈립니다. 한 쪽에서는 회원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려는 노력에 감동을 받았다는 소감이 나오지만, 다른 한 쪽에서는 알아듣기 힘들고 딱딱해서 지루했다는 평도 나옵니다.

물론 총회에는 사업과 회비의 씀씀이를 꼼꼼하게 따지고 임원을 선출하는 순서도 있지만, 수고하는 이들을 격려하고 회원들 사이에 친목을 다지며 인권 운동에 헌신한 분들을 만나 인권에 대한 의지를 다지는 시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처음 참석하시는 분은 대부분 국제앰네스티의 조직과 의사결정 구조가 복잡하고,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용어가 낯설기 때문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이 글은 정기총회에 처음 참석하시거나 국제앰네스티의 조직과 의사 결정에 대해 좀 더 깊이 알고 싶어 하는 분들에게 회원의 눈높이에서 설명하기 위한 것입니다.

1. 국제앰네스티 조직

국제앰네스티는 ① 국제 조직과 ② 각 국가의 지부(section)들, 지부 조직을 갖추지 못한 ③ 구조(structure)들과 ④ 개인 회원들로 이루어집니다. 여기에서는 국제조직과 한국지부에 대해 주로 살펴보겠습니다.

 

(1) 국제 조직의 구성

국제앰네스티의 국제 조직은 ① 회원, ② 회원이 뽑은 대표, ③ 그 대표가 고용하는 인권 활동가로 이루어집니다.

모든 회원이 총회에 모일 수 없으므로 각 지부에서 대의원을 총회에 파견하여 대표들을 뽑습니다. 이 총회를 ① 국제대의원총회(ICM)이라고 부릅니다. 현재 2년마다 홀수 해에 열리고 있으며 한국지부에는 3명의 대의원이 할당되고 있습니다. 이 ICM에서 9명의 대표를 선출하는데 이 대표들이 국제집행위원이며, 그 모임을 ② 국제집행위원회(IEC)라고 부릅니다. 물론 이 대표들은 회원 중에서 투표로 선출하며 월급을 받지 않는 자원봉사자입니다.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고은태씨가 국제집행위원에 당선되어 2013년 현재 활동하고 있습니다. IEC는 회비로 수백 명의 인권 전문가와 활동가를 고용하여 ③ 국제사무국(IS)을 구성합니다. 현재 IS는 런던에 본부를 두고 있고, 그 수장은 살릴 세티 사무총장입니다.

요약하자면 국제앰네스티의 큰 방향을 결정하는 총회가 ① 국제대의원총회(ICM)이고, 사안별로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의결 기구가 ② 국제집행위원회(IEC)이며, 그 결정에 따라 실제 활동을 펼치는 집행 기구가 ③ 국제사무국(IS)입니다.

(2) 한국지부는 국제 조직의 쌍둥이 동생

한국지부의 조직은 국제 조직과 똑같이 구성됩니다. 회원들이 모여 매년 ① 총회를 열고, 총회에서 ② 회원의 대표인 이사와 감사를 선출하며, 이사회는 인권 전문가와 활동가를 고용하여 ③ 사무국을 구성합니다.

의결 기구인 이사회의 대표는 이사장이고, 집행 기구인 사무국의 대표는 사무국장이며, 이사회와 사무국을 감시하는 회원 대표가 감사입니다. 물론 이사와 감사는 월급을 받지 않는 자원봉사입니다.

한국지부의 사무국은 캠페인팀, 커뮤니케이션팀, 모금팀, 사업지원팀의 네 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캠페인팀은 인권캠페인, 인권교육, 회원조직 지원을, 커뮤니케이션팀은 온라인 활동,보고서, 소식지, 언론보도, 대학생네트워크 지원을, 모금팀은 회원 모집과 모금 활동을, 사업지원팀은 재무, 회계, 총무, 인사, 거버넌스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회원들이 모인 활동조직도 있는데 이사회의 의결을 거치는 공식 모임은 그룹, 특정한 주제나 활동을 목적으로 회원들이 연결되는 네트워크, 그리고 앰네스티에 동의하는 분들이 모이는 비공식 모임들이 있습니다.

2. 국제앰네스티는 하나

국제앰네스티 조직의 특징은 한마디로 ‘One Amnesty’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하나의 앰네스티라는 뜻입니다. 그 내용을 전략, 조사, 재정의 세 측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국제조직과 각국 지부는 모두 통일된 전략에 따라 활동합니다. 그 전략을 통합전략계획(ISP)이라고 부르며 에 따라 활동합니다. 현재 실행 중인 ISP는 2010년에서 2015년까지 6년간 적용됩니다. 한국지부는 이 ISP를 세 단계로 나누어 2년의 실행계획(OP)을 세워 활동합니다. ISP의 핵심은 빈곤, 이주, 국가와 비국가 행위자의 폭력, 표현의 자유와 차별의 네 가지 영역에서 인권 변화입니다. 물론 끊임없이 새로 터져나오는 인권 문제와 긴급하게 도와야할 개인들을 돕는 활동은 OP에 기본적으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국제앰네스티의 주요 활동 중 하나는 정부, 기업, 무장단체 등 인권 침해자가 숨기고 싶어하는 세계 곳곳의 인권 문제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앰네스티의 이런 취지를 잘 나타내는 것이 바로 촛불 로고입니다. 매년 펴내는 <연례보고서>와 <사형선고와 사형집행 보고서>, 부정기적으로 발간하는 이슈별 보고서, 사안별 논평과 성명서를 통해 전 세계에 인권 문제를 알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결정된 사안 외에는 지부에서 독자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각 지부는 국제사무국(IS)에 각국의 인권 이슈를 보고하고, 국제사무국(IS)은 지부가 있는 국가는 물론 지부가 없는 국가에 조사관을 파견하여 그 보고를 검증합니다. 이런 방식을 사용하는 이유는 공정하고 정확한 조사를 통해 앰네스티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고, 전체 국제 조직을 통해 영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입니다.

재정 측면에서는 살림이 넉넉한 지부들이 살림이 어려운 지부들을 돕습니다. 일정 규모 이상의 지부들은 규모에 따라 재정의 일부를 내는데, 이것을 국제분담금이라고 합니다. 이 분담금을 재정이 부족한 지부들에게 지원금(IMT)으로 나눠 주거나, 차입금(FIF)으로 빌려줍니다.

3. 국제 조직과 한국지부의 관계

한국지부는 국제대의원총회(ICM)에 대의원을 파견하여 한국지부 총회와 이사회에서 결정된 의견을 전달합니다. 거꾸로 한국지부는 One Amnesty 원칙에 따라 ICM과 국제집행위원회(IEC)에서 결정된 사항을 준수하여 활동해야 합니다.

한국지부 사무국은 통합전략계획(ISP)에 따라 실행계획(OP)를 세워 활동하고, 그 결과를 보고하는 등 국제사무국(IS)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지부는 미리 결정된 몇 가지 사안 외에는 한국지부가 독자적으로 발언하지 못합니다. 대신 사무국은 한국의 인권 상황에 대해 수시로 국제사무국(IS)에 보고하며, IS는 한국에 조사관을 파견하여 그 보고를 직접 확인하고 국제앰네스티 전체의 명의로 공식 입장을 내놓습니다. 긴급한 경우 한국지부가 IS에 강하게 요청하여 조사관을 즉시 파견하기도 합니다. 한국지부는 최근 몇 년간 가파르게 성장하여 단기간에 지원금과 차입금을 받는 상황에서 국제분담금을 내는 상황으로 바뀌었습니다. 국제대의원총회(ICM)의 결의에 따르면 앞으로 한국지부가 부담해야 할 국제분담금이 계속 늘어날 예정이므로 한국지부의 성장 노력이 더욱 필요합니다.

ICM과 IEC는 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거나 원칙에 어긋나는 활동을 하는 지부에 대해서 폐쇄를 명령할 수 있습니다. 한국지부도 한때 한국 정부의 탄압으로 활동을 멈추면서 폐쇄된 적이 있습니다. 언뜻 생각하면 매우 권위적이며 민주적이지 않은 것 같지만 이 역시 국제앰네스티의 목적과 활동 원칙을 지켜 신뢰와 영향력을 잃지 않기 위한 것입니다.

4. 잘 보이지 않지만 중요한 것들 – 액티비즘, 거버넌스, 성장

한국지부가 한국과 세계의 인권을 위해 일하는 것을 자동차가 험한 길을 헤쳐 나가는 모습과 같다고 상상해 봅시다. 우리는 좋은 엔진에 연료를 가득 채우고 정확한 곳을 향해 운전해야 할 것입니다. 험한 길을 헤쳐가야 하니 오래 달리려면 차체와 바퀴가 튼튼해야 합니다.

엔진은 얼마나 잘 활동할 수 있는가를 나타냅니다. 앰네스티에서 자주 쓰이는 용어인 액티비즘을 넓은 의미로 해석하여 여기에 붙여보겠습니다. 우리말로는 활동력쯤으로 번역할 수 있겠습니다. 기본적인 회원 활동인 모바일액션, 온라인 서명, 긴급행동(UA) 등을 비롯해 각종 캠페인과 교육 등의 사업을 사무국이 효과적으로 펼치고,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것입니다. 또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임을 만들어 공부하고 캠페인을 벌이거나, 자원활동가로 사무국을 돕는 일도 여기에 해당할 것입니다. 엔진에 채우는 연료는 회비와 후원금, 그리고 무엇보다도 회원들의 참여일 것입니다. 사무국의 역량을 키우고 회원이 활동과 회비로 참여하는 것이 좋은 엔진을 갖추고 힘차게 달려갈 수 있는 조건이라 할 것입니다. 액티비즘은 인권 활동을 유효하고 효과적인 것으로 만듭니다.

잘 달리는 자동차라 하더라도 운전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잘못된 방향으로 갈 수 있습니다. 또 많은 사람이 함께 가야하므로 방향을 결정하는 과정이 민주적이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회원들의 마음이 모이지 않아 인권 활동의 방향이 이리저리 흔들리고 회원들이 떠날 것입니다. 앰네스티의 활동이 세계인권선언을 실현하는 제대로 된 방향으로 향해야 하며, 그 과정이 민주적인 것을 거버넌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지부의 큰 방향을 총회에서 결정하고, 세부 사항을 이사회가 의결하고, 그것을 받아 사무국이 활동을 펼치고, 의결과 집행을 감사가 감시하는 과정 전체가 거버넌스입니다. 한국지부의 활동을 회원들이 스스로 그리고 함께 결정할 때 비로소 옳은 방향으로 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좋은 엔진과 운전대가 있더라도 차체와 바퀴가 약해 망가지면 인권 활동은 곧 멈추고 맙니다. 후원하는 회원 뿐 아니라 활동하는 회원이 점점 늘고, 회원이 아니더라도 국제앰네스티를 이해하고 지지하는 시민들이 있어야 한국지부가 쓰러지지 않고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한국지부는 2006년부터 거리회원모집에 지속적으로 인력과 예산을 쓰고 있습니다. 이 캠페인을 Face-to-Face 캠페인, 줄여서 F2F라고 부릅니다. 시민들에게 회원 가입을 권유할 뿐 아니라, 국제앰네스티를 소개하고 거리에서 인권 이슈에 대한 탄원서명을 받으면서 인권의 중요성과 국제앰네스티를 알려 지지자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회원과 지지자의 양적 성장 뿐 아니라 질적 성장도 중요합니다. 네트워크, 그룹, 모임 등 회원 조직이 늘어나 자발적인 활동을 펼치고, 사무국에서 마련한 인권대학과 캠페인을 통해 회원 개개인의 인권 의식과 활동 의지가 높아져야 합니다. 적극적이고 경험이 풍부한 회원이 늘어나야 한국지부의 거버넌스와 액티비즘이 쓰러지지 않습니다. 인권 활동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한국지부의 성장이 꼭 필요합니다.

이렇게 제대로 된 방향으로 향하는 운전대(거버넌스), 힘차게 움직이는 엔진(액티비즘), 망가지지 않고 버티는 차체(양적, 질적 성장)이 모두 갖춰져야 합니다. 이 때문에 국제앰네스티와 한국지부가 직접적인 인권 활동 뿐 아니라 거버넌스와 성장을 강조하고 여기에 많은 비용과 노력을 들이고 있습니다. 거버넌스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회원의 직접 참여하여 한국지부를 바꿔놓을 수 있는 총회라 할 것입니다.

5. 복습

이제 아래의 용어가 익숙해지셨나요? 아직 낯설다면 글을 한 번 더 읽어보세요.

ICM (International Council Meeting) – 국제대의원총회

IEC (International Executive Committee) – 국제집행위원회

IS (International Secretariat) – 국제사무국

지부 (Section)

총회

이사회

사무국

그룹

네트워크

ISP (International Strategic Plan) – 통합전략계획

OP (Operational Plan) – 실행계획

국제분담금

액티비즘 (Activism)

거버넌스 (Governance)

한국지부의 회원으로서 좀 더 시간을 낼 수 있다면 홈페이지(amnesty.or.kr)에 회원으로 가입하시고, 화면 상단의 ‘소개’, 화면 우측의 ‘구조와 정책’을 차례대로 클릭하세요. 지난 정기총회 자료집을 다운받아서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지부가 그동안 어떤 일을 해 왔는지, 총회에서는 무엇을 다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이 링크에서 Prezi 프레젠테이션으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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