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수 그레고리 파스코는 반역 혐의로 4년형을 선고받고 이중 2/3를 러시아 극동의 한 수용소에서 복역한 후 지난 1월 23일 조건부로 석방되었다.
그레고리 파스코는 언론인이자 환경운동가이다. 그는 1993년에 방사성 폐기물과 탄약들을 동해에 불법 투기한 러시아 해군 운송선에 관한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었다. 그는 이 영화와 일련의 기사들을 통해 핵 잠수함을 비롯하여 쇠퇴해가는 러시아 태평양 함대의 선박들이 저지르는 환경 파괴를 폭로하였다. 또한 그는 함대에서 일어나는 도덕적 부패에 대해서도 보고하였다.
1997년 그는 소위 민감한 정보를 일본 언론에 제공했다는 혐의로 체포되었고, 2001년 12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군사 법정은 반역죄와 간첩활동을 이유로 그에게 4년형을 선고하였다.
앰네스티는 그를 표현의 자유라는 기본권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수감된 양심수로 선정하였다. 전세계 앰네스티 회원들은 편지 쓰기, 탄원, 로비 등을 통해 그를 위한 적극적인 캠페인을 전개하였으며, 네덜란드와 스페인을 비롯한 몇몇 지부에서는 그의 석방을 탄원하는 온라인 서명 수만 통을 모으기도 하였다.
2003년 2월 13일, 그와 그의 아내 갈리나는 모스크바에 새롭게 문을 연 앰네스티 사무실을 방문하여 그동안 자신들이 앰네스티 회원들로부터 받은 지지와 지원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그레고리의 말에 따르면, 그가 수감되어 있던 수용소의 교도관들은 그에게 온 수천 통의 엽서에 압도당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그 엽서 중 일부를 그레고리에게 주었고, 그레고리는 어두운 마음을 없애고자 엽서를 감방에 보관했다고 한다. 갈리나는 앰네스티 지부들이 보내준 지지에 대해 감사를 표했으며 남편이 수감되어 있는 세월 동안 그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레고리는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지금도 싸우고 있다. 현재 그의 사건은 스트라스부르그에 위치한 유럽 인권법정에 올라 있는데, 앰네스티는 그에 대한 유죄판결을 각하하도록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 출처: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소식지 2003년 5/6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