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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의 ‘숨막히는 탄압으로 파괴되는 여성들의 삶’ 신규 보고서 발표

  • 여성 시위대 구금, 강제 실종, 고문 실태 집중 조사
  • ‘도덕적 타락’ 이유로 일제 체포 및 구금당하는 여성들
  • 아동 결혼, 조혼, 강제 결혼 급격히 증가
  • <천천히 찾아오는 죽음: 탈레반 집권하의 여성-Slow Motion: Women and Girls Under Taliban Rule> 신규보고서 발표

아프가니스탄 여성이 사진촬영을 위해 자신의 집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국제앰네스티가 탈레반의 여성인권 탄압으로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삶이 황폐화되고 있다고 오늘(27일) 신규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지난 2021년 8월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은 여성의 교육권과 노동권, 이동의 자유를 침해하고, 가정폭력 피해자를 위한 보호 및 지원 시스템을 약화시키고, 차별적인 규정의 사소한 위반으로 여성을 구금하고 아프가니스탄의 아동 결혼, 조혼, 강제 결혼률을 급증시켰다.

이번 신규보고서 <천천히 찾아오는 죽음: 탈레반 집권하의 여성-Slow Motion: Women and Girls Under Taliban Rule>은 탈레반의 억압적인 집권에 반대하며 평화적으로 시위를 벌인 여성들이 위협, 체포, 구금, 고문, 강제 실종되는 실태에 대해 밝히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여성이 사진촬영을 위해 자신의 집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이에 아녜스 칼라마르(Agnès Callamard)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은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탈레반의 가혹한 정책으로 여성 수백만 명이 안전하고, 자유롭고 충만한 삶을 살 권리를 빼앗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칼라마르 사무총장은 “이러한 정책이 동시에 시행되면서 억압의 시스템이 형성되어, 여성은 삶의 거의 모든 측면에서 차별을 받는다. 학교에 갈 수 있는지, 일을 할 수 있는지, 일을 어떻게 하는지, 집 밖으로 나올 수 있는지, 어떻게 나오는지 등 거의 모든 일상적인 세부 사항이 통제되고 극심하게 제한되고 있다. 국제사회는 탈레반에게 여성인권을 존중하고 보호하도록 즉시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여성인권을 옹호하는 방향으로 주요 정책을 변경하고 조치를 취할 것을 탈레반에 촉구한다. 유엔 회원국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비롯한 정부 및 국제단체는 탈레반이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압박할 강력한 공동 전략을 시급히 수립하고 시행해야 한다.

한편 국제앰네스티 조사단은 지난 3월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했다. 2021년 9월부터 2022년 6월까지 조사가 진행되었으며, 아프가니스탄 34개 주 중 20개주에서 거주하는 14세부터 74세 사이의 아프간 여성 90명과 소녀 11명을 인터뷰 했고, 이 내용은 신규보고서에 포함되어 있다.

신규조사보고서는 여기서 확인 할 수 있다.

- 신규보고서 커버

평화적 시위대의 구금 및 고문

탈레반은 2021년 8월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이후 아프간의 임시정부가 되었다. 여성인권을 존중하겠다는 처음 공식 발표에도 불구하고, 탈레반은 여성인권을 침해하는 제도적 차별 정책을 도입했다.

아프가니스탄 전역의 여성들은 이러한 탄압에 맞서 대대적인 시위를 벌였다. 이에 대응하여, 탈레반은 시위대에 괴롭힘과 폭력, 임의 체포 및 구금, 강제실종, 신체적 및 정신적 고문을 가했다.

국제앰네스티는 2022년 며칠 동안 체포 및 구금되었던 한 시위자를 인터뷰했다. 이 시위자는 구금 중 자신이 받은 대우에 대해 앰네스티에 이렇게 전했다. “탈레반 경비들이 계속해서 내 방으로 들어와서 우리 가족의 사진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는 이런 말을 반복했습니다… ‘우리가 전부 다 죽여버릴 것이다. 넌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울지 마라, 소란 피우지 마라. 시위를 벌이면 이렇게 될 줄은 예상했어야지.”

이 시위자는 또 심하게 폭행당했을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들이 문을 잠갔습니다. 그리고는 내게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습니다. 한 탈레반군이 말하기를 ‘더러운 여자, 너희 같은 여자들 때문에 미국이 돈을 안 주고 있잖아’ 라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나를 걷어찼습니다. 너무 세게 걷어차서 등을 다칠 정도였으며, 내 턱도 걷어찼습니다. 아직도 입에서 고통이 느껴집니다. 말을 할 때마다 아플 정도예요.”

여성 2명은 동료 시위자의 부상당한 사진을 소셜 미디어에 게시한 후, 탈레반이 이들의 부상을 공개적인 곳에 보여주지 못하도록 막는 새로운 전략을 수립했다고 말했다.
이들 중 한 여성은 앰네스티에 이렇게 전했다. “우리는 가슴과 다리 사이를 얻어맞았습니다. 그들이 우리가 세상에 알리지 못하도록 이런 짓을 한 겁니다. 내 옆에서 걷고 있던 한 병사가 내 가슴을 때리고는, ‘지금 당장 널 죽일 수도 있어. 아무도 뭐라 하지 않을 거야’ 라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밖으로 나갈 때마다 매번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신체적, 언어적, 감정적으로 모욕을 당했습니다.”

구금된 시위대는 음식, 물, 환기, 위생용품, 의료 치료를 적절하게 이용할 수 없었다. 이 여성들은 석방을 보장받기 위해, 자신과 가족들이 앞으로 시위를 벌이지 않을 것이며, 구금 중 겪은 일에 대해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겠다는 합의문에 강제로 서명해야 했다.

‘도덕적 타락’을 이유로 한 임의 체포와 구금

탈레반이 운영하는 구금시설의 내부고발자 4명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탈레반의 차별적인 정책을 사소하게 위반한 것만으로 여성을 체포하고 구금하는 경우가 더욱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면, 마흐람(mahram, 남성 보호자)이 없거나 마흐람 자격이 없는 남성과는 공공장소에 나타날 수 없다는 규정 같은 것이다. 체포된 사람들은 보통 ‘도덕적 타락’이라는 모호한 ‘범죄’ 혐의를 받는다.

한 교도소 직원은 이렇게 설명했다. “아이들을 커피숍에 데리고 오거나 여성이 마흐람과 함께 있지 않으면 체포당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는 이런 사례로는 감옥에 오지 않았는데… 매달 그 숫자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2022년 구금되었던 한 대학생은 마흐람 제한 조치와 관련된 혐의로 체포된 후 협박과 폭행을 당했다고 국제앰네스티에 밝혔다.
이 대학생은 탈레반 단원들이 “내게 전기충격을 가하기 시작했는데… 어깨, 얼굴, 목, 사방을 공격했습니다. 그들은 나를 창녀라고 욕했고… 총을 든 사람이 ‘죽여버릴 거다, 네 시체는 발견되지도 못할 거다’라고 말했습니다”라고 전했다.

내부고발자들은 이전까지 쉼터에 거주하거나 탈레반 점령 이후 학대를 피하려던 성폭력 생존자들이 지금은 구금 시설에 수감되어 있다고 밝혔다. 직원 중 한 명은 이렇게 말했다. “어떤 사람들은 탈레반에 직접 연락해서, ‘쉼터가 어디죠?’라고 물었습니다. 탈레반에는 장소가 없어서, 이들은 결국 감옥에 갇혔습니다.”
이 여성들은 독방 구금, 폭행 및 다른 형태의 고문을 당했고, 밀집된 인구와 식량, 물 부족, 겨울 난방 부족과 같은 비인도적인 환경을 강제로 견뎌야 했다.

아동 결혼, 조혼, 강제 결혼

아프가니스탄에서 활동 중인 국내 및 국제 단체, 현지 활동가 및 그 밖의 전문가들이 확증한 국제앰네스티 조사 결과에 따르면 탈레반 통치하의 아프가니스탄에서 아동결혼, 조혼, 강제결혼 비율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 급증하게 된 핵심 요소로는 경제적 및 인도적 위기, 여성의 교육 및 취업 가능성 부족, 탈레반 단원과의 결혼을 강제하는 가족, 자신과의 결혼을 강요하는 탈레반 단원 등이 해당한다.

아동결혼, 조혼, 강제결혼 문제에 관해 활동하고 있는 단체인 투 영 투 웨드(Too Young to Wed)의 스테파니 싱클레어(Stephanie Sinclair) 대표는 이렇게 설명했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은 아동결혼이 발생하기 가장 좋은 최악의 상황입니다. 가부장적인 정권에 전쟁, 가난, 가뭄, 여자아이의 학교교육 금지, 이 모든 요소가 뒤섞여 있습니다. 아동 결혼률이 치솟을 거라는 건 모두가 알고 있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중부 지역 출신의 35세 코르쉬드는 경제적 위기 때문에 2021년 9월, ‘신부값’으로 60,000 아프가니스(약 670달러)를 받고 13세 딸을 30세 이웃과 결혼시킬 수밖에 없었다고 국제앰네스티에 전했다. 그녀는 딸의 결혼 이후 오히려 안심이 되었다며, “이제는 굶주리지 않을 거예요”라고 덧붙였다.

코르쉬드는 또 열 살인 딸도 결혼시킬지 고민 중이지만, 그러기가 주저된다고 했다. 이 딸이 나중에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주기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딸에게 공부를 더 시키고 싶어요. 읽고 쓸 줄 알고, 영어를 할 줄 알면 돈도 벌겠죠. 이 딸이 뭐라도 되어서 가족 생계에 보탬이 됐으면 좋겠어요. 물론 학교에서 여자아이를 받지 않으면, 결혼시킬 거예요.”

교육 접근성 부족

탈레반은 중학생 나이의 여자아이 대다수의 교육을 여전히 차단하고 있다. 여학생들은 2022년 3월 23일 다시 등교할 예정이었지만 이 약속은 오래가지 않았다. 같은 날, 탈레반은 여학생 교복에 관한 “기술적 문제”를 들며 여학생들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4개월이 지났지만 탈레반은 여전히 여자아이들의 교육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낭가르하르 주의 고등학교 교사인 25세 파티마는 국제앰네스티에 이렇게 말했다. “이 어린 여자아이들은 그저 미래를 갖고 싶었을 뿐인데, 지금은 미래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대학교 수준에서는 여학생에 대한 탈레반의 괴롭힘뿐만 아니라 학생의 행동과 의복, 기회에 대한 제한으로 여학생들이 제도적으로 불리해지는 안전하지 않은 환경이 만들어졌다. 다수의 여학생들이 이제는 학교에 나오지 않거나, 대학교에 아예 등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카불 대학교 학생인 21세 브리슈나는 국제앰네스티에 이렇게 말했다. “학교 밖에 있던 경비대가 우리에게 고함을 지르며 ‘옷과 스카프를 고쳐 입어라… 왜 발이 보이느냐?’고 말했습니다… 우리 과의 학과장이 강의실로 찾아와서 ‘조심해라, 우리가 지켜줄 수 있는 건 학교 건물 안에 있을 때뿐이다. 탈레반 단원들이 너희를 해치거나 괴롭히려 하면 우리가 막아주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국제사회의 책임

국제앰네스티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통해 제재 또는 이동 금지 조치를 적용하여 탈레반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부과하거나, 아프간 국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탈레반의 여성 대우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다른 형태의 영향력을 사용할 것을 국제사회에 촉구한다.

아녜스 칼라마르 사무총장은 “탈레반은 수백만 여성들의 인권을 의도적으로 박탈하고, 이들을 제도적 차별 속에 빠뜨리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행동하지 않는다면,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을 포기하는 일이 될 것이며, 전 세계의 인권을 저해하게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수신각 언론사 기자
발신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제목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의 '숨막히는 탄압으로 파괴되는 여성들의 삶' 신규 보고서 발표
날짜2022년 7월 27일
문서번호2022-보도-020
담당김신혜 언론홍보 담당자 (press@amnesty.pressca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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