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드 다이아몬드, 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
국제앰네스티,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 (Blood Diamonds)’에 비춰 본 블러드 다이아몬드 및 소년병 논란
최근 개봉한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는 아프리카 분쟁지역에서 생산되어 거대 다이아몬드 가공회사들로 팔려가는 ‘블러드 다이아몬드(blood diamond=피묻은 다이아몬드)’를 단연 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게 하기에 충분했다. 실제로 시에라리온, 리베리아, 앙골라, 콩고민주공화국 등 아프리카 분쟁지역의 무장세력들은 다이아몬드를 무기와 맞바꿔 무장을 강화하고 다이아몬드 밀매로 벌어들인 수입으로 세력을 키웠다. 이렇듯 아프리카 일부 국가들에서는 다이아몬드 자체가 피를 부르는 분쟁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영화로부터 큰 타격을 입은 다이아몬드 업계는 블러드 다이아몬드의 비율이 현재 1% 미만이라고 강조하며 막대한 광고비를 지불하면서 이미지 개선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상충되는 상황 속에서 대중들은 블러드 다이아몬드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가지는 게 바람직할까? 세계 최대의 인권단체이자 블러드 다이아몬드에 대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국제앰네스티의 입장을 통해서 알아보자
세계 최대의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는 분쟁, 전쟁, 인권 침해 등을 유발하는 다이아몬드를 ‘분쟁 다이아몬드(conflict diamonds)’로 규정하고, 다이아몬드의 판매 수입으로 절대 인권을 침해한 대가를 지불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앰네스티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모든 다이아몬드들에 대한 불매운동을 독려하는 것은 아니다. 분쟁 지역에서 생산되는 다이아몬드를 적극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을 강화하려는 것이고 불법적으로 유통되는 분쟁 다이아몬드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이 이를 구입하지 않기를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국제앰네스티와 같은 NGO(비정부기구)들의 오랜 노력으로 2003년 국가, 시민단체 및 다이아몬드 업계의 협의 하에 분쟁 다이아몬드의 불법적 매매를 방지하기 위한 킴벌리 프로세스 국제 협약이 체결되었다. 현재 한국을 비롯한 70개국 이상이 이 조약에 가입하고 있으며 이들 정부는 다이아몬드 거래시 원광석의 원산지를 나타내는 증명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조약은 여전히 분쟁 다이아몬드의 불법매매를 타결하기에는 부족하다. 왜냐하면, 많은 회원 국가들이 광석 채집에서 연마 단계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의 철저한 통제를 하지 못하고 있으며, 내부 자체 통제 기준도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요컨대, 분쟁 다이아몬드는 세상에 여전히 존재하며 여전히 피를 부르는 분쟁의 원인이 되고 있다. 현재 분쟁 다이아몬드의 정확한 수치를 말하기는 어려우나, 최근 UN보고에 따르면, 서아프리카지역 코트디부아르 공화국의 경우 분쟁 지역에서 채광된 23백만 달러의 다이아몬드가 인근 접경 지역인 가나로 밀매되어 ‘미분쟁(conflict-free) 다이아몬드’ 증명서가 부착된 후 세계 시장에 팔리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어떠한 수치도 수백만 명의 인명 피해와 고통 그리고 경제적 손실을 나타내 줄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서부와 남부 아프리카의 평화협정 체결 이후, 분쟁 다이아몬드의 수는 현저히 줄었으며 앙골라, 콩고민주공화국, 리베리아, 시에라리온과 같은 나라는 서서히 다이아몬드로 인한 끔찍한 전쟁의 공포로부터 회복되는 중이다. 하지만, 블러드 다이아몬드의 판매를 철저히 통제하기에 킴벌리 조약은 아직도 부족하다. 킴벌리 조약이 회원국가들의 통제를 더욱 강화하고 다이아몬드 업계의 투명성을 보장하지 않는 이상 이러한 잔혹한 비극은 계속 일어날 것이다. 합법적 다이아몬드 거래를 제도화하고 다이아몬드가 또 다시 분쟁의 원인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관련 회원국이 철저한 다이아몬드 통제 시스템을 갖추도록 킴벌리 프로세스 기준을 마련해야 하며 다이아몬드 업계 또한 킴벌리 조약을 준수하기 위해 효과적인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소비자들 역시 구매하는 다이아몬드의 원산지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에 나온 다이아는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소년병으로 징집되어 결국 본인의 아버지에게 총을 겨누게 되는 비극을 맞게 된다. 다이아와 같은 아이들을 위해 국제앰네스티는 소년병 징집 반대를 위해 분쟁 지역뿐만 아니라 전세계 정부들을 대상으로 소년병 반대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소년병 문제에 대한 인식 확산을 위한 캠페인, 소년병 실태 조사, 언론 활동 및 전시회 등을 통해 여론 확산 활동을 펴고 있다. 특히 소년병 징집 금지에 관한 아동권리협약의 선택의정서에 대한 미가입 국가들의 가입 촉구와 가입국들의 선택의정서 준수 및 이행을 촉구하는 전 세계적인 탄원을 진행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국제앰네스티는 약 160여 개국에 80여 지부를 두고 180만 이상의 회원을 가지고 있는 세계최대의 인권단체이며 정치 ․ 종교로부터 독립적이고 유엔 경제 ․ 사회이사회와 협의자격을 유지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처음 1972년에 국내에 창설되어 한국의 양심수 석방 활동, 고문종식, 사형제도 폐지 등 국제적 연대를 통한 인권보호 활동을 펼쳐왔다. 현재 국내 6,000여명의 회원으로 이루어져 국내 최대 규모의 인권 지킴이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관심을 일국에 머무르지 않고, 국경을 초월하여 소년병, 여성폭력, 무기통제, 난민과 이주노동자 등 국제적 이슈로 그 활동 무대를 넓혀가 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