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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이 가기 전, 다시 기억해야 할 올해의 인권 이슈

탈레반의 카불 장악에 피신하기 위해 카불 공항에 모인 아프간 시민들

탈레반의 카불 장악에 피신하기 위해 카불 공항에 모인 아프간 시민들

2021년, 한 해 동안 여러분이 마주했던 각국의 인권 문제를 기억하시나요? 매일 새롭게 등장하는 수많은 사건과 사고 속에서 벌써 잊혀진 이야기도 있을 겁니다.

여러분의 기억 속에 희미하게 남아 있다고 해서, 그 인권 문제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지금도 세계 각국에서는 여러 인권 문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2021년이 끝나기 전, 다시 기억해야 할 올 해의 인권 이슈를 여러분에게 전합니다.

지금 미얀마에서는

거리에 나와 미얀마 군부 정권에 항의하는 미얀마 시민들

거리에 나와 미얀마 군부 정권에 항의하는 미얀마 시민들

올해 초 2021년 2월, 미얀마에서는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했습니다. 당시 아웅 산 수치 국가 고문을 포함한 다수의 정치인들이 체포되고, 군부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시위를 하다가 공격당하고, 죽임당했습니다.

2021년 12월, 미얀마의 상황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체포됐던 전 국가 고문 아웅 산 수치(Aung San Suu Kyi)는 2021년 12월 6일, 결국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법원의 결정은 군부가 정부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억압하는지 잘 보여주었습니다. 아웅 산 수치 외에도 많은 활동가들과 정치인들이 비슷한 방식으로 감옥에 수감되어 있습니다.

한편 시민들을 향한 군부의 억압과 공격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미얀마정치범지원협회 Assistance Association for Political Prisoners Burma에 의하면 2021년 12월 18일 기준 11,047명이 체포됐고 1,346명이 군사 정부에 의해 사망했습니다.

대열을 갖춘 미얀마 경찰들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는 미얀마 시민

대열을 갖춘 미얀마 경찰들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는 미얀마 시민

지난 12월 17일 국제앰네스티가 새롭게 공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는 군부에 반대하는 무장 저항 세력들을 무력화하기 위해 민간인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었습니다. 무장 단체들이 소재한 지역의 주민들에게 제공되는 식량, 의료품을 제한하고 현지 구호단체나 인도주의 자원 봉사자들을 공격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번 조사에서 확인됐습니다. 이들은 시민들에게 무차별 공습을 가하고 주택 수백 채를 불태우기도 했습니다.

국제앰네스티는 본 조사 과정에서 강제이주 민간인 4명, 현지 구호활동가와 자원봉사자 6명을 인터뷰했습니다. 이들이 전한 내용에 따르면, 많은 미얀마 시민들이 전투를 피해 숲으로 피신했고 어떤 이들은 방수포 하나만 걸친 채 숲 속에서 며칠씩 버티기도 했습니다. 또 식량, 의약품 등의 구호 물자를 군인들이 탈취해 태워버린 사례도 있었습니다.
유엔 역시 군부 쿠데타 이후 이런 무력 충돌과 불안으로 국내 실향민 284,700명이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미얀마 사태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기

지금 아프가니스탄에서는

탈레반 깃발을 들고 앞으로 걸어나오는 탈레반 전사들

탈레반 깃발을 들고 앞으로 걸어나오는 탈레반 전사들

올해 8월, 극단주의 무장 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전 지역을 점령하고 아프간 정권을 장악했습니다. 많은 시민들이 탈레반의 보복에 두려움을 느끼고 피신하기 위해 카불 국제 공항에 모여들었습니다. 당시 탈레반은 시민들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아프간 시민들의 인권을 보장하겠다’고 반복적으로 공표했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그랬을까요?

2021년 12월 지금까지 드러난 탈레반 정권의 행적은 그들이 외친 바와 전혀 달랐습니다. 지난 12월 15일 국제앰네스티가 발표한 보고서 <탈출할 곳이 없다: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점령 중 전쟁범죄와 민간인 피해(No Escape: War Crimes and Civilian Harm During The Fall Of Afghanistan To The Taliban)>에 따르면 정권 장악 과정에서 탈레반 전사들이 종교적 소수 집단이나 아프간 정부군 군인, 정부에 협조한 사람들에게 보복을 가하고 고문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탈레반 전사들은 정부군 포로를 고문하고 비인도적으로 대했습니다. 특정 마을을 수색해 정부에 협력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들을 색출해 비사법적으로 처형했습니다. 일례로 2021년 9월 판지시르주 비자라크 마을에서는 20명의 남성들이 구금되어 고문을 당했습니다. 우르마즈 마을에서는 정부에 협조했다는 의심을 받은 남성 6명 이상이 총살을 당했습니다.

고개를 숙인 채 식량 배급줄에 서 있는 아프간 여성들과 그 앞에 서 있는 탈레반 전사

고개를 숙인 채 식량 배급줄에 서 있는 아프간 여성들과 그 앞에 서 있는 탈레반 전사

이뿐만이 아닙니다. 이전에 발표된 다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내 인권 옹호자나 언론인 역시 공격을 당하거나 체포, 구금되어 고문당했습니다. 여성들은 일할 권리를 부정 당하고, 강제로 부르카를 쓰게 되었습니다. 교육권도 크게 제한됐습니다. 탈레반의 위협과 괴롭힘으로 여성과 소녀들의 학교 출석률은 매우 낮은 상태이며 여교사들은 탈레반의 괴롬힘과 보복을 당하고 있습니다.

한편 탈레반 집권으로 해외 원조가 중단되고, 정부 자산이 동결되고, 국제적 제재가 겹치면서 빈곤에 시달리던 아프가니스탄 경제는 파탄 직전에 이르렀습니다. 그간 각종 국제 지원금과 원조는 아프가니스탄 GDP의 43%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탈레반이 국제적 제재 대상에 포함되어 이런 지원이 끊기자 아프간 시민들은 극심한 식량 불안과 기아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아프간 내 인권 침해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기

지금 홍콩에서는

경찰에 의해 법원으로 연행되고 있는, 구금 중이던 홍콩 활동가

경찰에 의해 법원으로 연행되고 있는, 구금 중이던 홍콩 활동가

2020년 6월, 홍콩에서 국가보안법이 통과된 이후, 홍콩에서는 표현의 자유와 집회 시위의 자유 등 각종 인권이 극도로 약화됐습니다. 학교 내 정치 활동이 금지되거나,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사가 강제 폐간되고, 주요 인권 단체들이 해체되기도 했습니다.

홍콩 인권 탄압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2021년 12월 13일, 홍콩 민주화 활동가 지미 라이Jimmy Lai, 기네스 호Gwyneth Ho, 차우항단Chow Hang-tung 등 3명에게 유죄가 선고됐습니다. 이들이 2020년 6월 4일, 천안문 항쟁일을 기념하는 촛불 행사에 참여했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이렇게 홍콩 정부는 활동가들에게 날조된 혐의 다수 적용하는 등 법을 남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월 24일에는 홍콩대 교정에 있던, 천안문 사태를 추모하는 작품 수치의 기둥Pillar of Shame이 철거됐습니다. 24년간 천안문 사태를 기리며 학교에 세워져 있던 동상을 철거한 이번 사건은 홍콩 내 표현의 자유를 공격하고 역사를 지우려는 또 하나의 시도였습니다. 12월 29일에는 언론사 Stand News의 전, 현직 편집국장, 이사, 기자 등이 체포됐습니다. 이들의 정당한 언론 활동이 ‘선동적인 출판’이라는 것이 체포 이유였습니다.

짧게 돌아보는 인권 이야기: 천안문 사태
1989년, 중국 천안문 광장에서는 정치적 개혁을 요구하는 학생과 노동자들이 몇 주에 걸쳐 평화 시위를 벌였습니다. 당시 중국 정부는 실탄과 군용 탱크 등을 동원해 이들을 잔혹하게 진압했습니다. 정확한 사망자 수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수백, 수천 명이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당시의 사건이 알려지지 않게 온/오프라인에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해 왔습니다. 국가 보안법이 통과되기 전까지, 홍콩에서는 매년 천안문 사태를 추모하는 촛불 집회가 이루어져 왔고, 관련 박물관, 예술 작품 등이 검열 없이 유지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중국에서는

오랫동안 중국은 각종 인권 침해의 온상이었습니다. 중국 정부는 자국 정부에 비판적인 사람들을 기소하거나 체포, 구금하고 날조된 혐의로 유죄를 선고하거나 감시하는 등 많은 사람들의 인권을 부당하게 침해했습니다. 이런 경향은 올해에도 계속됐습니다.

“ME TOO” 피켓을 들고 있는 활동가 겸 언론인 소피 후앙 슈에친

“ME TOO” 피켓을 들고 있는 활동가 겸 언론인 소피 후앙 슈에친

중국 내 미투#Me Too 운동 활동가이자 언론인인 소피 후앙 수에친Sophia Huang Xueqin은 그간 중국 내 성폭력 피해자들을 지원하고 국가 내 미투 운동을 주도하는 활동가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는 지난 9월 19일 체포되어 기소됐습니다. “정부 권력 전복을 조장”했다는 것이 기소 이유였습니다. 마찬가지로 장애인 노동자들과 노동자들의 직업병과 관련해 활동을 이어오던 노동 활동가 왕젠빙Wang Jianbing도 같은 날 체포되어 동일한 죄목으로 기소됐습니다.

인권 변호사 창 웨이핑Chang Weiping은 2020년 1월 자택 연금 당시 자신이 경험한 고문 경험을 대중에 공개했다가 2020년 말 경찰에 의해 체포됐습니다. 그는 2021년 4월 16일 “정부 권력 전복을 조장”한다는 혐의로 공식 기소됐습니다.

경찰에 둘러쌓여 재판을 받고 있는 장 잔

경찰에 둘러쌓여 재판을 받고 있는 장 잔

전진 인권 변호사 겸 기자 장 잔Zhang Zhan은 2020년 코로나19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우한에서 취재를 하다 정부에 의해 구금됐습니다. 그리고 징역 4년형을 선고 받고 상하이 교도소에 투옥됐습니다. 장 잔은 계속 단식 투쟁을 벌이다 올해 7월 극심한 영양실조로 병원에 이송됐습니다. 지난 11월 확인된 바에 따르면 건강이 극도로 악화되어 생명이 위중한 상태입니다. 가족들은 장 잔의 의료 보석 석방을 요구하고 있지만 상하이 여자 교도소는 이런 보석 신청에 답하지 않고 잇습니다.

전 인권 변호사 겸 기자 장 잔의 프로필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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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감된 중국 기자 장 잔을 위한 편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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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는 장 잔의 석방을 위한 편지쓰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상하이 인민 검찰원장에게 장 잔의 즉각 석방을 요청해주세요.

기억하면 늦더라도,
변화는 계속됩니다.

한 해의 끝, 지금 여기에서는 일어나지 않지만 세계 어딘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 침해 상황을 다시 한번 되새기고 기억해 주세요.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함께 정의와 인권 보장을 외쳐 주세요. 우리가 기억하면, 비록 늦더라도, 변화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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