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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성폭행 생존자들 보호하는 데 실패해

콜롬비아, 성폭행 생존자들 보호하는 데 실패해2011년 9월 21일

콜롬비아 정부가 오랜 내전으로 피해 받은 여성과 아동들을 위한 정의를 구현하는 데 실패했다고 국제앰네스티가 9월 21일 새로운 보고서에서 밝혔다.

“콜롬비아 여성과 여아들은 종종 전리품처럼 여겨져 왔다. 전쟁을 하는 쪽이 어디건 이들의 입을 막고 처벌 하는 방법으로 강간과 성폭력을 자행했다”고 국제앰네스티 수잔 리(Susan Lee) 미주국 국장이 말했다.

그는 이어 “2010년 산토스(Santos) 콜롬비아 대통령이 취임한 후, 인권의 위기 상황을 해결하겠다고 분명히 약속했다. 하지만 성폭력과 같은 인권침해 가해자를 법정에 세워 실제로 개선이 된 점을 아직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국제앰네스티 보고서 ‘우리가 원하는 것, 정의!’, 콜롬비아 내전 중 일어난 여성 성폭력 불처벌은 성폭력 생존자들이 진실, 정의, 보상 받을 권리가 어떻게 정부에 의해 거부되는지를 기록했다.

믿을만한 공식적 통계가 많지 않다는 점과 성폭력 범죄를 신고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는 점 때문에 실질적인 범죄 규모를 측정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다. 그나마 이용 가능한 통계마저도 내전 중 발생한 것으로 짐작되는 여성 및 아동을 상대로 한 성폭력 규모를 명확히 나타내지는 못한다.

2010년 국립법의학연구소에서 내전 중 발생한 성폭력으로 짐작되는 사건들을 12,732건 조사했다. 그리고 2012년에는 20,142건을 조사했다. 하지만 국립법의학연구소는 불과 109건만 내전과 관련된 것으로 분류했다. 성폭력과 같은 범죄들이 가시성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여성들이 용기 내어 성폭력 신고를 해도 효과적인 수사가 이뤄진 경우는 드물다.

정의를 실현하는 데 여러 장애가 있다. 사법 공무원들이 젠더 관련 훈련이 취약하고, 국제법상 강간으로 간주되는 것을 국내법상 제대로 범죄로 정의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 지적됐다.

선주민 여성 성폭력 생존자들은 또 다른 문제로 고통을 받고 있다. 이들의 말을 통역해 줄 인력이 부족하고, 공식적인 처리를 위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거리까지 가야 하는 물리적 거리의 한계도 있으며, 특히 그들이 살고 있는 곳에 여전히 전투병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가 된다.

“콜롬비아 당국은 성폭력을 끝내기 위한 행동계획을 반드시 실행해야 한다. 여기에는 여성에 대한 차별에 맞서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과 불처벌 관행을 중단시켜 성폭력 가해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하는 것이 포함된다”고 수잔 리 국장이 말했다.

콜롬비아 치안군, 불법 무장단체, 게릴라 집단은 여성을 성 노예로 착취하고, 적에게 복수하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여겨 여성과 아동들을 타깃으로 삼아왔다.

성폭력은 지역사회를 공포에 떨게 하고, 주민들이 집을 떠나게 만든다. 그렇게 되면 그 지역의 땅은 무단으로 점유된다.

선주민 여성과 아동들, 아프리카의 후손들, 소작농 마을주민들, 내전으로 인해 고향을 잃은 이들, 가난한 이들은 성폭력의 주된 타깃이 된다. 여성인권운동가들과 그들의 가족 역시 협박과 위협의 주된 타깃이 된다.

국제앰네스티는 콜롬비아의 많은 성폭력 생존자들을 만났고, 이들 중 일부는 자신이 당한 일을 알리고자 했다.

카롤리나(가명)는 북서 콜롬비아 칼다스 지역에 있는 마을의 지도자였다. 2007년 그녀의 아들이 불법 무장단체 소속 소년에게 강간당했을 때 그녀는 당국에 이를 신고했다.

불법무장단체 조직원들은 고소를 취하시키려 했다. 카롤리나가 이를 거부하자, 카롤리나를 위협하고 다른 피해자들의 신체를 절단하는 것을 지켜보게 했다. 2007년 5월, 카롤리나는 납치 당해 이 단체 조직원 8명에게 강간을 당했다. 그 후 강간으로 인한 임신을 하게 됐는데 불법무장단체 사령관이 이 사실을 알고서는 아랫사람을 시켜 구타하라고 명령을 내렸고, 아이는 유산됐다.

2007년 7월, 법무부의 보호담당국에서 그녀를 다른 마을에서 살게 해줬다. 그러나 위협이 끊이질 않아 결국엔 다른 곳으로 옮기게 됐다. 그녀는 1년간 이 보호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 살았으나 더 이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상태다.

칼다스 지역에서 카롤리나의 사건을 계속 수사했고, 검사는 카롤리나에게 사건이 일어난 곳이자 아직도 가해자들이 살고 있는 마을로 소환해 증언을 하라고 했다.

2008년 9월 여성NGO의 압력이 있은 뒤 카롤리나 사건은 콜롬비아 수도인 보고타(Bogota)의 법무부 인권 담당부서로 옮겨졌다. 그러나 이 부서에서 카롤리나에게 증언을 하라는 요청을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2010년 8월 사건 담당 검사가 바뀌었다. 새로운 검사는 이제 막 해당 사건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국제앰네스티는 콜롬비아 당국에 지역 단체와 협의하여 효과적인 피해자 보호와 사건 수사, 내전 중 성폭력을 한 가해자들을 기소하고, 피해자들에게 구제책을 제공하는 등의 포괄적인 전략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콜롬비아 당국은 확실한 조치를 취하여 전쟁범죄 혹은 인도에 반하는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만약 정부가 이를 계속해서 실패하면 국제형사재판소가 개입해야 한다”고 수잔 리 국장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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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전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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