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얻기 위해서는 사우디, 터키 정부의 협조 필요
터키 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유명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Jamal Khashoggi가 비사법적 처형을 당했을 가능성에 대해 안토니오 구테레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유엔 조사를 시급히 요구해야 한다고, 언론인보호위원회(CPJ)와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 국제앰네스티, 국경없는기자회가 공동으로 밝혔다.
사실을 은폐하려는 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사우디 정부와의 수익성 좋은 비즈니스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이 사건을 비밀에 부치려는 국가들에 맞서려면 유엔이 개입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로버트 마허니(Robert Mahoney) 언론인보호위원회 사무차장
유엔은 조사를 통해 카슈끄지가 강제실종되고 피살까지 당했을 가능성이 있는 이번 사건에 사우디아라비아가 어떤 역할을 수행했는지 밝혀내야 한다. 사건과 관련된 지시, 음모, 작전 수행 등에 책임이 있는 사람을 모두 찾아내 확인하는 것이 조사 목표가 되어야 한다.
로버트 마허니(Robert Mahoney) 언론인보호위원회 사무차장은 “터키는 시기적절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투명한 조사에 착수할 것을 유엔에 요청해야 한다”며 “사실을 은폐하려는 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사우디 정부와의 수익성 좋은 비즈니스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이 사건을 비밀에 부치려는 국가들에 맞서려면 유엔이 개입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밝혔다.
유엔 조사팀이 수집한 증거는 이후 책임자를 기소하는 데 사용될 수 있도록 보존되어야 한다. 조사팀은 필요한 경우 어디든 이동할 수 있고, 잠재적 증인 또는 용의자와 아무런 개입 없이 면담할 수 있도록 완전한 접근권을 부여받아야 한다. 또한 조사팀은 사건에 관련되어 있다는 신뢰할 수 있고 법정에서 인정될 만한 증거가 발견된 사람이면 누구든 재판에 회부할 수 있는 방안을 권고해야 한다.
카슈끄지는 2018년 10월 2일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 들어간 이후 지금까지 행방이 알려지지 않았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카슈끄지가 영사관에 도착한 직후 잠깐 머물다 바로 떠났다고 주장하며 카슈끄지의 실종에 관여한 바 없다고 부인했지만, 이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는 전혀 제시하지 못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2017년 6월 모하마드 빈 살만이 왕세자가 된 이후로 국내의 비판적인 의견을 더욱 강도 높게 탄압하기 시작했고, 인권 증진 및 보호를 위한 평화적 표현까지도 포함해 정부에 반대하는 사람은 조직적으로 억압해왔다. 종교 사제, 기자, 학자 등 사실상 모든 인권옹호자 및 비판적 인사가 체포의 대상이 됐다.
카슈끄지가 실종되기 1년여 전부터 부정부패와 여성인권 등 민감한 주제에 대해 보도했던 기자들은 표적이 되어 체포를 당했다. 언론인보호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그 중 여러 명은 기소도 되지 않은 채 알 수 없는 장소에 구금되어 있다.
주요 여성인권옹호자인 루자인 알 하스룰, 이만 알 나피안, 아지자 알 유세프 등 많은 사람이 혐의도 없이 자의적으로 체포되어 수 개월 동안 구금되어 있다. 이 여성활동가들은 표현과 결사 및 집회의 자유를 평화적으로 행사했다는 이유만으로 반테러 특별법원에서 심각한 불공정재판을 거쳐 장기간의 징역형이나 사형까지도 선고받을 수 있다.
만약 언론인에 대한 범죄를 처벌하지 않는 것에 유엔이 진정으로 맞서 행동하고자 한다면, 최소한 이번 일처럼 수 년 만에 벌어진 가장 충격적이고 극단적인 사건을 조사하는 데 전념해야 할 것이다.
크리스토프 들루아르(Christophe Deloire) 국경없는기자회 사무총장
터키 정부는 카슈끄지가 실종된 10월 2일 범죄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10월 15일에는 수사의 일환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영사관에서 법의학적 조사를 수행하기도 했다. 수사에 관련된 정보는 여러 차례 유출되며 언론에 공유됐는데, 이 정보에는 카슈끄지가 영사관 내에서 살해당했음을 입증하는 음성 및 영상 기록이 존재한다는 주장도 포함되어 있었다.
10월 15일,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은 검찰에 카슈끄지 실종 사건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카슈끄지의 강제실종 및 잠재적 피살 사건에 사우디 정부가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고, 사우디 형사사법제도가 독립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사우디 정부가 어떠한 조사를 한다 해도 그 공정성에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
카슈끄지의 약혼자인 터키 국적의 하티스 셍기즈는 언론매체를 통해, 10월 2일 카슈끄지가 두 사람의 혼인신고를 위해 사우디 영사관을 방문했을 당시 그녀에게 휴대폰을 맡기고 자신이 2시간 이내에 돌아오지 않을 경우 터키 정부에 알리라 지시했다고 밝혔다. 셍기즈가 그의 모습을 본 것은 그 때가 마지막이었다. 터키 정부는 카슈끄지가 영사관 내부에서 사우디 요원들에게 피살된 후 시신이 훼손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크리스토프 들루아르(Christophe Deloire) 국경없는기자회 사무총장은 “이는 자말 카슈끄지 사건에 관해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공정하고 독립적인 수사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더욱 자명히 보여주는 부분”이라며 “만약 언론인에 대한 범죄를 처벌하지 않는 것에 유엔이 진정으로 맞서 행동하고자 한다면, 최소한 이번 일처럼 수 년 만에 벌어진 가장 충격적이고 극단적인 사건을 조사하는 데 전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이 이러한 조사를 수행했던 전례도 있다. 2008년, 파키스탄은 당시 반기문 전 사무총장에게 베나지르 부토 전 수상의 피살 사건에 대해 조사에 착수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렇게 진행된 조사는 이후 수사관들의 폭로에 따라, 파키스탄 정부가 부토 전 수상의 피살과 관련된 사건을 은폐하려는 시도였음이 드러났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자말 카슈끄지의 행방에 관여하지 않았다면, 당시 사건에 대해 유엔의 공정한 조사가 이루어질 경우 가장 이득을 볼 것이다.
셰린 타드로스(Sherine Tadros) 국제앰네스티 뉴욕사무소 소장
카슈끄지의 강제실종 및 잠재적 피살 사건에 대한 조사를 지체 없이 바로 착수해야 하며, 이 조사는 철저하고 공정하면서도 독립적이어야 한다. 구테레스 유엔 사무총장은 국제적 조사에 폭넓은 경험이 있는 고위급 수사관을 팀의 지휘관으로 임명해야 한다. 조사가 끝나면 사무총장은 전반적인 조사 결과를 사후 대책에 관한 권고와 함께 공개보고서로 발표해야 한다.
루이스 카보누(Louis Charbonneu) 휴먼라이츠워치 유엔국장은 “자말 카슈끄지의 가족들과 전 세계 사람들은 카슈끄지에게 일어난 일에 관한 모든 진실을 알 권리가 있다”며, “사건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불완전한 해명과 편파적인 조사로는 충분하지 않다. 카슈끄지의 강제실종의 배후를 밝히고 처벌할 수 있는 신뢰도와 독립성을 보유한 곳은 유엔뿐”이라고 밝혔다.
터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모든 유엔 회원국은 유엔이 카슈끄지에게 벌어진 일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필요한 모든 권한과 지원을 얻을 수 있도록 전면 협조해야 한다. 수월한 조사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는 모든 관련 부지 및 관계자의 불가침권 또는 면책권과 같이 1963년 영사관계에 관한 비엔나협약 등의 국제조약에 따라 부여받은 외교적 보호조치를 즉시 포기해야 한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은 해당 사건과 관련된 이러한 외교적 조치를 모두 포기할 것을 요청했다.
자말 카슈끄지의 가족들과 전 세계 사람들은 카슈끄지에게 일어난 일에 관한 모든 진실을 알 권리가 있다.
루이스 카보누(Louis Charbonneu) 휴먼라이츠워치 유엔국장
터키는 모든 증거를 제출해야 하며, 관계자들이 사우디 영사관에서 카슈끄지가 살해됐음이 드러났다고 언론을 통해 거듭 주장했던 음성 및 영상 기록도 함께 제출해야 한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카슈끄지의 강제실종에 관여한 바가 없다고 전면적으로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살인 사건 조사를 위해 터키와 사우디가 새롭게 공동 구성한 실무그룹이 성과를 내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셰린 타드로스(Sherine Tadros) 국제앰네스티 뉴욕사무소 소장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자말 카슈끄지의 행방에 관여하지 않았다면, 당시 사건에 대해 유엔의 공정한 조사가 이루어질 경우 가장 이득을 볼 것”이라며 “신뢰할 수 있는 유엔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카슈끄지 실종에 대해 어떻게 해명하든 사우디에 대한 의혹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사무총장에게 독립적인 수사를 요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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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key: Seek UN Inquiry on Khashoggi
Saudi, Turkish Cooperation Essential to Credibility
The investigation should determine the circumstances surrounding Saudi Arabia’s role in the enforced disappearance and possible killing of Khashoggi. It should aim to identify everyone responsible for ordering, planning, and executing any operations connected with the case.
“Turkey should enlist the UN to initiate a timely, credible, and transparent investigation” said Robert Mahoney, deputy executive director of the Committee to Protect Journalists. “UN involvement is the best guarantee against a Saudi whitewash or attempts by other governments to sweep the issue under the carpet to preserve lucrative business ties with Riyadh.”
Evidence collected by the UN investigation team should be preserved for use in future prosecutions. The investigation team should have complete access to travel where it needs to and to interview potential witnesses or suspects without interference. The team should also recommend avenues for bringing to justice anyone against whom credible and admissible evidence of involvement is found.
Khashoggi entered the Saudi consulate in Istanbul on October 2, 2018 and has not been seen or heard from since. Saudi Arabia has denied involvement in Khashoggi’s disappearance, claiming he left the consulate on his own shortly after his arrival, but it has failed to produce any evidence supporting this claim.
Saudi authorities have escalated their crackdown on dissenting voices in the country since Mohammad bin Salman became crown prince in June 2017, marked by systematic repression of dissent, including peaceful expression directed to the promotion and protection of human rights. Virtually all human rights defenders and critical voices, including religious clerics, journalists, and academics, have been targeted in the recent arrests.
Khashoggi’s disappearance comes after more than a year of arrests targeting journalists who reported on corruption, women’s rights, and other sensitive issues. Several are being held in unknown locations, without charges, according to research by the Committee to Protect Journalists.
Many individuals, including the prominent women human rights defenders Loujain al-Hathloul, Iman al-Nafjan, and Aziza al-Yousef, have been arbitrarily detained without charge for months. These women activists and many others may face lengthy prison terms or the death penalty following grossly unfair trials before the counterterrorism court for peacefully exercising their rights to freedom of expression, association, or assembly.
The Turkish authorities announced that they had initiated a criminal investigation on the day of Khashoggi’s disappearance on October 2. As part of this investigation, they conducted a forensic examination of the Saudi Arabian consulate on October 15. Information from the investigation has been shared with the media through a series of leaks, including claims regarding the existence of audio and visual records proving that Khashoggi was murdered in the consulate.
On October 15, Saudi Arabia’s king ordered the Public Prosecution to open an investigation into Khashoggi’s disappearance. Given the possible involvement of Saudi authorities in Khashoggi’s enforced disappearance and possible murder, and the lack of independence of Saudi Arabia’s criminal justice system, the impartiality of any investigation by the Saudi authorities would be in question.
Khashoggi’s fiancé, Hatice Cengiz, a Turkish national, told media outlets that when Khashoggi entered the Saudi consulate on October 2 to obtain their marriage documents, he left her his phones and instructions to alert the Turkish authorities if he did not return after two hours. That was the last time Cengiz saw him. Turkish authorities believe Khashoggi was killed and dismembered by Saudi agents inside the consulate.
“This demonstrates all the more clearly how imperative an impartial and independent investigation is in order to establish the truth and ensure justice for Jamal Khashoggi,” said Christophe Deloire, secretary-general of Reporters Without Borders. “If the UN is truly mobilized to fight impunity for crimes against journalists, then at the very least they must be fully engaged in one of the most shocking and extreme cases in recent years by undertaking this investigation.”
There is a precedent for such a UN investigation. In 2008, Pakistan asked then Secretary-General Ban Ki-moon to establish an investigation into the assassination of former Prime Minister Benazir Bhutto. That investigation uncovered what investigators said was an attempt by Pakistani authorities to whitewash the events surrounding Bhutto’s murder.
An investigation into Khashoggi’s enforced disappearance and possible murder should start promptly and be thorough, impartial, and independent. UN Secretary-General Guterres should appoint a senior criminal investigator with extensive experience in international investigations to head the team. Once the investigation is concluded, the secretary-general should issue a public report on the overall findings along with his recommendations for following up.
“Jamal Khashoggi’s family and the rest of the world deserve the full truth about what happened to him,” said Louis Charbonneau, UN director at Human Rights Watch. “Partial explanations and one-sided investigations by Saudi Arabia, which is suspected of involvement, aren’t good enough. Only the UN has the credibility and independence required to expose the masterminds behind Khashoggi’s enforced disappearance and to hold them to account.”
Turkey, Saudi Arabia, and all other UN member countries should fully cooperate with the UN investigation to ensure that it has all the access and support necessary to determine what happened to Khashoggi. To facilitate the investigation, Saudi Arabia should immediately waive diplomatic protections such as the inviolability or immunity of all relevant premises and officials bestowed by treaties such as the 1963 Vienna Convention on Consular Relations. Michelle Bachelet, the UN high commissioner for human rights, has called for waving these diplomatic protections in the case.
Turkey should turn over all evidence, including audio and visual records that Turkish officials have repeatedly claimed to the media reveal Khashoggi’s murder in the Saudi consulate. A newly formed Turkish-Saudi working group investigating the murder will be unable to make progress in the face of Saudi Arabia’s blanket denials and rejection of any involvement in Khashoggi’s enforced disappearance.
“If the government of Saudi Arabia is not involved in Jamal Khashoggi’s fate, it has the most to gain in seeing an impartial UN investigation determine what happened,” said Sherine Tadros, head the New York office of Amnesty International. “Without a credible UN inquiry, there will always be a cloud of suspicion hanging over Saudi Arabia, no matter what its leadership says to explain away how Khashoggi vanished.”
Jamal Khashoggi is a prominent Saudi journalist with several Saudi Arabia-based Arabic and English-language newspapers including Okaz and the Saudi Gazette, and he served two stints as the editor-in-chief of the Saudi daily al-Watan. In December 2016, Saudi authorities publicly denounced Khashoggi after he criticized then US President-Elect Donald Trump at an event in Washington, and he fled Saudi Arabia to the United States in June 2017, becoming a regular columnist for the Washington Pos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