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어김없이 수요시위는 열렸습니다.>
여러분 모두 알고 계시듯이 ‘위안부’ 할머니께서는 매주 수요일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여십니다. 일본이 할머니들께 행했던 모든 일에 대한 사죄와 책임을 묻고 계십니다. 그리고 지난 13일에도 어김없이 수요시위는 열렸습니다. 이날 진행된 978회 수요시위는 바로 국제앰네스티 대학생네트워크(이하 앰대)가 주관했습니다. 대학생 특유의 밝은 분위기가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로를 가득 매웠는데요. 앰대가 주관하는 이번 수요시위에 대해 액션 코디네이터 여지우(24)씨께 설명을 부탁드렸습니다.
수요시위를 주관하게 된 계기나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가 올해부터 앰대에서 코디를 맞게 되면서 전쟁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에 관련된 것들을 다루게 되었어요.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전쟁 시에 조직적으로 일어난 심각한 인권침해의 대표적인 예잖아요. 그래서 국가에 의한 개인에 대한 폭력인 동시에, 여성에 대한 억압이기도 한데요. 저와 여성문제에 관심이 있는 김매이 코디와 함께 ‘위안부’와 관련된 캠페인을 한 번 벌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지난달 앰대 정기모임에서 이와 관련하여 학습을 했구요. 공부를 했으니까 직접 캠페인을 한번 기약해보자고 해서 7월에 수요시위 주관을 하게 되었습니다.
<문선을 준비하는 앰대 여러분들>
앰대가 주관하는 이번 수요시위를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사실 대학생만 할 수 있는 특별한 것을 처음엔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요. 결국 저희가 하기로 한 것은 몸짓공연이에요. 조금 진부하죠? (웃음) 사실 이 행사를 준비하면서 수요시위에 몇 번 참관을 했어요. 다른 단체가 주관하는 것도 보고요. 저희처럼 어린 학생들이 춤이나 공연하는 것들을 하면 보시는 분들과 할머님들께서 매우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도 몸짓공연을 하게 되었어요. 저희는 이번 수요시위에서 ‘새물’이라는 곡에 맞춰서 안무합니다. 말 그대로 민중가요에 맞춰서 율동을 하는 건데요. 다같이 노래도 쉽게 따라 부르고 율동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사진
<이 날 다양한 피켓과 문구들이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 잡았습니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이 날 진행된 수요시위에는 앰대뿐만 아니라 경희대학교 학생들과 여성의 전화 등 여러 단체들이 참여하여 힘을 보탰습니다.
< 할머님들뿐만 아니라 저희 앰대도 이 ‘평화로’를 지키고 있다구요!>
<일본정부는 역사왜곡 중단하고 올바른 교육을 실시하라!>
경희대학교 학생 세 분이 여느 때처럼 ‘바위처럼’이라는 노래로 수요시위의 막을 올렸습니다. 여성의 전화에서는 ‘댄싱퀸’이라는 노래를 개사해서 안무와 함께 공연을 했습니다. 그리고 앰대의 김별샘씨와 김소현씨가 자유발언을 맡게 되었습니다. 어린 친구들이 기특하신지 할머님들께서는 두 분을 흐뭇하게 바라보셨습니다.
<자신이 1992년에 자신이 태어났고 수요시위보다도 나이가 적다며 자유발언을 시작하는 김소현씨>
또한 이 날 수요시위에는 좋은 소식이 함께 했습니다. ’위안부’ 문제는 단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지요. 대만, 필리핀 등 여러 국가에서 전쟁 중 피해 여성이 존재합니다. 이에 아시아연대회의를 올해 개최하게 되었는데요. 이 아시아연대회의에 ‘위안부’ 할머님들 10여분께서 참가하신다고 합니다. 얼마 전 일본에서 일어난 지진 때문에 행방불명 되셨다가 생존이 확인되신 송신도 할머님과 1984년 ‘위안부’임을 먼저 알리시고 태국으로 떠나신 노수복 할머님께서도 참여하신다고 하니, 정말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겠네요.
<길원옥 할머니! 저희가 힘이 되어 드릴게요!>
다양한 공연과 발언이 끝나고 드디어 앞의 순서가 끝나고 앰대가 문선공연을 할 차례가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공연을 하는 것이 약간은 떨리나 봅니다. 하지만 공연이 시작되자 여섯 분 모두 그 순간만큼은 즐기고 있었습니다. 할머님들께 힘이 되어드리고자 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정의가 실현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저희의 문선공연이 할머님들께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드릴 수 있다면!>
발언이 끝나고 성명서 낭독을 마지막으로 978차 수요시위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수요시위는 1992년 1월 8일 처음 시작돼 지금까지 계속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올 12월 14일에는1000회를 맞이 합니다. 이에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올 연말 ‘수요 집회’ 1000회를 기념해 주한일본대사관 앞에 평화비를 세울 예정이라는데요.
사실 수요시위가 1000회를 맞는다는 것은 결코 기쁜 일이 아닙니다. 다만 너무 슬픈 일지요. 할머니들께서는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무려 1000번씩이나 일본에게 사죄를 요구하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그들의 눈과 귀를 닫음으로써 묵묵부답의 일관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치 국제앰네스티가 그러하듯이, 오랫동안 지속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빨리 목표를 이루고 없어져야 하는 것이 바로 ‘위안부’ 할머니들의 수요시위입니다. 지난 20여년간 1000회에 걸친 수요시위와 할머니들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도록 많은 이들이 더욱 더 ‘위안부’ 문제에 주목하고 일본에게 책임을 촉구해야 할 것입니다. 이에 앰대가 할머니들께 조그만 힘이 되고자 합니다.
<국제앰네스티 대학생네트워크,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