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앰네스티, 국가인권위원회 10주년 환영
독립성 부족에 대한 우려는 남아 있어
국제앰네스티는 국가인권위원회가 11월 25일 10주년을 환영한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독립성과 신뢰를 일부 잃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10년의 역사를 통해 국내 주요 인권 사안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견지해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사형제도 폐지, 표현과 결사의 자유를 침해하는 국가보안법 개정을 촉구했다. 또 국내 이주노동자 인권 조사를 실시하고, 한국 정부에 이주노동자들이 자신의 선택에 따라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가입할 권리를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2010년 들어 국가인권위원회는 조직규모를 축소해 21퍼센트를 감원했다. 이로 인해 국가인권위원회의 역량과 효과성이 심각하게 줄어들었고, 독립성과 신뢰가 훼손됐다.
유엔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위원회는 국가인권위원회 인원감축이 독립성에 끼칠 영향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 바 있으며, 정부에 적절한 인적, 재정적 자원을 할당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적절한 재정의 확보를 통해 국가인권기구가 정부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은 국가인권기구의 지위와 관련된 파리원칙의 핵심 조항으로, 국가인권기구라면 적법하다고 여겨지는 한에서 반드시 충족해야 할 최소 기준이라 할 수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2010년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상임위원의 임명으로 인해 국가인권위원회의 독립성과 효과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데 우려를 표명한바 있다. 인권 경험이 거의 없는 상임위원 임명은 시민사회단체나 다른 이해관계자들과의 협의 없이 이루어졌고, 이 때문에 국가인권위원회의 신뢰성이 위협받았다. 국제앰네스티는 상임위원 임명과정이 충분히 투명하지 않아 임명된 이들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점을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2009년 이후 국가인권위원회가 중대한 인권사안에 대해서 침묵을 지켰다는 점 또한 우려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방영한 MBC 피디수첩이 “허위사실유포” 혐의로 조사를 받아 논란이 되었을 때에도 침묵을 지켰다. 당국이 2010년 한국을 방문한 프랑크 라 뤼(Frank La Rue) 유엔 표현의자유 특별보고관을 감시하고, 표현과 집회의 자유를 평화로이 행사하는 사람들을 공격하려는 의도로 계속해서 국가보안법을 적용, 체포, 수사하는 행위에 대해 침묵을 지켜왔다.
2010년 한국을 방문한 프랑크 라뤼 특별보고관도 마찬가지로 국가인권위원회가 국내 주요 인권 사안에 대해 침묵을 지켜왔다는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프랑크 라 뤼 특별보고관은 한국 정부가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충실히 이행할 것, 국가인권위원회가 인권침해 문제에 대해 더욱 사전적으로 검토하고, 공개적으로 발언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국가인권기구가 독립적으로 완전한 권한을 가지고, 시민사회 특히 국내 인권 단체의 신뢰를 누릴 때만 국내인권을 보호 증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국제앰네스티는 국가인권위원회가 한국에서 인권을 보호, 증진한 지난 10년을 축하하며, 국가인권위원회 고위간부와 한국 정부에 국가인권위원회가 독립적이고, 효과적이며 신뢰받는 국가인권기구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해 줄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
끝.
수신 | 각 언론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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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신 |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
제목 | [성명서] 국가인권위원회 10주년 환영, 독립성 부족에 대한 우려는 남아 있어 |
날짜 | 2011년 11월 29일 |
문서번호 | 2011-보도-024 |
담당 | 캠페인사업실 변정필 (070-8672-339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