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인권 현황
코로나19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갈 것으로 기대했으나, 2022년은 분쟁으로 인한 참혹한 비극이 이어진 한 해였습니다. 또한, 팬데믹의 영향으로 인한 경제위기, 기후변화 등이 불평등을 심화시켰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정부 당국은 보편적 자유를 계속해서 가혹하게 탄압했습니다. 가장 소외된 집단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세계 인권 상황과 관련해 국제사회가 인권 및 보편적 가치의 일괄 적용과 관련하여 제대로 결속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세계 각지에서는 인권에 대한 뚜렷한 이중 잣대가 존재하고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대해 보여준 강경한 대응에 비해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 일부 동맹국의 중대한 인권침해에는 개탄스러울 정도로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았습니다. 이로 인해 중국과 같은 국가들을 더욱 대담하게 만들었다고 보고서는 비판하고 있습니다.
전쟁범죄와 반인도적 범죄의 자행
세계 각지에서는 분쟁이 새로 시작되거나 재발되었고, 장기화되기도 했습니다. 유럽에서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고, 민간인을 대상으로 초법적 처형 및 무차별 공격을 자행했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의 충돌로 인한 위법적 공격으로 인한 많은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고, 아프가니스탄에서는 탈레반 정권으로 인한 전쟁범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2년 3월 4일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 이르핀에서 한 여성이 포격으로 파괴되어 불타고 있는 집 앞에서 망연자실해 있다.

2022년 5월 26일 가자지구 사람들이 요르단 강 서안 북부 제닌 캠프에서 이스라엘군 작전을 취재하던 중 이스라엘군에 피살된 팔레스타인 알자지라 기자 시린 아부 아클레(Shireen Abu Akleh)를 기리는 철야집회 중 촛불을 켜고 있다.
세계인권선언은 75년 전, 제2차 세계대전의 잿더미 속에서 처음 탄생했다. 모든 사람은 인권과 기본적인 자유를 가진다는 보편적 인식이 그 핵심이었다. 세계적인 역학 관계가 혼란에 빠진 상황이지만, 그 과정에서 인권이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 세계가 더욱 불안정하고 위험한 환경 속에서 헤맬 때, 인권이 길잡이가 되어야 한다. 러시아의 침략전쟁이 미래에 대해 보여준 것이 있다면, ‘효과적이고 일관적인 규칙 기반의 국제 질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모든 국가는 모든 지역에서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새로운 규칙 기반 질서를 마련하기 위해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 아녜스 칼라마르Agnès Callamard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
기후재난의 증가와 경제, 사회적 권리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에 국가부채, 분쟁, 기후변화가 겹치며 생활물가가 급등하고 식량 불안정이 심화되었습니다. 기후 위기로 인해 홍수, 가뭄, 폭염, 산불로 사망자가 발생하고, 집과 생계수단이 사라졌습니다. 기온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글로벌 협력은 효과적이지 않았으며, 각국은 모든 화석연료의 단계적 사용 중단에 필수적인 약속을 이끌어내는데 실패했습니다.

2022년 2월 19일 아르헨티나 코리엔테스에서 발생한 들불로 숲과 야생동물이 희생되었다. 현지 주민들이 소방관과 자원봉사자들이 불길을 잡으려고 애쓰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국가차원에서의 권리 보호 후퇴
미국 연방대법원은 임신중지에 대한 헌법적 보호를 폐기했고,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여성들의 교육 권리가 박탈되었습니다. 이란에서는 히잡 착용으로 인한 전국적인 시위가 발생해 많은 여성, 소녀들이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또, 집회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가 급속도로 악화하였습니다. 러시아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했다는 이유만으로 미디어들이 기소되거나 폐쇄조치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전 세계에서 평화적 시위를 벌이던 많은 집회시위 참가자들을 각종 무기에 맞서야 했습니다.
아시아 태평양 인권 현황
아시아 태평양 지역 인권 상황에서는 희미하지만 희망의 빛이 보였습니다. 몇몇 국가에서는 여성 및 LGBTI의 권리의 진전이 있었고, 파키스탄에서는 고문을 범죄화하는 새로운 법이 도입되었으며, 파푸아뉴기니에서는 사형제가 폐지되었습니다. 그러나 전반적인 상황은 여전히 암울했습니다.
경제위기로 인한 경제적, 사회적 권리의 악영향
경제위기는 기본적 생활수준, 건강에 대한 권리를 포함한 인권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스리랑카와 라오스는 높은 물가상승률로 인해 시민들이 감당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경제 위기 악순환이 계속되어 전체 인구의 97%가 빈곤에 빠졌으며, 탈레반은 여성을 위한 NGO의 근무까지 금지하여 여성의 생계수단은 더욱 제한되었습니다.
표현 및 집회의 자유에 대한 위협
아프가니스탄,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필리핀 등에서는 언론의 자유에 대한 공격이 지속되었습니다. 중국에서는 국내 온라인 검열 및 감시가 확대되었고, 미얀마 군사정권 또한 온라인 및 오프라인 감시를 강화하고 정보에 대한 권리를 제한했습니다.
또한 각국 정부가 반대세력을 탄압하며, 스리랑카, 파키스탄, 중국 태국 등에서는 강제 해산, 자의적 체포와 구금, 과도한 물리력으로 인한 피해들이 발생하였습니다.

2022년 5월 16일 미얀마 양곤에서 열린 반쿠데타 시위 도중 한 젊은 시위자가 연막탄을 들고 있다.

2023년 1월 30일 다수의 인권단체 회원들이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에스와티니 왕국(과거 스와질란드)의 인권 변호사 툴라니 마세코의 피살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툴라니 마세코(Thulani Maseko)는 에스와티니의 활동가로 당국에 대한 비판을 이어오다 자신의 집에서 신원 미상 공격자들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만연한 불처벌 및 전쟁범죄의 자행
유엔 인권이사회가 중국과 필리핀의 심각한 인권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국제법상 범죄의 책임자에 대한 처벌은 여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미얀마군과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지속적인 전쟁범죄가 자행되어 무많은 사람들이 살해되거나, 피해를 입었습니다.
여성과 소녀, LGBTI의 권리
중국, 인도네시아, 파푸아뉴기니 등 일부 국가에서는 여성 및 소녀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법이 도입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태 지역의 여성 및 소녀들은 여전히 체계적 차별과 폭력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공적 생활 공간에서의 권리와 자유를 제약하는 새 명령들이 시행되었고, 네팔에서는 여전히 여성에게 동등한 시민권이 부여되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 싱가포르, 대만 등 몇몇 국가에서는 LGBTI 권리의 법적 인정을 향한 조치가 일부 이루어지지만, 남아시아의 LGBTI는 여전히 가장 큰 위협을 받았습니다.

2023년 1월 10일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한 거리에 “아프간 여성들은 더 이상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쓰인 여성들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2022년 6월 26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프라이드 행진에서 한 참가자가 무지개 깃발을 두르고 전경들을 마주하고 있다. 터키 경찰은 이스탄불에서 프라이드 행진에 강제로 개입해 수십 명의 시위대와 사진 기자를 구금했다.
국가별 인권 현황
대한민국(한국)

2022년 4월 15일 국회 앞에서 국제앰네스티 회원 및 지지자들이 자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모습
- 한국 정부는 2030년까지 석탄 사용의 단계적 중단을 위한 명확한 계획을 제시하지 않았으며 2022년에도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은 계속되었습니다.
- 동성 배우자 건강보험 피부양자 고등법원 승소, 트랜스젠더 성별 정정에 대한 판례 변경 등 LGBTI의 권리 보호를 위한 작은 움직임이 사법부에 의해 진행되었습니다.
- 차별금지법 제정과 관련하여 발의된 법안은 여전히 통과되지 못했고, 정부는 조직 개편 방안의 일환으로 여성가족부 폐지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 장애인 권리 단체는 장애인권리예산 요구 및 이동권 보장 촉구를 위해 지하철에서 수차례 시위를 벌였으나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들의 요구를 무시했습니다.
- 이태원에서 할로윈 행사 중 발생한 군중 압사 사고로 150명 넘게 사망함에 따라 재난 대응 및 군중 통제 조치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었습니다.
- 여성과 소녀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폭력이 만연함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자원을 줄였습니다.
조선민주의인민공화국(북한)
- 3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북한에서 반인도범죄가 자행되었다고 볼 만한 합당한 근거가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 코로나19를 이유로 3년간 국경을 폐쇄하고 여러 지역에서 일시적 격리와 이동 통제를 이어 갔습니다. 이로 인해 사람들의 외부 정보 접근은 더욱 제한되었습니다.
- 8월 당국은 코로나19 국내 완전 종식을 주장하며 ‘승리’를 선언했지만, 대중을 대상으로 백신이 접종되었다는 증거는 없었고, 의심 사례가 계속해서 나타났습니다.
- 인구의 40% 이상이 영양 결핍 상태로 인도적 지원이 필요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만성 영양실조로 고통받았고, 소외 계층은 심각한 식량부족에 직면했습니다.
- 아동을 포함한 사람들은 강제노동의 대상이 되었으며, 많은 이들이 국가에 의해 강제로 직장에 배치되었습니다.
- 정치범 수용소는 계속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피구금자들이 고문이나 학대를 당했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 국문, 영문 연례인권보고서를 자세히 보고 다운로드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