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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LGBTI 2명 사망사건으로 연대 행진 개최

2021년 10월 18일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에서 시위하는 모습

2021년 10월 18일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에서 시위하는 모습

지난 10월 12일 브라티슬라바의 한 LGBTI 주점 앞에서 2명이 잔인하게 살해당한 사건을 계기로, 13일 수많은 인권 단체가 슬로바키아 LGBTI와 연대를 표하는 시위를 개최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연대 행진에 참여하고, 슬로바키아 정부에 이번 사건의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정당한 대우를 보장하고 슬로바키아의 LGBTI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시급히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

이번 시위는 브라티슬라바 중심에 위치한 슬로바키아 국민봉기 광장 SNP Square에서 17시에 개최됐다.

라도 슬로보다 국제앰네스티 슬로바키아 국장은 “누구도 자신의 정체성을 이유로 두려워하며 살아서는 안 된다. 그러나 슬로바키아의 LGBTI는 정치인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이 그들에 대한 유해한 고정관념과 잘못된 정보를 유포하는 동안 적개심과 혐오, 폭력적인 공격에 마주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유라이와 마투스의 유족들에게 진심 어린 애도를 전한다. 앰네스티는 LGBTI 연대 시위에 함께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0월 12일 밤, LGBTI 주점인 테플라렌Teplaren 앞에서 젊은 LGBTI 2명이 총에 맞아 사망했다. 이외에도 1명이 부상을 당했다. 용의자는 이후 숨진 채 발견됐다.

총을 쏜 용의자는 이들을 습격하기 전, LGBTI와 유대인에 대해 폭력적이고 차별적인 언어가 포함된 선언서를 발표했다. 이번 사건 이후 LGBTI 개인과 활동가들은 소셜미디어에서 자신들을 겨냥한 공격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고 알렸다. 그중에는 두 사람이 기차에서 습격을 당한 사례도 있었다. 프라이드 행진 주최자들 역시 위협을 받고 있다.

슬로바키아의 성소수자 인권 비영리단체인 이나코스트Inakost 대표이자 이번 시위 주최자 중 한 명인 마르틴 마코는 “SNP 광장에서는 유족들과 함께 유라이와 마투스를 기리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그와 동시에, 정부와 의회에 우리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며, LGBTI의 동등한 인권 보장을 위해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한다는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공공장소에서나 법적으로도 슬로바키아의 LGBTI는 충분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LGBTI의 삶을 한층 개선할 수 있는 파트너 동거 관련법이 최근 의회에서 무산되었다는 사실만 봐도 정치인들이 진보적인 개혁을 지지하기보다는 불평등의 강화를 선택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법률은 예를 들어 파트너의 의료 기록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거나, 파트너가 사망했을 때 상속 절차를 간편화하는 등의 역할을 해야 한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번 범죄 사건에 대해 철저하고 신속한 경찰 조사를 진행할 것과, 성소수자 및 유대인과 같은 표적 집단을 보호하기 위해 예방 조치를 취할 것을 정부에 촉구한다.

배경
슬로바키아에서는 법적으로 동성간의 결혼 및 시민결합이 아직 인정되지 않았다.

지난 4월, 슬로바키아 보건부는 젠더 평등적 의료서비스를 위한 절차 표준화 지침을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강제 불임 수술을 금지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전까지 불임 수술은 법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었음에도 다수의 의사들이 권장하거나 강제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러한 지침이 발표되면서 격렬한 반발이 일어났고, 일부 국회의원들이 차별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5월 18일, 해당 지침은 유예되었다.

10월 27일, 국제앰네스티는 전 세계 지지자들과 함께 슬로바키아 LGBTI와 연대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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