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인터뷰

2007 국제대의원회의 체험담, 오승민 회원

시선은 참 이기적입니다. 시선은 늘 익숙한 곳을 보기를 원합니다. 또 시선은 새로운 이것을 익숙함이라는 방패로 밀어내기 십상이죠.

저는 2007년 국제대의원총회(이하 ICM, International Council Meeting)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했습니다.

운송팀(Transport Team)에 소속되어, 각국 대표단들이 공항에서 회의장소 사이를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ICM 자원봉사활동을 시작하기 전 이틀에 걸쳐 교육기간을 가집니다. 교육기간 첫 번째 날, 자원봉사자 30여명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부르키나 파소, 레바논, 미국, 스위스, 대만 등 활동가들은 거의 전부 나라가 달랐습니다. 이 자리에서 제가 가장 먼저 느낄 수 있었던 것은

‘한국인의 시선’입니다. 한국인은 황색피부, 동질성에 익숙합니다. 피상적인 현상을 근거삼아 한국인의 이기심과 개인주의를 이야기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인의 시선, 그 기저에는 ‘우리’라는 동질성이 강하게 작용합니다. 그것을 떨쳐내고자 무진장 노력하는 저 자신을 보니 충격이었습니다.

교육기간이 끝나고 곧바로 자원봉사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팔 걷어붙이고 봉사활동에 열을 올리려는 순간, 자원봉사자 부 코디네이터인 페더리코(Federico) 씨가 저를 붙잡고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당신은 열심히 일해야 할 책임도 있지만, 국제대의원총회의 일원으로 열심히 즐길 책임도 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던 ‘자원봉사자의 시선’은 참가자의 뒤에서 열심히 뛰어만 다니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익숙해져가는 시선은 달랐습니다. 모든 참가자가 같은 위치에 서 있습니다. 매일 밤 파티에서는 자원봉사자, 스텝, 호텔직원, 대표단이 모두 그냥 어우러져 즐깁니다. 심지어 마지막 날 행사에서는 모든 분들이 주인공이 되어 마무리 지었습니다.

이 속에서 다만 각자의 역할이 다를 뿐입니다. 저는 이 새로운 ‘자원봉사자의 시선’에서 좀 더 자원봉사자의 역할을 명확히 할 수 있었습니다.

국제앰네스티의 국제대의원회의(ICM)은 국제운동에 있어서 최고의사결정기구입니다. 의사결정이란 다양한 의견을 하나의 합의된 의견으로 수렴하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극과 극의 의견 차이는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ICM에서 모든 대표단은 ‘인권 보호와 향상’을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믿음 아래 ‘국제앰네스티의 시선’은 아무리 극과 극의 대립일지라도 ‘합의된 의견

(Consensus)’을 위해 듣고 말하고, 그리고 배려하고 존중하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저에게 익숙한 시선은 ‘내 주장은 옳고, 당신의 주장은

틀렸습니다. 그래서 당신은 적입니다.’라는 것입니다.

2007 ICM 주제는 ‘One Amnesty’입니다. 하나의 국제앰네스티. 개인적으로 저는 이것이 모든 것을 하나로 동일하게 만들자는 의미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의견, 다양한 시선을 보고 듣고, 그리고 함께 느끼면서 우리의 틀을 더 넓혀가자는 의미입니다.

다양함을 마음껏 그릴 수 있는 하나의 커다란 도화지를 만들어 가는 것, 그것이 ‘One Amensty’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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