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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리우올림픽, 브라질 빈민가에 켜진 인권 경고등

올림픽은 스포츠에 의한 인간의 완성과 교류를 통한 국제평화의 증진을 이상으로 삼은 지상 최대 스포츠 축제이다. 브라질은 2014 월드컵 개최에 이어 2016 올림픽 개최라는 영광을 다시 한 번 거머쥐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이 개최될 당시, 브라질 정부는 사람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치안 유지 정책을 강화했지만, 보안군에 의한 사망률 증가라는 통계 결과를 통해 인권을 위한 정책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그리고 2016년 3월, 올림픽 개최를 몇 개월 앞두고 브라질 정부는 ‘올림픽 준비를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반테러법을 통과시켰다.

과연 브라질 정부는 월드컵 때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올림픽 개최지가 모든 사람에게 안전한 곳이라는 올림픽의 전통을 이어갈 수 있을까?

ⓒ Mario Tama/Getty Images

집으로 돌아가는 길

“2015년 2월의 어느 이른 아침이었어요. 저는 친구들과 함께 차를 타고 콤프레수 다 마레로 가는 길이었어요. 우리는 마을에 들어섰고, 군인들이 온 사방 포진되어 있었어요. 군인들은 우리 차를 멈춰 세우고 이것저것 물어보며 차 내부를 수색했지만, 다행히 그냥 가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고 다시 출발했어요. 그런데 얼마 가지 않아 또 다른 검문소를 만났고, 갑자기 군인들이 우리를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어요.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어요. 다행히 몇 명의 친구는 다치지 않았지만, 저와 운전하고 있던 친구는 총격을 당했고, 부상이 심했던 저는 일주일간 혼수상태에 빠졌어요. 결국, 저는 하반신이 마비되었고, 한쪽 다리를 잃었어요. 그냥 집에 가는 길이었는데,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아직도 모르겠어요.”

-비토르 산티아고 보르헤스 (Vitor Santiago Borges)

2014년 월드컵 개최 당시, 브라질 정부는 리우데자네이루 국제공항 인근의 콤프레수 다 마레(이하 마레)에 군 병력 수천 명을 배치했다. 마레는 16개의 빈민가가 모여있는 곳으로 약 14만 명의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다. 정부는 월드컵이 끝나는 대로 군 병력을 철수하기로 했지만, 2015년 6월까지 마레에 머물며 ‘치안 유지’ 활동을 지속했다. 군대가 주둔하는 동안 보안군에 의한 폭력과 사망사건은 급증했고, 어떠한 대응책도 마련되지 않았다. 위의 비토르 산티아고 보르헤스(Vitor Santiago Borges)가 겪은 사건에서도 보이듯 보안군은 무차별적으로 폭력을 행사했고, 브라질 정부는 이 사건에 대해 어떠한 조사도 진행하지 않았으며, 적절한 지원도 제공하지 않았다.

평화적 집회에 대한 폭력적 대응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거리로 나왔다. 집회는 2013년 6월 상파울루에서 시작되었는데, 월드컵에 사용되는 높은 경비와 대중교통비 인상 그리고 공공서비스를 위한 불필요한 투자 등에 대한 불만에서 기인한 것이다. 집회는 전례 없는 규모로 확산되었고, 다른 나라의 수많은 도시까지 퍼져나갔다. 그리고 브라질 정부는 점점 확산되는 집회를 과잉폭력으로 대응했다. 경찰들은 주로 집회참가자들에게 최루가스를 발포했는데, 전철역이나 병원 내부와 같이 밀폐된 공간에서도 서슴지 않고 사용했다. 그뿐만 아니라 평화적 집회 참가자들에게 고무탄을 쏘거나, 곤봉으로 내려치는 등 심각한 부상을 입힐 수 있는 무기를 무차별적으로 사용해 수백 명의 부상자를 낳았다. 집회 현장에 있던 한 사진기사는 고무탄에 맞아 한쪽 눈을 잃기도 했다. 평화적 집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수백 명의 사람이 무작위로 구금되었고, 몇몇은 범죄활동과 관련이 됐다는 근거 없는 이유로 법의 제재를 받았다.

 

그래프

‘치안 유지’ 정책이 낳은 무고한 희생

리우데자네이루는 경찰에 의한 사망률이 높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2006년과 2015년 사이에 리우데자네이루 주에서만 약 8천 명의 사람이 경찰에 의해 살해당했다. 그리고 2014년 월드컵이 개최된 해에는, 경찰에 의한 사망률이 전년도보다 39.4%나 증가했으며, 2015년에는 리우데자네이루 주에서만 645명이 경찰에 의해 숨지면서 전년도보다 11% 더 증가했다.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살인으로 사망한 5명 중 1명은 경찰의 임무 수행으로 숨진 셈이며, 희생자 대다수가 빈민가나 소외지역에 사는 젊은 흑인 남성이었다. 브라질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올림픽 기간 중 8만5천 명의 경찰 및 군 병력을 배치할 계획이며, 이는 브라질 역사상 가장 대규모로 진행되는 치안 유지 작전이 될 것이라고 했다.


© marchello74/iStock

© marchello74/iStock

친선, 존중, 연대의 올림픽을 위하여

2009년 리우데자네이루가 2016년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을 당시, 브라질 정부는 모든 사람이 안전하도록 치안 수준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경찰에게 목숨을 잃은 사람만 약 2천5백 명에 이르며, 책임자가 처벌된 경우도 거의 없다. 국제앰네스티는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올림픽이 진행되는 동안 심각한 부상을 입힐 수 있는 무기 사용은 물론, 경찰에 의한 폭력이 발생해서는 안 되며, 인권침해에 대한 책임자 처벌과 치안 유지를 위한 투명성 있는 절차를 마련할 것을 브라질 당국에 촉구하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국제올림픽위원회 홈페이지에 자랑스럽게 걸려있는 “리우올림픽은 세계를 환영할 준비가 되었다(Rio 2016 is ready to welcome the world).” 라는 문구처럼, 올림픽의 가치를 존중하고, 모두가 안전하게 세계인의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이 콘텐츠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회원소식지 2016년 통권 057호에 실린 글입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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