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제21회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수상작 발표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올 한 해 한국사회의 소외된 인권 문제를 발굴해내고 이를 심층취재, 보도하여 인권 가치와 의미를 확산시키는데 기여한 ‘제21회 국제앰네스티 언론상’(심사위원장 이강현) 수상작을 발표했다.

올해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수상작은 ▲MBC ’36,700년의 눈물’ ▲시사인 ‘아동학대 연속 기획’ ▲KBS대구 ‘기억, 마주서다’ ▲베이비뉴스 ‘바퀴 달린 엄마’ ▲SBS ‘부를 땐 국가의 아들, 아플 땐 당신의 아들’ ▲서울신문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한겨레21 ‘난민과 함께’ 등이다. 특별상은 한국 미투 운동의 첫 고발자로서 한국 사회에 팽배해 있던 성추행과 성폭력을 폭로, 고발하여 여성들의 용기 있는 폭로를 이끌어냄은 물론 여성 인권에 대한 큰 인식 전환을 불러온 서지현 검사에게 돌아갔다.

이강현 심사위원장(KBS미디어 콘텐츠사업본부장)은 촛불 민심을 통해 탄생한 문재인 정부 2년 차에 접어들며 사회 고발 및 인권탄압 현장에 대한 기사들이 줄어든 반면 이주 및 하청 노동자와 난민, 여성을 다룬 기사가 늘어났다는 점을 특기했다. 이외에도 병사들이 불법, 무자격 의료 행위에 내맡겨진 실태를 파헤친 보도를 비롯해 가족 간병의 취약한 현실과 범죄 피해자 보상 문제 고발에 이르기까지 예년에 비해 구체적이며 생활 밀착적인 주제들이 망라되어있었다고 평가했다.

아쉽게도 수상에는 이르지 못했으나 ▲KBS ‘나는 대한민국 미혼모입니다’ ▲SBS ‘죽음도 하청인가요’ ▲세계일보 ‘범죄, 처벌만이 끝 아니다’ ▲SBS ‘페이미투’ ▲한겨레 ‘가짜뉴스 뿌리를 찾아서’ 등의 작품도 한국 사회의 인권 의식 함양과 저변 확대에 기여한 수작들로 평가 받았다. 심사위원회는 언론 보도를 통해 모든 사람이 차별 받지 않고 인간다운 권리를 누리도록 현장에서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언론인들의 노력에 큰 박수를 보내며 심사를 맺었다.

시상식은 오는 12월 10일 오후 7시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심사위원단 

(심사위원장 이후 성명 가나다순)

이강현(KBS미디어 콘텐츠사업본부장), 김수아(서울대 기초교육원 강의교수), 김윤경(뉴스1 국제부 부장), 류지열(KBS PD 협회장), 민 영(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양성평등센터 센터장), 심석태(SBS 보도본부 본부장), 이경은(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사무처장), 정혁준(월간 이코노미 인사이트 편집장), 최민영(경향신문 산업부 차장)

심사평

세계평화와 인권보호에 기여한 국내 언론(인)을 선정하여 그 공적을 기리고 언론의 책무를 강조하려는 취지에서 시작된 국제앰네스티 언론상이 올해로 21회를 맞았다. 모든 사람이 차별받지 않고 인간다운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행동해온 국제앰네스티의 정신에 맞게, 국제앰네스티 언론상은 인권과 표현의 자유 보장, 양심수석방, 사형제도 폐지, 군대내 인권개선, 비정규직 및 이주노동자의 인권 상황 개선은 물론 난민을 위한 국제적인 여론 환기 등을 위해 노력해온 언론인을 위해 언론상을 제정하고 이를 기념해왔다. 특히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방송과 신문, 그리고 학계를 포함해 해당 분야의 현업 중견 언론인과 교수님들 9분이 심사위원단을 구성하여 의욕적으로 심사에 임하였다.

2018년 대한만국은 촛불 민심을 통해 탄생한 문재인 정부의 집권 2년차를 맞이하여 전쟁 직전까지 갈 뻔 했던 남북 긴장 국면이 남북 정상 회담은 물론, 북미 정상 회담을 거쳐 이제는 종전선언을 목전에 둔 평화체제 구축이 가시권에 들어올 정도의 드라마틱한 반전을 경험하였다. 반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최저임금의 인상, 52시간 근로시간 적용을 비롯한 각종 경제 이슈가 대두된 가운데 경기 불안 우려가 커져가며 경제 수장의 교체를 통한 새로운 경제팀 운용이 시도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제주의 예멘 난민 이슈에다 문화계를 비롯한 사회 전반에 미투 열풍이 불어와 기존에 관심이 많이 집중되던 정치, 사회적 이슈는 물론 난민 문제 및 여성 인권, 복지 그리고 양심적 병역 거부 등에 이르기까지 사회적 관심분야가 다양하게 확대된 한 해 였다.

올해도 TV와 라디오를 비롯해 신문과 주간지 등 인쇄 매체는 물론 온라인 매체까지 다양한 매체가 참여하였다. 작년에는 KBS, MBC 등 주요 방송 매체들이 파업으로 인해 많이 응모하지 못했는데 올해는 이들 매체들은 물론 EBS, CBS 등과 종편까지 많이 응모하여 방송 매체의 출품 편수가 많았고 상대적으로 인쇄 매체의 출품 편수가 적었다.

예년에 많이 다루어지던 ‘세월호’ 진상 규명을 비롯해 4.3 사건, 5.18민주화 운동, 군대내의 가혹 행위, 간첩 조작 의혹 등 사회 고발 및 인권탄압 현장에 대한 기사들이 많이 줄어든 반면 이주 및 하청 노동자의 인권문제, 아동 학대를 포함한 난민, 미혼모를 포함한 여성 관련 이슈의 기사가 눈에 띄게 늘어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특히 최근 성소수자를 비롯해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혐오 범죄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차별과 혐오문제가 점점 주된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음을 심사과정에서 절감할 수 있었다.

예년에 비해 많은 응모작도 문제지만 특히 TV와 라디오 등 한 편에 60분이 넘는 다수의 출품작에다, 하나같이 문제의식 높고 완성도 있는 기획들이 많아서 결국 11월 초부터 보름간의 기간 동안 예심을 거쳐 상위 19편의 본선 진출작을 결정하여 11월 22일에 본심을 가졌다.

본심에 오른 작품을 보면 양심적 병역거부와 군 인권, 하청 노동자 인권, 난민, 아동 학대 외에도 여성 급여 차별과 이주여성 및 장애 여성에 대한 차별 문제부터 간병을 비롯한 노인 복지 그리고 범죄 피해자 보상에 이르기 까지 예년에 비해 훨씬 구체적이고 생활 밀착적인 이슈와 주제들이 망라되어 있었다. 특종 등 새로운 발굴보도 보다는 기획기사가 많았고 심층적 보도를 내세운 작품들이 대부분이었다.

결국 심사진의 심도깊은 토론과 작품 시사가 이어지며 시의성과 참신성, 보도 밀도를 비롯해 사회적 반향 등까지 고려한 끝에 치열한 경합을 거쳐 모두 7편의 응모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하였고, 미투 운동을 이끌어낸 서지현 검사에게 특별상을 수여하기로 결정하였다. 심사숙고 끝에 골라낸 수상작들은 다음과 같다.

수상작
· MBC – 36,700년의 눈물
· 시사인 – 아동학대 연속 기획
· KBS대구 – 기억, 마주서다
· 베이비뉴스 – 바퀴 달린 엄마
· SBS – 부를 땐 국가의 아들, 아플 땐 당신의 아들
· 서울신문 –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 한겨레21 – 난민과 함께
· <특별상> 서지현 검사
MBC ‘36,700년의 눈물’은 전 세계 병역거부자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한국의 양심적 병역거부자 들을 취재한 프로그램으로 이들이 매해 수 백 명 이상이 투옥되며 평생 전과자로 살아가는 현실을 밀도있게 취재하며 대체복무제의 가능성을 조명한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비롯해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고조되자 기존에 유죄 판결이 내려지던 양심적 병역거부 판결이 14년 만에 대법원 전원 합의체를 통해 뒤집혀지며 이어 하급심에서도 무죄 판결이 이어지고 결국 대체복무제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는 성과를 얻어내었다.

시사인 ‘아동학대 연속 기획’은 철없고 미성숙한 어린 부모에 의한 아동학대 취재를 통해 제도의 미비함을 알리고 그 필요성을 역설한 기사로 아동학대 피해 아이와 가족의 삶을 조망하며 영국, 미국, 스웨덴의 사례를 취재하며 국내 아동 보호 시스템의 개선을 촉구한 기사이다. 7차례의 연속 보도를 통해 훈육이나 체벌 차원을 넘어선 아동 학대 문제를 이슈화하고 큰 사회적 관심을 끌었다.

KBS대구 ‘기억, 마주서다’는 위안부, 강제 징용, 민간인 학살 피해자, 반민특위의 좌절과 인혁당 사건 등 지난 10년간 일어난 대구,경북지역의 주요 사건을 10편으로 정리해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그 의미를 되새긴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그 시대를 온몸으로 살아낸 민초들의 삶을 표현하고 약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새로운 과거사를 조명함으로서 지역 언론의 한계를 넘어서는 성과를 나타내었다.

베이비뉴스 ‘바퀴달린 엄마’는 한국사회에서 여성으로서 특히 장애인으로서 아이를 키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 기사로 장애부모의 출산권과 양육권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역할을 강조한 인터넷 기사이다. 육아전문 인터넷 매체인 베이비뉴스가 6차례 보도를 통해 현실을 고발한 이 기사가 선정된 의미는 그간 메이저 언론 매체가 주도하던  사회적 이슈 제기가, 갈수록 늘어나는 1인 내지 소수 전문매체에 의한 사회적 문제 제기 등으로 확대, 진화되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이며 이를 적극 격려하는 심사위원들의 뜻도 담겨있는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SBS ‘부를 땐 국가의 아들, 아플 땐 당신의 아들’은 국가의 부름을 받고 병역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나선 병사들이 불법, 무자격 의료 행위에 내맡겨진 실태를 SBS 8시 뉴스를 통해 고발한 기사이다. 무자격 의무병이 복강경 수술과 X레이를 촬영하고 진단, 처치, 처방이 엉터리로 이뤄지는 현장을 보여주는 등, 제대로된 건강권이 지켜지고 있지 않은 군 의료기관의 실태를 21차례 보도를 통해 생생하게 고발하여 큰 파장을 일으킨 보도이다. 군 병원의 불법 의료 행위를 취재하여 열악한 군 인권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서울신문 ‘간병 살인 154인의 고백’은 우리 사회에 늘어나는 간병 살인 사건을 통해 가족 간병의 암울한 현실 고발과 사회적 해법 마련 촉구를 위해 기획된 기사이다. 한때 효자, 효녀였고 다정한 부부였으며 헌신적인 부모였던 사람들이 끝없는 간병 터널을 거치며 어떻게 무너졌는지를 연속 보도를 통해 추적하였고, 이를 통해 노인문제이자 보건복지 문제이기도 한 간병문제가 거대 담론의 이념적 이슈 못지않게 인간다운 삶을 살고자 하는 우리들에게 큰 장애물이 되고 있음을 제시하여 심사위원들 전원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겨레21 ‘난민과 함께’는 1998년 첫 난민 인정이후 올 해에만 1만4천명이 난민신청서를 낸 우리나라의 난민 상황을 취재한 기사이다. 국제 사회에서 한국이 갖는 위상과 경제 규모를 감안해 볼 때 난민 신청 인구수도 높지 않은데다 난민 인정률은 더욱 낮은 우리나라 상황에서 올 해 벌어진 제주도 예멘 난민 사건은 큰 파장을 일으켰다. 가짜 뉴스가 퍼지며 청와대 국민청원에다가 반난민 집회까지 벌어지는 등 혐오 수준으로 비약될 상황이었다. 한겨레21은 한국 도착부터 난민 심사 결과발표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취재하며 난민들의 그림자 같은 삶을 연중기획으로 보여주어 난민 인권 문제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 수준에 큰 변화를 이끌어내었다.

심사위원회는 특별상으로 올 한해 우리 사회에 큰 파장을 몰고온 미투 운동의 첫 고발자인 서지현 검사를 선정하였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던 성추행과 성폭력에 대해, 특히 법을 집행하는 검사 조직 내의 성추행 사건을 용기있게 폭로, 고발하여 큰 파장을 일으킴은 물론 이후 문학계를 포함한 예술계 전반과 학계 등 한국 사회 전반에 만연한 성추행과 성폭력에 대한 강력한 환기를 불러 일으키고 여성들의 용기있는 폭로를 이끌어내어 여성인권과 양성 평등에 대한 큰 인식 전환을 일으킨 공로를 인정 받았다.

그 외에도 ▲KBS ‘나는 대한민국 미혼모입니다’ ▲SBS ‘죽음도 하청인가요’ ▲세계일보 ‘범죄, 처벌만이 끝 아니다’ ▲SBS ‘페이미투’ ▲한겨레 ‘가짜뉴스 뿌리를 찾아서’등은 최종심에서 치열한 논의 끝에 아깝게 탈락한 좋은 작품들이었다.

심사위원회는 아쉽게도 수상작이 되지 못한 많은 출품작품들도, 모두 우리 사회의 인권 의식 함양과 저변 확대에 기여한 수작들로 평가한다. 이러한 언론 보도를 통해 모든 사람이 차별받지 않고 인간다운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앰네스티의 목표가 이뤄지기를 소망하며, 언론 현장에서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언론인 여러분의 노력에 큰 박수를 보낸다. 끝으로 수고해주신 심사위원님들 그리고 말없이 뒤에서 수고해온 사무처장과 간사를 비롯한 앰네스티 관계자 여러분에게도 다시한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2018. 11. 26.
심사위원장 이강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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