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호 : 앰네스티에 첫 발을 내딛고 F2F 캠페인 교육을 받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두 달이나 지났네요. 이렇게 시간이 빨리 가다니 믿기지가 않아요. 처음 시민들에게 다가가던 날, 얼마나 떨리고 두근거리던지. F2F 캠페인 기간 중 절반이 지나가는 시점에서 지금까지 캠페인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 가장 기억에 남는 만남, 그리고 F2F 캠페인 활동에 직접 참여해본 소감에 대해 캠페이너들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어 봤습니다.
건호 : F2F 캠페인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요?
상언 : 덕성여대에서 캠페인을 진행할 때 사회복지를 전공하는 여학우와 대화를 나눈 적이 있어요. 제가 ‘우리가 사는 세상을 배라고 가정해볼게요. 지금 당신이 타고 있는 배는 어떤 모습인가요?’ 라고 질문을 했어요. 사실 많은 학생들과 시민 분들은 질문 받는 걸 힘들어 하셨는데, 그 때 그 분은 단호하게 ‘침몰했어요’ 라고 이야기를 하시더라구요. 그 때 그 분의 눈빛과 억양을, 그리고 그 순간의 온도와 냄새를 잊을 수가 없어요. 덕분에 그분과 앰네스티에 대해서, 그리고 여러 가지 인권문제와 개인적인 삶의 부분들에 대해서 대화를 나눌 때에 마치 춤을 추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즐거운 대화를 나눌 수가 있었고, 그 분도 “평범한 사람들이 만드는 특별한 변화”에 동참해 주셨거든요. 그게 제일 기억에 남는 순간이에요.
건호 : F2F 캠페인 활동을 하면서 만났던 사람들 중에 특히 기억에 남는 사람 한 분만 소개해 주세요.
세훈 : 광화문에서 뵀던 할머니 한 분이 떠오르네요. 처음에는 서서 이야기를 하다가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아 벤치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할머니께서 먼저‘뭐하는 애들이냐?’, ‘어떤 일을 하냐?’등을 물어보시며 관심을 가져 주셔서 평소보다 조금 더 편안하고 친근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것 같아요.그래서 저희 단체가 하는 일, 우리가 왜 여기 나와서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지 설명을 해드렸어요. 그러다가 문득할머니께서 저희의 시간을 많이 뺏았다고 느끼셨는지 ‘바쁜 사람들 붙잡고 미안하다’고 하시는 거에요. 저희는 할머니 같은 분들이랑 이렇게 이야기하는 게 일이라고 미안해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씀 드렸는데, 그래도 미안하다고 하시며 가보셔야 할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이야기하면서 후원에 관해서도 말씀을 드렸는데 그것 때문인지 더 미안해 하시더라고요. 가시기 전에 ‘젊은 사람들이 좋은 일하고 고생하는데 내가 도와줄게 없다’고 하시면서 가방에서 사탕을 한 봉지를 꺼내서 저희에게 주셨어요. 그래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하하!! ^-^ 어쩌면 소소한 일이지만 할머니께서 대화 중에 계속 ‘좋은 일한다, 좋은 일한다’라고 말씀해주시고, 사탕도 주시고 이런 것들이 무언가 진심으로 저를 응원해주고 또 저희 ‘앰네스티’가 하는 활동을 응원해 주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캠페이너로 활동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보람을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건호 : F2F 캠페인 활동에 직접 참여해본 소감이 어떤가요?
재홍 : 앰네스티를 2년 이상 후원하면서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했었어요. 그러다 앰네스티에 다른 방법으로 참여해볼 수 없을까를 찾아보다가 발견하게 된 게 캠페이너였어요. F2F 캠페인에 직접 참여해보면서 느낀 것 중 하나는 생각보다 일반 후원회원으로서도 참여할 방법이 많다는 것이었고, 그 동안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많이 아쉽게 느껴졌어요.
캠페이너로서의 활동은 생각보다는 힘들었는데요. 특히 처음 2~3일 동안은 좀 어떻게 해야할지 감도 안 오고, 또 옆에 계신 분들이 잘하시는 모습 보면서 ‘나도 무언가 기여를 해야하는데’하는 생각에 압박감이 많이 들었어요. 그래도 다행이 2주차부터는 만나는 분들이 호응도 잘 해주시고, 몇몇 분들은 흔쾌히 약정까지 해주시는 것을 보고 굉장히 뿌듯하고 힘이 났어요. 다른 캠페이너들의 도움도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국제앰네스티와 함께 ‘평범한 사람들’이 만드는 ‘특별한 변화’는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