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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는 기계인간이 아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였습니다 .

당시 미국에 있었기에 초기 이민자들에 대해 공부하는 중 이였습니다. 초기이민자들의 경제활동을 배우기 위해 모의 물물교환 장터에 참여했죠. 당시 상황을 생각할 때 가장 비싼 물품은 노예였습니다. 저도 한 명 구입 했었죠. 초기이민자들이 살았던 시대이기에 당연히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샀습니다.

장터가 모두 끝나고, 선생님은 너무나 충격적인 말을 했습니다.

“우리는 수십, 수 백 년간 노예제도를 없애기 위해 노력했고 사람은 모두가 평등하다고 가르쳐 왔다. 그러나 너희는 지금도 노예를 사고 팔았다. 시대와 상황이 바뀐다고 사람이 평등하다는 사실 또한 바뀌지 않는다.”

그리고 2010년 겨울,

저는 다시 한번 선생님의 말씀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지난 12월 18일, 국제앰네스티는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자는 취지의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인간의 존엄성을 띄고 있는 인간이 아닌 일하는 기계로서 취급되는 국내 이주노동자들의 상황을 “기계인간”이라는 컨셉을 통해 표현했습니다. 대학로 한복판에 “기계인간”이 그려진 상자들을 설치함으로써 그들이 처해있는 실상과 우리 사회의 태도에 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은 인간으로서 입국합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부푼 희망, 가족을 부양하기 위한 강한 의지, 그리고 새로운 곳에서의 삶에 대한 설렘을 가지고 한국땅에 발을 내딛지만 그들을 반기는 건 비인간적인 대우와 꿈마저 짓밟아 버리는 모순적인 노동제도 입니다. 매일매일 그 누구보다 열심히, 종종 몸을 다쳐가며 일 하지만 그에 합당한 대우는 기대할 수 없습니다. 고용주의 괴롭힘에 못 이겨 일자리를 옮길 때 에도 고용주의 동의를 받아야 하며 그 마저도 세번의 기회밖에는 주어지지 않습니다. 법은 그들을 돕지 않고 오히려 속박하고 제한할 뿐입니다.

한국인이 하기 싫어하는 일들을 도맡아 일 하다가 상해를 입어도 아무런 배상은 물론이고 일자리 조차 잃고는 길거리를 배회하게 됩니다. 그들을 인간이 아닌 기계로 취급하는 고용주들에게 안전을 위한 대책은 사치일 뿐 입니다. 고장난 기계를 폐기하듯 너무나 쉽게 그들을 쫓아내고 새로운 “기계”를 수입합니다.이주노동자들은 고용주의 기계로써 고용주가 요구하는 만큼 일 해야 하며 작업에 관한 어떠한 의견도 제시할 수 없습니다. 야간근무, 초과근무를 이를 앙 다물고 버틴 이주노동자들에게 주어지는 건 기본임금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고용주의 기계로써 인간이 요구 할 수 있는 임금보다도 못한 임금을 받고 노동을 강요당합니다.

이주노동자들은 '기계'가 아닙니다.

어찌됐건, 일을 하기 위해 입국한 그들이 더욱 감당 할 수 없는 것은 사업장에서의 신체적, 언어적 폭력과 차별입니다. 등록, 미등록 여부와 상관없이 피부색,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멸시당하고 존엄한 개체 및 구성원으로서 인정받지 못하는 그들은 기계인간일 뿐 입니다.

이주노동자들을 이렇게 취급하고 대우하는 고용주들과 사업장 책임자들은 분명 범죄자들 입니다. 그것은 국회의원들이 만든 성문법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인권에 대한 침해 입니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것은 우리가 그들의 실상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있으며 알고 있는 경우에도 애써 외면한다는 것 입니다. 무엇이 옳은지, 내가 인간으로서 어떻게 대우받아야 하는지 너무나 명확히 알고 있는 우리는 그들을 보기 너무나 불편합니다. 옳고 그름을 따지고 이주노동자들을 기계가 아닌 사람으로 대우하기엔 우리는 너무 욕심이 많습니다. 아니, 무엇이 옳은지 알지만 행동하지 않는 우리 스스로의 모습을 보며 너무나 불편해 합니다. 그리고는 그들을 우리의 생각에서 지워버리고 맙니다.

여러분, 제가 바라는 것은 많지 않습니다. 사람을 사람으로 봐야 합니다. 그들이 우리가 멸시하는 일을 한다고 해서, 인종이 다르다고 해서, 한국말을 잘 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들의 존엄성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캠페인 현장 사진모음

9기 인턴 신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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