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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정부, 코로나19 빌미로 표현의 자유 억압

손을 들고 카메라를 막는, 마스크를 쓰고 있는 중국 공안

손을 들고 카메라를 막는, 마스크를 쓰고 있는 중국 공안

코로나19 팬데믹이 진행되는 동안 전세계적으로 잘못된 정보들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왔다. 세계적인 보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정보가 시의적절하게 제공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국제앰네스티 조사 결과 많은 국가의 정부가 이런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빌미로 표현의 자유를 공격하고 제한해 온 사실이 확인되었다.

지난 10월 19일 발행된 국제앰네스티 신규 보고서 <침묵당하고, 잘못된 정보를 얻다: 코로나19 도중 위험에 처한 표현의 자유>(Silenced and Misinformed: Freedom of Expression in Danger During Covid-19)는 다수의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중 검열과 처벌을 사용하면서 사람들이 이용하는 정보의 질이 감소하게 된 정황을 공개했다. 각국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을 빌미로 독립적인 보도를 차단하기 위한 새로운 법을 이용하는 것은 물론, 코로나19에 대한 정부 대응을 비판하거나 분석하려 시도한 사람들도 공격, 위협했다.

팬데믹 내내, 정부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전례 없는 공격을 시작했고 사람들의 권리를 극심히 제한했다.

라자트 코슬라Rajat Khosla 국제앰네스티 조사, 애드보커시, 정책 상임국장

라자트 코슬라Rajat Khosla 국제앰네스티 조사, 애드보커시, 정책 상임국장은 이번 보고서를 발표하며 코로나19와 표현의 자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팬데믹 내내, 정부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전례 없는 공격을 시작했고 사람들의 권리를 극심히 제한했다. 각종 소통 채널이 표적이 되었고, 소셜미디어는 검열되었으며, 언론매체는 폐쇄되었다. 이로 인해 코로나19에 대처하기 위한 중요한 정보를 대중이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은 심각한 영향을 받았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었던 기간에, 기자와 의료 전문가들이 침묵당하고 수감되었다. 그 결과, 사람들은 자신과 공동체를 보호할 방법을 포함해 코로나19에 관한 정보를 이용하지 못하게 됐다.”

코로나19를 빌미로 한 억압 법으로 표현의 자유를 탄압당한 방글라데시 기자

코로나19를 빌미로 한 억압 법으로 표현의 자유를 탄압당한 방글라데시 기자

팬데믹을 빌미로 한 표현의 자유 억압

중국, 탄자니아, 러시아, 니카라과 등 수많은 국가에서는 팬데믹을 명목으로, 또는 그를 빌미로 억압적인 법을 시행했다. 이를 통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정부를 비판하는 의견을 침묵시켰다.

코로나19 팬데믹 때 구금된 시민, 인권옹호자 일러스트레이션

사례1: 중국 정부

중국은 오래 전부터 표현의 자유를 통제해 왔다. 팬데믹 초기,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려 했던 의료 종사자와 전문가, 시민 기자들은 관련 정보를 보도했다는 이유로 정부의 표적이 되었다. 2020년 2월, 질병 발생에 대한 정보를 알렸던 사람들에 대해 “해로운 거짓 정보를 날조하고 고의로 유포”했다는 혐의로 5,511건의 형사 수사가 시작됐다.

일례로, 시민기자 장 잔은 코로나19 발생에 대해 보도하기 위해 2020년 2월 우한으로 갔다가 2020년 5월 실종되었다. 이후 장 잔은 경찰에 의해 구금되었으며, “싸움을 벌이고 문제를 일으켰다”는 혐의로 기소되어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현재 장 잔은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감옥 안에서 부분 단식을 진행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장 잔의 석방을 위해 탄원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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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감된 중국 기자 장 잔을 위한 편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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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때 시위에 나온 시민의 일러스트, 일러스트에는 이런 활동을 금지하는 X표시가 그려져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때 시위에 나온 시민의 일러스트

사례2: 탄자니아 정부

지난 몇 년 동안, 탄자니아 정부는 각종 법을 도입하고 이용해 기자, 인권옹호자, 야당 의원들을 침묵시키고자 했다. 마구풀리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실제로 탄자니아 정부는 코로나19에 대해 부정하는 입장을 취했다. 2020년 3월부터 5월까지, 정부는 “가짜 뉴스”를 금지하고 범죄화하는 법 및 그 외의 조치를 이용해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대처를 언론이 취재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마스크를 쓰고 시위를 하고 있는 시민들 일러스트, 일러스트에는 이런 활동을 금지하는 X 표시가 그려져 있다.

마스크를 쓰고 시위를 하고 있는 시민들 일러스트

사례3: 러시아 정부

2020년 4월, 러시아 정부는 기존의 “가짜 뉴스” 처벌법을 더욱 확대하고 비상사태 상황에서 “고의로 거짓 정보를 공개적으로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 형사처벌을 도입했다. 정부는 이러한 법 개정이 코로나19 대처 방안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팬데믹이 끝난 이후에도 이 조치는 여전히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위험하며, 뉴 노멀이 되어서는 안 된다.

라자트 코슬라 조사, 애드보커시, 정책 상임국장

라자트 코슬라 상임국장은 이런 사례들과 관련해 “코로나19와 관련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조치가 그저 일시적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특별한 조치가 아니라는 것이 명백하게 확인되고 있다. 이러한 조치는 지난 몇 년 동안 세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던, 인권을 향한 맹공격의 일환이다. 각국 정부가 시민사회에 대한 공격을 더욱 늘리기 위한 또 다른 구실을 찾은 것이다.”이라고 전하며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위험하며, 뉴 노멀이 되어서는 안 된다. 각국 정부는 이러한 제한을 시급히 해제하고, 대중의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한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을 보장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핸드폰을 들고 있는 사람의 손

핸드폰을 들고 있는 사람의 손

정부와 기업은 잘못된 정보 확산에 대응해야 한다

잘못된 정보의 범람은 표현의 자유와 건강권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 잘못된 정보로 인해 사람들이 충분한 정보를 근거로 의견을 갖거나, 과학적 사실에 기초하여 건강과 관련된 결정을 내리기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런 결정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출처의 정보를 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용 가능한 정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거나 토론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번 국제앰네스티 보고서는 코로나19에 관한 잘못된 정보의 급속한 전파를 용이하게 만든 소셜미디어 기업의 역할에 대해서도 강조한다.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가짜 정보 또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정보가 무분별하게 확산되는 것을 막을 책임 의무가 있다.

마찬가지로 정부와 소셜미디어 기업은 대중이 정확하고 시의적절한, 근거를 가진 정보를 대중이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게 보장해야 한다.

라자트 코슬라 조사, 애드보커시, 정책 상임국장

관련해 라자트 코슬라 상임국장은 다음과 같이 밝혔다.

“각국 정부와 제약회사는 전세계 모든 사람이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게 보장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정부와 소셜미디어 기업은 대중이 정확하고 시의적절한, 근거를 가진 정보를 대중이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게 보장해야 한다. 이는 잘못된 정보로 사람들이 백신 접종을 주저하게 만드는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단계다”

“(10월 14일 기준) 전세계적으로 약 66억개의 백신이 접종됐으나, 저소득 국가에서는 최소 1회 이상 접종한 사람은 2.5%에 불과하다. 각국 정부와 제약회사는 과감히 노선을 변경하고 지금부터 중저소득 국가에 백신 20억 개를 전달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러나 사람들이 백신을 맞는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정보가 필요하다.”

국제앰네스티는 표현의 자유 보장과 정보접근권 보장을 촉구하다

To 각국 정부

  • 각국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을 독립적 언론 보도를 막기 위한 구실로 사용하지 말 것
  • 표현의 자유에 부과된 모든 불필요한 제한 조치를 해제할 것
  • 대중이 코로나19에 대해 잘 알 수 있도록 믿을 수 있고 이용 가능한 정보를 제공할 것
  • 온라인으로 잘못된 또는 가짜 정보가 확산되는 핵심 원인 중 하나인 IT 대기업들의 파괴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전면 재검토할 것

To 소셜미디어 기업

  • 비즈니스 모델이 인권을 위협하지 않도록 보장하는 등의 방법으로 잘못된 정보의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조치를 취할 것

편집자 주
* 2021년 10월 14일 기준 통계를 기반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업데이트된 통계: 코로나바이러스 (코로나19) 백신 접종 – 통계와 연구 – 데이터로 본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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