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로 집에 물이 찼다. 몇 주가 지나도 물은 빠지지 않았고, 해결책을 요구하기 위해 마을 사람들과 시청으로 향했다. 경찰은 교통질서를 어지럽혔다며 니엣 쿤 할머니를 포함해 여성 7명을 그 자리에서 체포했고, 24시간도 채 되지 않아 재판정에서 유죄를 선고했다. 이 날 구금된 여성 7명을 풀어달라는 집회가 법원 밖에서 진행됐고, 여기서 또다른 여성 3명이 체포됐다.

올해 75세인 니엣 쿤 할머니는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중심부에 있는 벙깍 마을에 살고 있다. 니엣 할머니의 집은 비가 많이 오면 침수되기 십상이었다. 이번에는 유난히 심각한 상황이었다. 지난 폭우 이후 집에 물이 차서 몇 주가 지나도 빠지지 않는 것이다. 집안 살림은 빗물에 잠겨 못쓰게 되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하수까지 집안으로 흘러 들어왔다.
물난리는 니엣 할머니네뿐만 아니라 벙깍 마을과 주변 마을에서도 발생했다.
“작년 한 해 침수로 두 번 물난리를 치뤘습니다. 집에 물이 1미터나 차서 살림살이를 모두 집 밖으로 옮겼지만, 대부분 많이 훼손되어 사용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또 2주가 지났지만 물이 빠지지 않았습니다.”
– 판 춘 렛(Phan Chhunreth, 57세)
“물난리가 난 이웃집들을 돕다가 함께 시청으로 갔습니다.”
– 포 차우비(Ph Chorvy, 39세)
“저희 집은 작년에만 다섯 번 침수되었고, 어떤 때는 비가 그친 다음 날에도 침수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시청으로 갔던 날도 집안에 물이 무릎까지 차 있었습니다.”
– 송 스라이 립(28세)

“유산으로 몸이 성치 않았지만, 전날 구속된 마을 사람들의 석방을 위해 법원 앞으로 갔습니다. 그날도 우리 집은 침수된 상태 그대로였습니다.”- 헹 픽(Heng Pich, 29세)
여성 7명의 재판이 있던 날 벙깍 마을 사람들과 주변 마을 사람들, 그리고 스님들이 법원 앞으로 모여 이들의 석방을 요구하며 시위했다. 정부는 여기서도 헹 픽을 포함해 여성 3명을 체포했다. 마찬가지로 바로 다음 날인 11월 12일, 재판부는 공무집행방해로 실형 1년과 벌금 500불을 선고했다.
이후 2015년 1월 22일 항소심이 열렸고, 니엣 할머니는 실형 6개월과 벌금 250불, 다른 여성 8명은 실형 10개월과 벌금 375불, 한 여성은 실형 1년과 벌금 375불을 선고받았다.

니엣 할머니를 비롯해 마을 주민들은 강제퇴거에 반대하며 이 문제를 캄보디아와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평화적인 시위를 계속해왔다. 캄보디아 정부는 벙깍 마을 주민들의 활발한 활동을 갖은 방법으로 방해하고 괴롭혀왔다.

*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안정아 캠페이너의 허핑턴포스트코리아 기고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