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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웬디가 들려주는 멕시코의 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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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의 웬디 갈라르사를 위한 편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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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멕시코 인권 상황을 페미니스트 웬디의 목소리와 시점으로 재구성한 글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영상의 주인공 웬디입니다

저는 멕시코 킨타나로우주의 칸쿤에 살고 있어요. 흔히 지상 낙원이라 불리는, 에메랄드 빛 해변이 존재하는 멋진 곳이죠. 저는 밤마다 이곳의 해변을 걷는 걸 좋아해요. 아무도 없는 밤, 평화롭게 바다 소리를 듣는 걸 좋아하거든요.

저는 이곳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보육 종사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저에게 돌봄 노동은 정말 중요한 일이에요. 아이들이 더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게 잘 돌보는 것이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 미래를 만드는 일이라고 믿거든요. 한편으로는 여성 인권 활동가로도 스스로를 정체화하고 있어요. 칸쿤에 있는 페미니스트 연합 “칸쿤 페미니스트의 대화Conversatorio Feminista Cancún”에 속해 있기도 해요.

거리에서 시위를 하는 웬디

거리에서 시위를 하는 웬디

그런데 2020년 11월, 제 삶을 뒤흔드는 사건이 일어났어요. 당시 알렉시스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여성 한 분이 칸쿤에서 실종되었다가 시신으로 발견되었어요. 이 사건이 여성 살해페미사이드, Femicide 사건이라는 걸 알게 된 여성들은 11월 9일 이 사건에 대한 정의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어요. 시위는 분명 평화적이었지만, 시위대의 행진을 가로 막는 시청 앞 나무 판자를 치우기 시작하는 순간 경찰들이 실탄을 쏘기 시작했어요. 그날 저 역시 경찰의 총에 맞아 총상을 입었어요. 그날 경찰은 허공에만 총을 쏜 게 아니었어요. 시위대를 향해 직접 실탄을 쏘기도 했죠.

그 사건 이후, 저는 제가 겪은 폭력에 대해 고발하기로 결심했어요. 경찰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죠. 주 인권위원회 역시 이날 시위에 있었던 인권 침해 행위에 대해 정당한 처벌과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발표까지 했어요. 하지만 소송은 계속 지지부진했어요. 증거 채택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1년이 지난 지금도 실탄을 쏜 용의자는 처벌받지 않았어요. 저는 당시 피해를 입은 다른 여성들과 연합해 계속 정의를 촉구하고 있어요. 이 문제는 이제 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비슷하게 폭력을 마주하고 있는 멕시코 여성들 모두의 문제이니까요?

페미사이드에 반대해 거리에서 시위를 하는 여성

페미사이드에 반대해 거리에서 시위를 하는 여성

멕시코에는 여성 살해, 여성에 대한 폭력이 만연해요

만연한 여성 폭력

저희가 이렇게 분노하는 이유는 멕시코 내에 여성 폭력 사건과 여성 살해 사건, 페미사이드가 정말 큰 문제이기 때문이에요. 2020년 멕시코 911 긴급 전화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연간 여성 폭력 사건 신고 전화는 26만 건이었어요. 2019년 19만 7천 건 보다 무려 6만 3천 건이 많은 수죠. 2020년 한 해 동안 멕시코에서 살해된 것으로 기록된 여성의 수는 3,723명이에요. 이중 무려 940명이 여성 살해 사건으로 확인됐어요.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수사

가장 살해 사건이 많은 주는 멕시코 주였어요. 2020년 한 해 동안 총 403명의 여성이 살해됐고, 이 중 여성 살해 사건은 150건이었어요. 이렇게 많은 여성들이 살해되고 있었지만 멕시코 주 검찰청은 늘 부실한 수사로 정의를 실현해내지 못해요. 범죄 현장을 제대로 감식하지 못해 수집한 증거가 안전하게 저장되지 않거나 법의학 검사나 절차를 제대로 진행하지도 않아요. 인력과 자원은 턱 없이 부족하고 증거물을 보관할 곳도 제대로 없는 상황이에요.

다각도에서 수사를 진행해야 할 수사관은 젠더적 관점이 결여되어 있고 수사 체계 역시 열악한 상황이에요. 희생자 유족(대부분 여성)이 직접 자신들의 시간과 돈을 들여 조사를 주도하기도 해요. 결과적으로 처벌 없이 사건이 종료되는 상황이 계속 반복되고 있어요.

초록 연기를 지피며 페미사이드에 반대하고 있는 멕시코 여성

초록 연기를 지피며 페미사이드에 반대하고 있는 멕시코 여성

공격당하는 여성 인권 옹호 시위

이런 상황에서 여성들이 거리로 나오는 건 당연한 일이에요. 우리는 살기 위해, 그리고 서로를 살리기 위해 거리로 나왔어요. 그리고 저희 역시 표현의 자유와 집회 시위의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어요. 경찰과 정부는 국제인권 기준에 따라 저희의 시위가 잘 진행되게 돕고 장려할 책임이 있어요. 그런데 멕시코 경찰들은 오히려 페미니스트 시위는 폭력적이라고 낙인을 찍고 있어요. 시위가 평화적임에도 불구하고요.

경찰들은 평화적인 시위대에 참여한 사람들을 범죄 의도가 “의심된다”는 이유로 과도한 폭력으로 통제하고 여성들의 집회 시위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어요. 이걸 “예방적 체포 및 억류”라고 표현하죠. 이런 방식으로 2020년 9월 1일 멕시코 쿨리아칸에서 있었던 시위에서는 3명이 체포됐어요. 2020년 8월 22일 과나후아토에서는 23명이 체포됐고 그중 9명이 구금됐어요. 제가 참여했던 2020년 11월 9일, 칸쿤에서 있었던 시위에서는 실탄이 발사되어 많은 여성들이 부상을 입었죠.

멕시코 여성들이 살아남을 수 있게 연대해 주세요

시위에 참여했을 때, 그리고 경찰이 절 총으로 쐈을 때, 저는 저 역시 언제든 여성 살해를 당할 수 있다고 느꼈어요. 아마 저만 그렇게 느끼는 것은 아닐 거예요. 많은 멕시코 여성들이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살아요.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힘을 모아야 해요. 힘을 모아 함께 살아남고 서로를 살려야 해요. 지금 국제앰네스티에서는 <편지쓰기 캠페인: Write for Rights>라는 캠페인으로 저와 연대하고 있어요. 이 캠페인에 참여해 멕시코 킨타나로우주 검찰 총장에게 “제가 겪은 폭력을 제대로 수사해달라’고 편지를 보내주세요. 여러분들의 편지로 변화가 일어난다면 같은 상황에 놓인 다른 여성들도 용기를 내 계속 싸워나갈 수 있어요. 함께 편지를 쓰세요. 변화를 만드세요.

인권을 침해당하고 있는 또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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