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앰네스티 2008 사형 현황 보고서 발표
2009년 3월 24일
2008년 한해 동안 전 세계에서 2,890건의 사형집행, 이중 72퍼센트가 중국에서 발생
(런던)국제앰네스티는 오늘 2008년 사형 관련 통계를 발표했다.
2008년 아시아에서는 다른 어떠한 지역에서보다도 많은 사형 집행이 있었다. 이것은 중국 때문인데, 중국은 (중국을 제외하고) 전세계에서 발생한 모든 사형 집행 건수를 다 합산한 것보다도 사형 집행 건수가 많다. 한편, 유럽에서 사형 제도를 존치하는 국가는 벨라루스뿐이다.
국제앰네스티 아이린 칸 사무총장은 “사형 제도는 궁극적으로는 잔인하고 비인도적이거나 굴욕적인 형벌이다. 참수형, 전기의자형, 교수형, 독극물 주사, 총살형, 투석형 등은 21세기에 더 이상 존재할 여지가 없다.”라고 밝혔다.
이번에 발표된 보고서 ‘2008 사형 집행과 사형 선고’는 2008년 1월부터 12월까지의 전세계 사형 현황에 대해 포괄적인 자료를 제시했다. 2008년 25개국에 최소 2,390명에 대한 사형 집행이 있었으며, 52개국에서 최소 8,864건의 사형 선고가 있었다.
또 국제앰네스티는 보고서에서 아프가니스탄, 이란, 이라크, 나이지리아, 사우디 아라비아, 수단과 예멘 등의 국가에서 불공정한 재판을 통해 사형이 선고되는 사례가 있기도 하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 수단, 사우디 아라비아, 미국의 경우, 사형 선고는 차별적으로 적용되었다. 이들 국가에서 사형을 선고 받은 사람들 중 가난한 이들, 소수자들, 특정 인종이나 종교 그룹 등의 비율이 불균형적으로 높았다. 또 지난 해 미국에서만 4명의 사형수가 무죄가 입증되어 석방된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무고한 사람들에 대한 사형이 집행될 위험성도 드러났다.
많은 사형수들은 가혹한 구금 조건 하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정신적인 고통을 받기도 한다. 일례로 일본의 경우, 사형수는 집행 당일 아침이 되서야 집행 사실을 알 수 있으며 사형수의 가족들은 사형이 집행 된 후에야 이를 알게 된다.
아이린 칸 사무총장은 “최고형(사형)은 단순히 어떤 행위가 아니라, 국가에 의해 살인 당하는 사람들에 대한 신체적, 정신적인 테러로 이루어진 법적 과정이다.”라고 밝혔다.
세계 대부분의 국가는 사형 폐지를 향해서 움직이고 있다. 2008년 사형 제도를 존치하고 있는 59개의 국가 중 단 25개의 국가가 실제로 사형을 집행했다. 하지만 국제앰네스티는 이러한 경향에도 불구하고 세계 곳곳에서 사형이 지속적으로 수백 건씩 선고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2008년에는 세계적인 폐지 경향을 저해하는 일들도 있었다. 세인트키츠네비스는 미주에서 미국을 제외하고 2003년 이후 처음으로 사형을 집행한 국가가 되었고, 라이베리아는 강도, 테러, 납치죄에 대해서 사형제도가 도입되었다.
아이린 칸 사무총장은 “그렇지만 좋은 소식은 사형 집행이 작은 수의 국가에서만 이루어진다는 것이고, 이는 국제사회가 사형 제도 없는 세계를 향해 나아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히면서도 “반면 나쁜 소식은, 여전히 많은 나라에서 공식적으로 사형이 폐지 되지 않아 수백 명씩 사형을 선고 받고 고통 받고 있다는 점이다.”고 덧붙였다.
지역별 통계
- 2008년 대부분의 사형 집행이 아시아에서 이루어졌다. 아시아에는 아프가니스탄, 방글라데시, 중국, 인도네시아, 일본, 북한, 말레이시아, 몽골, 파키스탄, 싱가폴, 베트남 등 사형 제도를 여전히 존치하고 있는 11개국이 포함되어 있다. 중국은 전세계 사형 집행 건수의 3/4을 차지한다. 최소 1,718명에 대한 사형 집행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중국에서 사형 집행은 국가 기밀로 간주되기 때문에 실제 수치는 이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 중동과 북아프리카는 두 번째로 많은 사형 집행이 있었던 지역이다. 이란에서는 투석형
과 교수형을 포함한 잔인하고 비인도적인 방법으로 최소 346명에 대한 사형이 집행되었고, 이중 8명이 청소년이었다. 사우디 아라비아에서는 총 102명에 대한 사형이 집행되었다. 공개 참수형이 일반적으로 사용되며, 몇몇 경우 십자가형을 받기도 한다.
- 미주에서는 미국만이 지속적으로 사형 집행을 하고 있다. 2008년 미국에서는 37명에 대한 사형 집행이 있었다. 미국에서는 텍사스 주가 다른 어떤 주보다도 많은 사형 집행을 한다. 지난 해 4명의 사형수가 무죄가 입증되어 석방됨에 따라 미국에서 1975년 이후로 무죄가 입증된 석방된 사형수의 숫자는 120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미국을 제외하고 미주 지역에서 사형을 집행한 나라는 세인트키츠네비스뿐이다. 이로써 세인트키츠네비스는 2003년 이후 캐리비안 지역 국가들 중 최초로 사형을 집행한 국가가 되었다.
- 유럽은 사형 제도가 비밀리에 운영되는 벨라루스를 제외하면 거의 ‘사형 제도 없는 지역’이다. 벨라루스에서는 머리 뒤에서 총을 발사해서 사형을 집행하며, 사형수의 가족에게 집행일시나 시체의 매장 장소 등에 대한 어떠한 공식적인 정보도 제공되지 않는다. 구 소비에트 연방국가인 벨라루스는 2008년 4건의 사형을 집행했으며 유럽에서 유일한 사형 제도 존치국이다.
-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에서는 2008년 공식적으로는 단 두건의 사형 집행이 있었다. 하지만 최소 364명이 사형을 선고 받았다. 라이베리아에서는 강도, 테러, 납치 죄 등에 대한 사형이 재도입되는 등 퇴보를 보였다.
관련 자료 링크
– 2008 사형 현황 보고서(영문)
– 2008 사형폐지국 및 존치국 현황(한글)
– 2008 사형 폐지에 관한 국제 조약 가입국 현황(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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