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4 기후정의파업에 참여한 국제앰네스티 회원, 지지자들과 캠페이너들
유지연,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기후정의 캠페이너
지난 4월 14일 금요일 기후정의에 연대하는 모든 마음들이 학업, 돌봄, 가사노동, 근무에서 파업하고 세종시 정부청사에 모였다. 국제앰네스티의 회원, 지지자들도 벌써부터 뜨거운 4월의 볕 아래에서 촘촘히 모여있는 정부청사를 돌며 정의로운 전환과 생태 학살 중지를 외치고 콘크리트 바닥에 분필로 기후정의 촉구 메시지를 적는 직접행동을 했다.
한국 정부는 2020년 10월,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음에도 탄소 저감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보다는 기후위기를 초래하는 각종 산업과 화석연료에 관대함을 보이고 있다. 많은 이들이 정부의 이런 모순적인 행보를 보며 다리에 힘이 쭉 빠지는 듯한 경험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집회와 행진에 대한 회의를 느낄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나는 도로를 점령한 각종 깃발과 박스를 재활용해 만든 색색깔의 피켓을 보면 목표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 오히려 더 또렷히 보인다. 정부의 행보와는 별개로 우리는 원하는 기후 미래를 만들 수 있을 때 까지 계속 우리의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액티비즘의 단면은 단일 색깔이 아니다. 나는 이상 기후를 피부로 느끼다가도 일상의 편의와 편리를 택하며 좌절하기도 한다. 또 어떤 날은 정부의 행적에 실망하고 소진되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날에는 기후정의를 위해 기꺼이 각각의 일상을 멈추고 모인 사람들이 건네주는 비타민 음료를 마시며 뚜벅뚜벅 행진해 나갈 힘을 얻는다.
액티비즘이 완벽할 필요는 없다. 변화가 느리게 일어나는 만큼 꾸준히 내 자리에서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하면 된다. 어떤 이는 그게 교내 동아리 활동일 수도 있고, 어떤 이에게는 느슨한 채식 혹은 끗발 나는 재활용일 수도 있다. 하다가 지치면 잠시 쉬었다가 다시 해도 되고 다른 방법을 강구해 봐도 된다. 인생은 버티는 것이라는 명언처럼 버티면 된다. 하지만 버티다 피곤해질 때는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거리에 나오며 그들에게 기댈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기꺼이 시간과 마음을 내어 가깝고 먼 곳에서 와주신 많은 분들, 정말 반가웠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함께 행진 하지는 못했어도 인사와 응원을 나눌 수 있어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앞으로도 계속 서로에게 힘과 연대를 나눠갑시다. 그럼 거리에서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