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의 과정, 어떻게 콘텐츠가 되었을까?
1. 퍼포먼스로 시작한 콘텐츠
— 혼인평등을 촉구하는 캠페인 〈내 친구의 결혼식: 그냥 결혼이야 Just Marriage〉이하 〈그냥 결혼이야 Just Marriage〉를 론칭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커뮤니케이션팀장 신한나 이하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멤버의 경우 소속은 생략 올해는 혼인평등에 대한 논의가 한국에서도 활발하게 진행되었어요. 지난 2월 고등법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동성 배우자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라고 최초로 판결하였고, 이 판결은 한국의 혼인평등에 한 걸음 다가서는 중요한 결정이 되었습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도 이 결정을 환영하며, ‘굿뉴스’로 전 세계에 알리기도 했어요. 5월 말에는 한국 최초로 혼인평등법안이 정의당의 장혜영 의원 주도로 발의되기도 했고요. 대중의 40% 정도가 동성결혼에 동의한다는 여론조사도 나왔습니다. 이런 사회적 지지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고등법원의 판결에 항소하는 등 반발도 계속되고 있어요. 국제앰네스티는 혼인평등과 가족구성권을 법적으로 보장하는 것은 차별을 끝내기 위한 중요한 단계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차별을 바로잡고 모든 시민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더 많은 지지자를 확보하고 또 보여주기 위해 이번 캠페인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누구든, 원한다면 결혼할 수 있어야 하니까요. (웃음)

— ‘그냥 결혼이야 Just Marriage’라는 슬로건은 어떻게 정했어요? 어떤 뉘앙스를 풍기는 슬로건을 정하려고 했나요.
커뮤니케이션팀 파트너십 담당 손성진 혼인 제도 앞에서 모두가 동등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어요. 당사자와 대중 모두 이해하기도 기억하기도 쉬운 슬로건이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가능하면 한글 슬로건이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동성간 결혼도 다르지 않고, 동일하다. 특별한 게 아니고 그냥 결혼이다.’라는 의미를 전달하고 싶어서 동료들과 여러 차례 워크숍을 거쳤어요. 그 결과 ‘그냥 결혼이야!’라는 한글 슬로건이 탄생했습니다. 영문 ‘Just Marriage’도 동일한 의미인데, 거기에 영어 단어 ‘Just’가 가지는 중의적인 의미를 더했어요. 영어 Just에는 ‘그냥’이라는 의미 외 ‘공정한’이라는 의미도 있거든요. 혼인 제도 앞에서 우리는 모두 ‘공정하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누구든, 원한다면 결혼할 수 있어야 하니까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커뮤니케이션팀장 신한나
— 이번 캠페인은 지난 7월 1일 서울퀴어퍼레이드에서의 행진으로 시작했습니다. 결혼식 행진을 떠오르게 하는 퍼포먼스였어요.
캠페이너 자아 퀴어퍼레이드는 모두의 다양성을 축복하고 맘껏 즐기는 행사인 만큼, 왁자지껄한 결혼 행진이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에 “그냥, 결혼이야!”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함께 행진할 수 있는 당사자 커플을 섭외해, 4km에 달하는 긴 웨딩마치를 연출해 보기로 했습니다. 마침 동선이 이러한 기획에 잘 어울리기도 했어요. 서울시청은 올해 서울퀴어퍼레이드에 광장을 내어주길 거부한 장소이자 혼인신고를 하는 곳이라는 상징성이 있는 곳이고, 명동성당은 예비부부에게 결혼식을 올릴 장소로 인기 있는 공간 중 하나잖아요. 두 곳을 지나가는 동선인 만큼, 그 부근에선 멈춰 서서 부케를 던지는 액션을 기획하기도 했어요. 50여 명의 앰네스티 캠페이너와 지지자들도 풍선을 들고 비눗방울을 불며 행진했습니다. 행진에 참여한 김규진·김세연 부부, 유튜브 망원댁TV의 킴·백팩 커플과는 미리 명동성당 앞에서 만나서 특별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 김규진·김세연 부부, 킴·백팩 커플과는 어떻게 함께하게 됐나요.
캠페인팀장 양은선 유튜버 망고댁TV를 운영하는 킴·백팩 커플은 국제앰네스티와 여러 번 협업해 왔어요. 지난해 ‘미워해도소용없어’ 캠페인, 싱어송라이터 안예은과 협업한 한국지부 50주년 뮤직비디오 〈우리, 여기〉, 2022 국제앰네스티 편지쓰기 캠페인(Write for Right) MC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셨죠. 김규진·김세연 부부의 경우, 개인적으로 규진 님의 트위터를 오래 봐 오다가 이번 기회로 처음 연락해 제안을 드리게 됐고요. 다행히 두 커플 모두 흔쾌히 함께하겠다고 빠르게 답해 주셨습니다.
— 김규진 님은 서울퀴어퍼레이드 하루 전에 임신 사실을 공개하셨어요. 관련 기사가 많이 보도됐죠.
규진 님께서 답변을 주시면서 상의할 이야기가 있다고 하시더군요. 그러면서 ‘제가 만삭이에요’ 덧붙이셨는데, 그 멋짐과 교차성의 한복판을 느끼면서 온몸이 찌릿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웃음) 규진 님은 본인의 임신 소식을 일간지 〈한겨레〉 인터뷰를 통해 퀴어퍼레이드 하루 전에 공개할 예정이었어요. 저희에게는 미리 귀뜸해주셨는데요, 모든 타이밍이 신기할 따름이었습니다. 사전 미팅을 통해 두 커플과 담당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의상과 동선, 퍼포먼스 등을 논의했어요. 특히 임신한 규진 님의 건강 상태, 비와 폭염 모두가 걱정이었던 당일 날씨에 따른 대응, 새롭게 시도하는 을지로 행진 동선 등 모든 것이 변수라 가능한 시나리오를 여럿 만들고 상의했던 기억이 납니다.
— 김규진·김세연 부부에게는 2019년 치른 결혼식을 떠오르게 하는 경험이기도 했을 것 같습니다.
규진 님과 세연 님이 들려주신 이야기에서 행사 관련 영감을 여럿 얻었습니다. 일례로 ‘실제로 결혼한 커플이 결혼식 행진을 마치고 부케를 던진다’라는 콘셉트로 부케 퍼포먼스를 펼쳤는데요. 이 퍼포먼스를 위해 부케를 네 개 준비하게 된 것도 두 분의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에요. 2019년 두 분의 결혼식 당시 규진 님과 세연 님 모두 부케를 들었다고 하시더라고요.
2. ‘한국’의 혼인평등을 위한 캠페인이기에
— 캠페인의 전체 콘셉트에 대해 들려주세요. 어떤 아이디어가 어떻게 발전해 나갔나요?
캠페인팀장 양은선 동성 커플의 결혼도 이성 커플의 결혼과 다르지 않은 평범한 결혼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결혼식의 모든 과정이 캠페인에 녹아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7월 1일 서울 퀴어퍼레이드에서 펼친 결혼식 행진이 그 시작이었어요. 오는 7월 28일 론칭하는 〈내 친구의 결혼식: 그냥 결혼이야 Just Marriage〉 디지털 캠페인은 결혼식의 본식을, 10월 중순에 진행할 오프라인 행사는 피로연을 콘셉트로 잡았어요. 결혼식의 전 과정을 콘셉트로 기획했죠.
특히 이번 캠페인은 ‘한국’의 혼인평등 실현을 위한 캠페인이기 때문에 한국 전통 혼례의 이미지에서 많은 모티프를 얻었습니다. 커다란 화환 패널을 제작해 퀴어퍼레이드 부스에 배치했던 것은 그 일환이에요. 앞으로 진행할 디지털 및 오프라인 행사에서도 전통 혼례의 느낌을 자아내려 합니다. 또 캠페인의 메인 컬러인 분홍색을 강조하기 위해서 티셔츠와 에코백 등에도 밝고 따뜻한 분위기의 분홍색을 사용했습니다.
— 밝고 따뜻한 분홍색이 캠페인과 잘 어울립니다. 이 색을 캠페인 메인 컬러로 삼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커뮤니케이션팀 파트너십 담당 손성진 이하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멤버의 경우 소속은 생략 핑크는 LGBTI 커뮤니티의 자긍심을 상징하는 컬러예요. 역사적 배경이 있습니다. 분홍색 역삼각형pink inverted triangle은 나치의 홀로코스트와 관련이 있어요. 2차 세계대전을 전후로 수많은 동성애자 나치의 강제수용소에서 핍박을 당했죠. 1937년과 1938년에 강제수용소로 끌려간 동성애자의 수만 해도 2만 5천 명에 육박했고, 1942년에는 히틀러가 동성애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사형으로까지 높이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수용소에서는 수감자를 각기 다른 표식으로 분류했어요. 일반 수감자에겐 녹색 역삼각형, 정치범에겐 빨간색 역삼각형, 유대인에게는 두 개의 노란색 역삼각형을 겹쳐 만든 다윗의 별 모양, 그리고 동성애자에게는 분홍색 역삼각형의 표식을 붙였죠. 유대인인 동시에 동성애자인 수감자는 노란색 역삼각형과 분홍색 역삼각형을 겹친 표식을 달고 있었는데, 이들이 수용소 안의 거의 최하위 계급이나 마찬가지였다고 해요.
1970년대부터 이 분홍색 역삼각형은 LGBTI 해방운동과 밀접한 관련을 맺게 됩니다. 동성애자 억압의 상징이었던 표식을 동성애자들 스스로 자신들의 존재를 드러내고,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차별의 역사를 보여주기 위해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죠.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이번 혼인평등 캠페인을 열며 이들을 떠올렸어요. 1970년대, 자신의 존재를 용감하게 드러내며 세상의 편견과 싸워 온 모두를 생각하면서 핑크를 캠페인 메인 컬러로 정했습니다.
자신의 존재를 용감하게 드러내며 세상의 편견과 싸워 온 모두를 생각하면서
핑크를 캠페인 메인 컬러로 정했습니다.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커뮤니케이션팀 파트너십 담당 손성진
— 슬로건을 표현한 서체는 구름처럼 몽글몽글한 형태예요. 이런 형태로 디자인하게 된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오늘의 풍경 신인아 대표 ‘그냥 결혼이야’라는 문구의 가볍고 캐주얼한 느낌을 잘 전달하고 싶었어요. LGBTI 커뮤니티를 상징하는 것이 무지개잖아요. 무지개가 있다면, 그 옆에 항상 함께하는 것이 구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무지개의 파트너처럼요. 하늘의 구름을 떠올리며 몽글몽글하고 폭신폭신한 느낌이 나는 모양으로 레터링을 진행했어요. 결혼이 갖고 있는 달콤함이나 환상적이고 행복한 이미지를 담되, 신나고 캐주얼하면서 축제 같은 분위기를 전달하고자 했어요.
— 이번 행진을 위한 굿즈로 에코백과 티셔츠를 준비했어요. 티셔츠를 맞춰 입은 행진 참여자들은 마치 하객룩을 입은 사람들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커뮤니케이션팀 파트너십 담당 손성진 일상에서 쉽게 쓸 수 있어서 캠페인을 가시화할 수 있는 아이템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한 번 쓰고 버리는 물건보다는 곁에 오래 둘 수 있는 아이템이요. 혼인평등이 올해 안에 급속도로 이루어지긴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오래 남을 물건을 굿즈로 기획하게 됐어요. 굿즈를 볼 때마다 혼인평등 캠페인을 기억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요. 또, 퀴어퍼레이드에 오신 LGBTI 당사자와 엘라이분들이 캠페인 가방을 들고, 캠페인 티셔츠를 입고, 슬로건이 적힌 부채를 흔들며 “이것 봐, 이건 그냥 결혼이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야. 별거 없어!’’라고 온몸으로 이야기하는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3. 행진, 본식, 피로연!
— 결혼 행진 퍼포먼스에 수많은 이목이 쏠렸었죠. 예상치 못했거나 특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었다면요.
캠페이너 자아 퍼레이드에 참여한 모든 분이 멋지게 차려입은 날인 만큼, 본격적인 행진 전에 명동성당 앞에서 커플들의 특별 기념사진을 찍기로 했습니다. 34도가 넘는 푹푹 찌는 날씨였지만 꽃가루를 뿌리고, 부케를 던지는 액션을 하며 새어 나오는 웃음에 사진가와 커플들, 활동가들 모두 깔깔 웃으며 즐거운 촬영을 이어 나가고 있었는데요, 명동성당 관계자가 나와 사전에 허락받지 않은 촬영은 불가하다고 촬영을 제지했습니다. 저희가 있던 계단 초입에서 나가 달라는 요구와 함께, 보도블록의 경계를 정확히 가리키며 “저 경계선 밖에서부터 촬영이 가능하다”라고 말했죠. 촬영을 진행한 사진가님은 다른 이성 커플들의 웨딩 스냅샷을 명동성당 여기저기에서 촬영한 경험이 있는 분이기도 했고, 그 상황이 사실 부당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규진 님의 임신 소식을 알리는 기사가 퍼레이드 전날 공개되었는데요, 그 기사에는 저희가 명동성당을 거쳐 행진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었어요. 그 내용을 확인한 성당 측에서 이미 확인 요청도 들어왔던 터라, 그들이 어떤 의미로든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음이 분명했어요.
— 보도블록의 경계를 짚었다는 것이 의미심장해요. 그날은 매우 무더웠는데요, 그 후에도 촬영을 이어 나갔나요?
그늘 한 점 없는 태양 아래에서 대기하던 만삭의 규진 님이 걱정되기도 했고, 더위에도 웃음을 잃지 않은 채 사진을 찍던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았어요. 보도블록 경계 밖에서 멀어진 성당을 배경으로 촬영을 이어가기로 했죠. 그런데 길을 지나던 연세 지긋한 노신사께서 킴과 백팩 커플이 촬영하는 모습을 보시고는 다가와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물으셨어요. 순간 다소 방어적인 자세로 간단히 설명을 해드렸는데, 본인이 부케를 받아봐도 되는지 물어보시는 거예요! 게다가 본인이 부케를 받는 모습을 찍어 달라며 휴대전화를 건네시는 게 아니겠어요? 괜히 긴장했던 마음을 쓸어내리는 한편, 놀랍고 따뜻한 기분으로 부케를 던지면서 촬영했던 기억이 남습니다.

— 이번 캠페인에 〈어떤만화〉 〈골목방랑기〉 등의 만화로 큰 사랑을 받은 000 작가도 참여한다고요.
000 작가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50주년 기념 〈앰네스티 에디션〉에도 참여하신 적이 있어요. 이번에는 캐릭터 디자인 작업에 함께해 주셨습니다.
— 7월 1일 첫발을 내디뎠으니 〈그냥 결혼이야 Just Marriage〉 캠페인은 이제 막 시작한 셈입니다. 이 캠페인을 어떻게 이어가려 해요?
커뮤니케이션팀 디지털 담당 김대준 서울 퀴어퍼레이드에서의 결혼식 행진 퍼포먼스로 시작했으니, 이제는 본격적으로 본식을 진행해야겠죠. 본식 격 행사를 온라인에서 진행하려 합니다. 7월 28일 〈내 친구의 결혼식: 그냥 결혼이야 Just Marriage〉 디지털 캠페인을 론칭합니다. 가상의 동성 부부 ‘레인’과 ‘보우’의 결혼식에 캠페인 참여자가 하객으로 참여하는 캠페인인데요. 참여자들은 자신만의 하객 캐릭터를 꾸미고 이를 소셜미디어에 공유할 수 있어요. 앨라이와 당사자들이 혼인평등을 지지하고 촉구하는 메시지를 알릴 수 있죠. 오는 10월 중순에는 캠페인의 마지막 행사로 오프라인에서 피로연을 진행할 계획이에요. 캠페인에 참여한 분 대상으로 답례품 콘셉트의 선물을 드리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 이 캠페인으로 성취하고 싶은 소망이 있다면요.
커뮤니케이션팀 디지털 담당 김대준 결혼은 모두가 꼭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누구나 선택할 수 있는 영역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되려면 법이 제정되어야 합니다. 실질적으로 혼인평등법이 제정되기 위해서는 많은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중 가장 첫 단계가 혼인평등이 우리 사회에 필요하다는 사실을 많은 분이 인지하게 되는 것 아닐까요? 이번 캠페인은 혼인평등이 무엇이고 혼인평등이 실현되지 않는 것이 왜 인권과 평등의 문제로 연결되는지 이해하는 분이 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했습니다. 이 캠페인이 가까운 미래에 실현될 혼인평등에 조금이나마 기여를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결혼은 모두가 꼭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누구나 선택할 수 있는 영역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커뮤니케이션팀 디지털 담당 김대준
— 얼마 전 네팔 대법원이 성소수자 커플의 결혼을 잠정 허용해 화제가 되었습니다. 아시아 국가 역시 인권에 대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모습인데요, 아직 국내 상황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지금 이 시기에 이 캠페인을 선보이려 했던 이유가 분명하겠지요.
캠페이너 자아 지난 6월 28일, 네팔 대법원은 모든 동성결혼을 합법적으로 등록해야 한다는 역사적인 판결을 내렸죠. 대법원은 새로운 법적 틀이 도입될 때까지 동성 커플을 위한 별도의 혼인 등기를 설치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흥미롭게도 대법원이 네팔 정부에 동성 결혼을 인정하고, 합법화를 위한 법률 준비 위원회를 꾸릴 것을 최초로 지시한 때가 바로 2007년이에요. 한국에 차별금지법이 최초 발의된 해이기도 하죠. 16년째 이 법 통과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게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등을 이유로 한 차별금지’ 조항이라는 분한 사실은 공공연한 현실입니다. 혼인 또한 누구와 누가 결합하느냐는 문제가 아니라, 평등의 문제로 다뤄져야 합니다. 차별적인 조건에 따라 누구는 할 수 있고, 누구는 할 수 없는 것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마음으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외치던 목소리와 같은 목소리로 혼인평등을 외쳐보려 합니다. 이번 캠페인은 거기서 비롯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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