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규모 시위로 훼손된 카자흐스탄 알마티의 건물 앞에 선 시민
카자흐스탄의 상황이 진정된 것처럼 보여도, 위기가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
독립적인 정보의 자유로운 접근, 사태에 관한 전적인 책임, 인권의 진보를 존중하겠다는 약속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마리 스트러더스Maire Struthers 국제앰네스티 동유럽 및 중앙아시아 국장
지난 1월 2일 연료비 인상에 대한 불만으로 촉발된 시위가 며칠 만에 알마티를 포함한 주요 카자흐스탄 도시로 퍼졌고 이는 보안군경과 시위대 간의 폭력 충돌로 이어졌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시위가 시작된 뒤 인터넷을 5일간 차단하고 휴대전화 통신을 통제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인권옹호자와 활동가들이 시위를 선동했다며 비난하고 자의적으로 체포하기까지 했다.
수많은 자의적 체포와 구금자 대우에 대한 우려
정부의 특별한 허가를 받은 경우를 제외하고 공공집회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카자흐스탄 법은 사실상 모든 거리 시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 법에 따르면 최근 시위에 참여한 카자흐스탄 국민 수천 명은 체포 대상이 되어 벌금형 또는 15일간의 구금형에 처할 수 있다.
1월 11일 카자흐스탄 내무부는 대규모 소요 및 경찰과 시위대 간의 폭력 충돌 발생 이후 약 10,000명이 체포되었다고 밝혔다. 형사 사건으로는 400건 이상이 접수되었고 이 중 대부분이 폭력에 관한 것이라고 검찰은 발표했다.
2022년 1월 6일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벌어진 대규모 시위 진압에 보안군경이 동원됐다
하지만 국제앰네스티가 확인한 사례 중에는 ‘사회적 분쟁 선동’이라는 모호한 혐의로 평화적인 반대자를 기소한 사례도 일부 있었다. 1월 4일 환경운동가 아르툼 소흐네프Artyom Sochnev가 스테프노고르스크 거리에서 1인 피켓 시위를 벌인 것에 관련해 이러한 혐의를 적용하여 형사 소송 절차를 밟은 것도 이에 포함된다.
시위에 참여했다고 자의적으로 구금된 사람 모두를 즉시 석방해야 한다.
국제적인 기준에서 폭력 행위로 인정되는 범죄 혐의를 받은 시위자들은 국제인권법에 따라 공정한 재판을 받아야 한다.마리 스트러더스Maire Struthers 국제앰네스티 동유럽 및 중앙아시아 국장
극심히 제한된 정보와 괴롭힘 당하는 언론인
시위를 취재한 여러 언론인 또한 자의적으로 체포됐다. 우랄스카야 네델야Uralskaya Nedelya 신문 소속 편집자 루크판 아흐메디야로프Lukpan Akhmedyarov는 집회금지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우랄스크에서 체포되어 10일간의 구금을 1월 7일에 선고받았다.
앞서 자유유럽방송RFE/RL의 라디오 서비스 아자티크Azattyk 소속 기자 2명은 체포되어 시위 취재 활동에 대해 신문을 당했다. 1월 10일 카자흐스탄 정부는 형사기소를 당하기 싫으면 이번 사태에 대한 보도를 삭제할 것을 독립 언론매체 페르가나(Fergana.ru)에 명령하기도 했다.
독립적으로 소식을 공유하는 사람들에게 보복하는 행위는 중단되어야 한다.
정부의 반사적인 보도 통제는 국민 전체를 독방에 가두는 것이나 마찬가지마리 스트러더스Maire Struthers 국제앰네스티 동유럽 및 중앙아시아 국장
여전히 확인 불가한 사상자 수
최근의 폭력 사태로 발생한 사상자의 정확한 수는 1월 11일 기준으로 여전히 알려지지 않았다. 정부는 최소 18명의 경찰이 숨졌다고 확인했지만, 지금까지 민간인 사망자의 수를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1월 9일, 정부와 연관된 한 텔레그램 채널에서 사망자가 164명이라는 정보를 공개했지만 이후 보건부는 기술적 결함이었다며 부인했다.
국제앰네스티는 보안군경의 살상 무기 사용 등 알려진 모든 인권침해에 대해 효과적이고 공정한 조사를 지시할 것과 불안한 상황 속에서 인권을 존중할 것을 카자흐스탄 정부에 촉구했다.
이번 소요 사태의 희생자 수와 사망 정황에 대해 정부가 침묵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다. 민간인 사망자에 대한 정보는 즉시 공개되어야 한다.
마리 스트러더스Maire Struthers 국제앰네스티 동유럽 및 중앙아시아 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