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교육 유스 블로그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 전 세계 어린이·청소년 시민과 책을 통해 연대합니다!

<너의 권리를 주장해> 릴레이 서평 시리즈 (1)
이진영 |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
기호0번 청소년 교육감 연설 중인 이진영 님

기호0번 청소년 교육감 연설 중인 이진영 님

1922년 ‘어린이날’이 제정된 지 100년이 되는 해인 올해 5월 5일 어린이 날을 맞아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는 서울 한복판 청계광장이 시작되는 소라탑 앞에서 우리 사회 어린이·청소년이 처한 현실을 바꾸겠다며 나선 기호0번 청소년 후보들의 출마를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최근 만 18세로 선거연령과 피선거권연령이 하향되었지만, 코앞으로 다가온 6.1 지방총선거에서도 여전히 참정권이 보장되지 않는 대다수 어린이·청소년의 유예된 정치적 권리를 ‘기호 0번 청소년 후보’라는 형식을 빌려 알리고, 정치적 권리 없음으로 인해 어린이·청소년이 처한 문제들을 기호 0번 청소년 후보들이 내세운 공약들로 꼬집는 자리였습니다.
어린이날백주년 기호0번 출마 기자회견

어린이날백주년 기호0번 출마 기자회견

성적으로 서로를 평가하는 시간들은 타인과 함께 사는 법, 차별하지 않는 법, 약자를 존중하는 법, 혐오하지 않고 말하는 법, 내 감정을 솔직하게 쓰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권리를 앗아갔습니다. 경쟁하지 않는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권리! 입시경쟁을 폐지하고 대학평준화를 이뤄내겠습니다!

두발 및 복장 규제, 휴대전화 수거, 직간접적 체벌 등 학생을 인간으로 보기보다 훈육과 통제의 대상으로 보며 인간취급을 하지 않는 현실을 끝내고 다양한 머리카락과 다양한 복장 다양한 사람 속에서 생활할 수 있는 학교를 위해 학생인권조례와 학생인권법을 제정하겠습니다!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월급을 받아도, 허드렛일을 할 때에도, 감정 쓰레기통 처지가 되어도, 외모 품평을 받아도 어차피 학생이라면서 묵인하는 일터를 바꿔야 합니다. 청소년 노동을 존중하고 청소년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인정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청소년노동인권조례를 제정하겠습니다!

코로나19로 수업 결손이 주요한 교육 문제로 대두되었지만, 그 속에서 학생의 휴식권은 무시되었습니다. 법정 수업일수인 190일을 맞추기 위해 방학 일수를 줄이는 학교가 많았습니다. 수업일수는 줄이고 방학 일수를 늘여 학생의 휴식권과 자신의 시간에 대한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습니다!

2018년 폭력적이고 차별적인 학교문화를 고발한 스쿨미투가 시작된 지 햇수로 4년이 되었습니다. 수많은 인터뷰와 피해 사실 증언을 반복하면서도 고발에 대한 마땅한 대답을 듣지 못한 고발자들이 여전히 있습니다. 학교에 페미니즘 과목을 신설하고, 전 과목과 학교 내 모든 관계 자체를 페미니즘적으로 상상하고 실행하는 과정을 만들겠습니다!

연간 27만 명의 청소년이 부당한 통제와 폭력, 방임 등 개인의 존엄과 자유가 없었던 원가정에서 탈출합니다. 하지만 존엄과 자유를 찾아 나온 이 사회에서도 청소년이 살아갈 자리는 없었습니다. 시설 중심의 정책을 탈시설 기조로 재수립하고 탈시설을 위한 예산을 통해 청소년 주거권을 확립하겠습니다!

선거제도개혁집회에 참여한 촛불청소년인권제정연대

선거제도개혁집회에 참여한 촛불청소년인권제정연대

입시 위주의 경쟁교육과 이로 인한 장시간 학습, 학생인권 및 청소년 노동인권 침해, 노키즈 존과 같은 차별적 구조, 스쿨미투, 청소년 주거권 문제 등 기호0번 청소년 후보들의 입을 통해 쏟아져 나온 우리 사회 어린이·청소년이 처한 현실의 근본적인 문제는 어린이·청소년에게 정치적 권리가 보장되어있지 않은 구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이로 제한이 있는 청소년 참정권 등으로 인해 어린이·청소년의 목소리가 현실 정치에 제대로 반영되지도 못하고, 정치인들 역시 표가 되지 않는 어린이·청소년을 동료 시민으로 인정하고 그들의 삶을 바꾸는 정치를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어린 사람들을 존중하고 한 사람의 인격체로 인정하지 않는 사회문화적인 분위기가 이러한 구조가 바뀌기 어렵게 만듭니다.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는 지금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어린이·청소년이 처한 문제의 핵심이 여기에 있다고 보고 2017년 9월 전국 370여 개 단체가 모여 청소년 참정권 확대와 어린이청소년인권법, 학생인권법 제정을 통해 해결해 나가고자 노력해왔습니다. 2018년에는 국회 앞에서 18세 선거연령 하향을 요구하며 43일간 농성을 진행하여 2019년 말 드디어 국회가 만 18세 선거연령 하향 법안을 통과시키는 성과를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선거연령 하향집회

선거연령 하향집회에서 활동가들이 대열을 맞춰 춤을 추고 있다

현대 사회로 넘어오면서 전쟁과 같이 전 세계가 겪은 역사적인 사건들에 대한 반성과 성찰로 유엔아동권리협약이 만들어졌고 이 협약을 통해 ‘생명, 생존, 발달의 권리’, ‘평등과 비차별’, ‘의견 표현 및 참여의 권리’, ‘아동 최상의 이익’이라는 기본원칙하에 어린이·청소년은 어른에게 복종하는 소유물이 아니라 다른 어른들과 똑같은 존엄을 지닌 인간이며 존중받을 자격이 지닌 존재로 어른들과 함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했습니다. 세계 거의 모든 정부가 이 유엔아동권리협약에 서명했고 법적 구속력을 가진다고 합니다. 국제앰네스티가 이번에 발간한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인권가이드 『너의 권리를 주장해』는 바로 이 유엔아동권리협약을 바탕으로 전 세계 어린이·청소년들이 자기 존재를 이해하고, 전 세계가 약속한 권리에 대해 알 수 있게 해주어 필요하다면 권리보장을 위한 직접 행동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게 자세하고 친절하게 도와주는 책입니다. 이 책은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에게도 우리 단체는 물론 우리의 활동에 대한 근거를 명확하게 설명해주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소년 참정권과 같이 우리 사회 대다수 어린이·청소년들이 갖지 못한 정치적 권리와 이로 인해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에 대해 우리가 목소리를 내고 당당하게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책에서 분명하게 말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는 어린이·청소년이 갖고 있는 권리와 이를 제대로 보장받기 위한 방법을 설명하기 위해 세계 곳곳의 어린이·청소년들이 각자가 살고 있는 사회와 공간에서 동등한 시민으로 존중받지 못하고 당당한 권리의 주체로 인정받지 못해 생긴 현실의 문제를 인식하고 직접 변화를 만든 과정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당장의 생사를 위협하는 문제에서부터 온전히 자유로운 ‘나’로 살지 못하게 하는 사회 문제까지, 차별받고 인권이 침해된 채 살아가는 어린이·청소년들의 세상과 그 현실을 바꾸기 위해 노력한 이야기를 읽는 내내 동시대를 살아가는 동료 시민으로서 시공간을 뛰어넘는 공감과 연대, 우정의 마음이 피어올랐습니다. 그들이 과정에 겪었을 어려움과 고통을 짐작하고, 때로는 변화를 채 확인하지 못하고 목숨을 잃기도 하여 가슴이 아프기도 했지만, 자신을 포함한 동료 어린이·청소년이 겪는 문제를 바꿔나간 행동을 지켜보며 겸허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인간의 존엄이 무너지고 차별로 인해 권리가 침해된 사회는 어김없이 약자의 위치에 있는 어린이·청소년의 삶을 위협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자신의 존엄과 권리를 스스로 지키기 위해 행동에 나선 어린이·청소년들은 당장 눈앞에 벌어진 문제도 해결하지만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으로도 작용했습니다.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가는 어린이·청소년의 이야기는 어리다는 이유로 차별하는 사회, 미성숙하고 능력이 없는 존재로 인식되는 편견에 대한 강력한 일침입니다.

이 책이 소중한 또 하나의 이유는 어린이·청소년 인권을 이해하고 구체적인 이야기로 인권 침해란 무엇인지 배울 수 있게 해주는 것을 넘어 ‘3부 여러분의 권리 주장하기’를 통해 직접 행동이 필요할 때 이를 준비하고 실행하는 방법과 그때 살펴야 할 것들을 꼼꼼하게 안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고 문제를 해결해가는 단계 단계 마다 준비해야 할, 이른바 싸움의 매뉴얼이 너무나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너의 권리를 주장해』 저자들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마음과 연대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활동할 때마다 꺼내어 읽으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국제앰네스티의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인권가이드 『너의 권리를 주장해』 한국어 출판을 축하하고 환영합니다. 전 세계 많은 어린이·청소년이 함께 이 책을 읽으며 차별 없는 세상에서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연대하는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더불어 더 많은 어린이·청소년이 함께 이 책을 읽으며 동료 시민으로 서로를 만나고 시민의 권리를 함께 외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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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 책 입체 버전, 회색 바탕에 노락색 포인트 박스가 있고 박스 안에 너의 권리를 주장해라는 타이틀이 써져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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