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스(이하 K): 저와 자비는 작년 아테네 프라이드에서 처음 만났고, 이후 함께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아테네 중심가 작은 스튜디오형 원룸에 함께 살기 시작했어요. 지난해 8월 말 어느 날, 우리는 장을 보러 나갔다가 저는 자비에게 데이트도 할 겸 집으로 바로 돌아오지 않고 밖에서 시간을 보내자고 했습니다.

자비(왼)와 코스타스(우) ⓒ Amnesty International / photo: Eliza Goroya
자비(이하 Z): 우리는 집 근처에 있는 베르나바Varnava 광장 벤치에 앉았습니다. 날씨는 무더웠지만, 기분 좋은 바람이 불었어요. 광장은 사람이 없어서 조용했습니다. 한 해 중 더운 여름의 아테네는 사람들이 모두 떠나 조용합니다. 그곳에는 우리만 있었고, 모퉁이 가게들은 마감을 준비하고, 광장 끄트머리에는 청년 한 무리가 있었습니다.
K: 우리는 그 사람들을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그저 앉아서 이야기하고 웃었어요. 이후 어떤 일이 일어날지 전혀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그 청년 무리 중 두 명이 오토바이에 타고는 우리 뒤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더러운 물이 가득 담긴 양동이를 우리 머리 위로 뒤집어 씌웠어요. 이 일을 당하자마자 자비는 빨리 집에 가자고 했습니다. 그 때 그 말을 들었어야 했어요. 저는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가 없었고, 집에 가기 전에 진정해야겠다고 다시 자리에 앉았습니다. 엄청난 실수를 저지른거죠. 그들은 한 명씩 우리에게 달려오더니 우리를 주먹으로 치고 발로 차기 시작했습니다.
Z: 열댓 명이 우리를 둘러싸고 멈추지 않고 우리를 때렸습니다.
“그 사람들은 제 다리 세 곳을 부러뜨렸습니다”
K: 저는 그 사람들이 우리가 연인이고, 자비의 피부색이 달라서 그랬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본 것은 자비가 길바닥에 던져진 다음에 발로 차이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후에는 그들이 제 머리에 쓰레기통을 씌웠기 때문에 아무것도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고는 저를 바닥에 내동댕이치고, 얼마가 지나지 않아 제 한쪽 다리에 세 곳을 부러뜨렸습니다.
Z: 그 당시 사진이 여기에 남아있습니다.

ⓒ Amnesty International / photo: Eliza Goroya
K: 경찰은 도착했지만, 우리한테 직접 말을 걸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제가 전염병에 걸린 사람인 양 근처에 오지도 않았습니다. 이 사건이 알려질 수 있었던 이유는 지나가던 기자가 우리를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이 사건은 ‘바르나바 광장 사건’으로 불리며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저는 회복하는 데만 몇 개월이 걸렸습니다. 저는 수술을 받아야 했고, 저의 정신 건강과 직업에도 심각하게 악영향을 끼쳤습니다. 우리 둘은 정말로 힘든 시간을 보냈어요. 지금 제 다리는 꽤 회복되었지만, 제가 어떤 형태로든 폭력을 볼 때면 당시의 모든 상황이 다시 저에게로 오는 것 만 같아서 무섭고 두렵습니다. 정말 비참하고 괴롭습니다.
문제는, 아직 아무도 처벌받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Z: 경찰이 이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 Amnesty International / photo: Eliza Goroya
“우리는 안전하다고 느끼지 않아요”
K: 우리가 처음 만났던 아테네 퍼레이드 1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였어요. 성소수자 커뮤니티가 점점 더 커진다는 것이 기쁘지만, 아직도 그리스에 있는 LGBTQI 사람들의 상황이 좋아진 것은 아닙니다. 자비를 만났던 것은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자비를 처음 봤을 때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그냥 좋아졌어요.
Z: 우리는 그 후로 계속 함께해왔어요. 거의 일 년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날의 공격 이후 다른 곳으로 이사해야만 했죠. 그리고 그런 일은 또 일어났습니다. 저는 또 공격당했어요.
K: 이런 공격은 계속 발생하고 있어요. 대상이 우리일 때도 있고 우리가 아는 사람일 때도 있구요. 우리는 안전하다고 느끼지 않아요. 처음 공격당하자마자 우리는 그리스를 떠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여기가 아닌 다른 곳, 안전한 곳으로, 우리 관계에 대해서 신경 쓰지 않거나 우리의 권리가 있는 곳으로요.
이건 마치 그리스 정부가 우리의 관계를 인정하지 않고 우리가 존재하지 않는 사람으로 취급함으로써 이러한 일련의 공격들을 용인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우리는 안전할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정부는 혐오범죄 종식과 동성결혼 인정 등 상황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당연히 이런 정부의 반응은 좋은 것이죠. 그러나 이는 우리가 혐오범죄의 피해자들을 애도하기 전에, 이런 일이 발생하기 전에 이미 마련되었어야 합니다. 그리고 정부의 약속은 아직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Z: 저는 이 상황이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2009년 카슈미르에서 그리스로 넘어왔습니다. 아주 위험한 여정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저와 일행을 동물인양 트럭이나 관에다가 숨기고, 구금되고, 이제서야 마침내 비호신청에 대한 결과를 기다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비는 6월 8일 난민으로 인정되었다)
저는 더 존엄한 삶을 위해 이곳에 왔습니다. 게이인 저에게 파키스탄은 너무나 힘든 곳이었습니다. 저는 끊임없는 위험에 놓여있었습니다. 저 같은 사람에 대한 보호나 권리, 인정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곳입니다. 여기가 조금 상황이 낫기는 하지만, 그리스에는 인종차별이 존재합니다. 이곳도 LGBTI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보호나 권리, 인정이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마치 우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