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베이징에서 올림픽이 열렸다. 당시 중국 정부는 올림픽 개최와 함께 인권 상황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13년이 지난 2022년, 다시 한번 베이징에서 올림픽이 열린다. 국가의 위상을 뽐내는 이 화려한 스포츠 축제에는 어두운 이면이 있다. 바로 매년 수천 명으로 추정되는 사형수, 박해받는 위구르 소수민족, 구금된 평화적 활동가다. 13년이 지났지만, 중국의 인권은 나아지긴커녕 오히려 악화했다.
2020/2021 사형보고서와 연례인권보고서를 보면, 2020년 한 해 중국에서 최소 1,000명이 비공개로 사형됐다. 또한 중국 정부는 코로나19와 관련해 인터넷을 검열하는 동시에 언론인을 위협하고 구금한 전력이 있다.
글로벌 인권 단체 국제앰네스티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중국의 인권 개선에 압박을 가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충격적인 인권 상황에서 눈을 돌리기 위한 수단으로 이번 올림픽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이러한 문제의 해결에 나서도록 중국을 압박하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알칸 아카드Alkan Akad 국제앰네스티 중국 조사관
중국에 구금된 평화적 활동가
중국에는 수많은 사람이 표현의 자유를 행사했다는 이유만으로 구금되어 있다. 대표적으로는 시민기자 장 잔Zhang Zhan의 사례가 있다.
2020년 2월 장 잔은 코로나19 발원지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 우한으로 떠났다. 그는 중국 정부 관계자들이 독립 언론인을 구금하고 코로나19 환자의 가족을 괴롭히고 있다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렸다.
3개월 뒤 장 잔은 우한에서 실종됐다. 이후 중국 정부에 연행되어 상하이에 구금되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분란을 만들고 문제를 일으켰다’라는 혐의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은 것이다.

Free the Five 캠페인
중국에는 장 잔과 비슷한 사례가 많다. 위구르인 교수 일함 토티Ilham Tohti, 노동권 활동가 리 차오슈Li Qiaochu, 인권변호사 가오 지슝Gao Zhisheng, 티베트인 블로거 린첸 출트림Rinchen Tsultrim은 표현의 자유를 행사했다는 이유만으로 구금됐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들의 석방을 중국 정부에 촉구하는 캠페인 ‘Free the Five‘를 현재 진행 중이다. 중국이 올림픽을 ‘스포츠워싱스포츠 행사를 이용한 이미지 세탁’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허용해선 안 되고 인권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것이 캠페인의 메시지다.
평화적 활동가 5인의 부당한 구금은 중국 정부가 비판적인 의견을 용납하지 않고
반정부 인사에게는 가장 가혹한 처벌을 내리려 한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알칸 아카드Alkan Akad 국제앰네스티 중국 조사관
언론의 자유, 노동권 존중 등 인권 약속 이행해야
동계올림픽 개최에 앞서 중국 정부는 인권에 관련된 약속을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언론 자유와 노동권을 존중하고, ‘강제 이주’를 막고, 평화적 시위를 개최할 기회를 보장하는 것을 포함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이러한 중국의 약속이 이행되는지 지켜보고 보장받아야 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모든 기자의 인터넷 접속을 제한하지 않는 등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고, 올림픽 대회 기간 중 평화적으로 시위 개최를 허용하겠다는 약속을 중국 정부가 이행하도록 압박해야 한다.
알칸 아카드Alkan Akad 국제앰네스티 중국 조사관
국제앰네스티는 사전 준비 및 대회 중 국제올림픽위원회의 인권 이행 정책과 관행을 전면 실행하고 공식적으로 공개할 것을 중국에 촉구했다. 올림픽 대회 참석 예정자를 비롯한 정부 대표단에는 인권 문제를 중국 정부와의 논의에서 최우선 의제로 설정할 것을 권고했다.
선수들이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어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은 올림픽 시합 전체를 다른 도시로부터 봉쇄한다. 이 엄격한 코로나19 ‘버블bubble’ 방침은 이동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한다. 선수들이 표현의 자유와 평화적 집회의 자유를 자유롭게 행사하기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작년말 올림픽 출전 기록을 보유한 테니스 선수 펭 슈아이Peng Shuai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중국 전 부총리의 성폭행 의혹을 폭로했으나, 얼마 되지 않아 검열됐다. 중국 내 인터넷에서 그녀를 언급한 내용이 모두 사라지고 펭 슈아이가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감추게 되자, 많은 이가 우려를 표했다. 약 3주 후, 국제올림픽위원회는 그녀의 안전과 행방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펭 슈아이와 영상통화를 진행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이러한 대응에 거센 비판이 이어지자, 국제올림픽위원회는 2021년 12월에 “장담할 수 없으며 모든 경위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인정하고 “중국 측과 함께 해당 사건을 모든 방면에서 논의하는 중”이라며 올림픽 대회 이후까지 논의가 계속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선수들이 자신의 의견을 밝힐 수 있도록 이들을 보호하겠다는 것과, 무엇보다도 선수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에 공모하지 않을 것을 보장한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더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알칸 아카드Alkan Akad 국제앰네스티 중국 조사관
현재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 소식을 알렸다는 이유로 구금된 시민기자 장 잔의 석방을 촉구하는 편지쓰기 캠페인Write 4 Rights을 진행하고 있다. 누구나 상하이 인민검찰원장에게 탄원편지를 써서 고문을 멈추고 변호인 접견을 허용하라고 압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