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인터뷰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 앰네스티와 함께하는 사람들

ⓒ Amnesty International / Reuben Steains

작년말 미국 대선에서 히스패닉계의 표를 얻기 위한 오바마의 히든카드는 불법체류자들의 선별규제 관련 조항의 개선이었다. 불법체류 벌금납부와 같은 조건을 충족하면 추후에는 시민권까지 받을 수 있게 만들겠다는 그의 제안은 히스패닉계 유권자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었다.

자신이 태어날 나라를 정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단지 그 나라에 태어났다는 이유로 가난에 허덕인다면, 국민들의 삶의 보장해 줄 정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난을 탈출하기 위해 유일하게 주어진 기회가 이웃 나라로의 불법입국이라면 과연 우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가난을 피해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불법으로 미국 국경을 넘는 라틴아메리카인들은 2011년을 기준으로 1,120만 명이나 된다. 이 많은 사람들은 새로운 땅에서 시작할 밝은 미래를 꿈꾸며 여정에 오르지만, 이들을 기다리는 건 납치와 강간, 인신매매와 같은 고난들이다. 하지만 불법이민자의 신분으로는 멕시코나 미국의 공권력으로부터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한다. 이런 이유로 국경을 넘는 과정에서 범죄의 희생양이 되는 경우엔 실종이 되더라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소수자 중의 소수자들을 위한 인권보호는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운동이 존재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도 적을뿐더러 나아가 그들을 보호하는 일에 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장벽에 부딪히게 된다.
여기, 소외된 이들을 위해 자신의 재능을 기부한 배우가 있다. 우리에겐 체 게바라의 청년시절 이야기로 유명한 영화 ‘모터 싸이클 다이어리’의 주인공인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이다. 불법이주민의 인권보호를 위해  단편영화 ‘The Invisible’을 만들기까지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이야기를 들어보자.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은…. (출처 : 씨네21)

2001년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에 노미네이트 되었던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영화 <아모레스 페로스>로 처음 세계 관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그는 장편데뷔작인 이 작품으로 실버 에어리얼 어워드(멕시코의 아카데미)와 시카고 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그 후 베르날은 둘도 없는 친구 디에고 루나와 함께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섹시한 로드무비 <이투마마>에 참여해, 두 배우는 나란히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 상을 수상한다. 2003년에 카를로스 카레라 감독의 <아마로 신부의 범죄>로 다시 한 번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모습을 보인다. 이 작품으로 멕시칸 비평가 협회 남우주연상과 시카고 비평가 협회의 가장 기대되는 신인상에 노미네이트되었다. 2004년, 베르날은 월터 살레스 감독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에서 젊은 체 게바라 역을 맡아 BAFTA 남우주연상 부분에 노미네이트 되었으며 모션 픽쳐 클럽에 의해 “내일의 남자스타”로 호명되기도 했다. 다음 해, 그는 스페인의 세계적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나쁜 교육>에서 여장남자 등 1인 3역의 강렬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2005년 그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와 <나쁜 교육> 두 개 작품으로 칸의 레드 카펫을 밟았다.베르날은 1978년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배우인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연기활동을 시작, <드 트리파스, 코라종>등 오스카에 노미네이트된 작품을 비롯 여러 편의 단편영화에 출연한 후, 17세에 유럽으로 여행을 떠나 2년 후 런던 중앙 드라마 스쿨 The Cetral School of Speech and Drama 의 첫 번째 남미학생이 되어 장학금을 받게된다. 2005년,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카의 “블러드 웨딩”으로 처음으로 런던 무대에 선다. 최근 윌리엄 허트와 함께 <더 킹>이라는 작품에 출연했으며 브래드 피트, 케이트 블랑쉣과 함께 출연한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바벨>이 개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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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엘 가르시아 베르날과 국제앰네스티의 인연은 2010년부터 시작되었다. 가난을 피해 불법으로 미국국경을 넘는 험난한 여정에 오른 라틴아메리카의 이주민들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Seaworld, Six Out of Ten, What Remains, ‘GOAL!’  이렇게 4개의 단편으로 구성된 영화 <The Invisibles>이 만들어졌다. 국제앰네스티 멕시코 지부의 캠페이너이자 영화제작에 참여한 Sarah Shebbeare 에 따르면, 멕시코 정부로부터 불법이주민들의 인권보장은 물론 범죄로부터 이들을 보호하는 적절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약속받았다고 했다. 


– 다음은 워싱턴 D.C 에서 있었던 미국 국영방송국과의 인터뷰를 번역한 내용입니다.

국경을 넘어: 멕시코 불법이주민들의 험난한 여정

Crossing Mexico: A Journey of Grave Perils – Written by Amy Ta/NPR

배우 겸 제작자 Gael Garcia Bernal ⓒMarc Silver

이주민, 특히나 불법이주민은 미국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문제 중 하나이다.

중앙 아메리카에서 출발해 미국 국경에 닿기까지는 멕시코를 지나가는 험난한 여정을 거쳐야 한다. 이 여정에 함께하는 많은 사람들은 마약상들로부터 강도를 당하거나 성범죄의 표적이 된다. 그게 아니면 강제로 납치되어 미국에 거주하는 가족들을 상대로 몸값을 받아내기 위한 실랑이가 벌어진다. 납치범들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때면 이들은 다른 이민자를 앞에서 죽임을 당한다.

이 이야기들은 멕시코 배우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이 제작한 단편영화 <The Invisibles> 의 한 부분이다. 그는 <모터싸이클 다이어리>와 <바벨>을 비롯한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으며, 2011년도에는 WOLA에서 주는 ‘2011 올해의 인권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The Invisible> 을 제작하게 된 계기

국제앰네스티에서 연락이 왔어요, 이민자들의 인권문제에 큰 관심을 보이며 함께 행동하길 원하더군요. 이를테면 영화를 만드는 것 말이에요 그리고 나서 국제앰네스티 측과 논의를 거쳐 영화제작에 착수했죠. 우린 재정을 비롯한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했어요. 심지어 이 영화를 어떻게 이어갈지에 대한 확실한 계획도 없었죠. 단지 뭔가를 계속 기록해야 했어요 그것도 될 수 있는 한 빨리 말이죠.

이민자 쉼터의 자원봉사자는 “멕시코 정부가 이민자들을 상대로 한 범죄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지만 당국이 수사는 물론 범죄자 처벌도 거부했다고 했는데요.

저는 그 모든 것들이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해요….정부는 수많은 납치가 발생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정작 이민자들의 인권은 보장 받지 못하고 있어요, 그 어느 누구도 그들에게 어떠한 일들이 발생하는지 알 수가 없죠.

국경을 넘는 과정에서 실종된 가족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사람들 ⓒMarc Silver

그를 사로잡은 이야기

우리가 이 여정을 시작하기 6~7개월 전 끔찍한 대량학살이 일어났어요, 72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살해당했는데 모두 미국 국경을 넘으려 라틴 아메리카 각지에서 모인 이민자들이었어요. 우리는 이 사건에 초점을 맞추었죠. 그리고 지난 날 있었던 대량학살과 실종사건도 되짚어보게 만들었죠. 납치문제는 촬영하는 내내 우리를 경악하게 했어요. 한 이민자의 증언에 따르면 그들이 느끼는 가장 큰 두려움은 바로 ‘납치될 가능성’ 이라고 해요.

국경 문제에 대한 그의 생각

저는 이민자 문제에 대해 완전한 자유를 보장하라는 입장이 아니에요. 이민자 문제는 인권존중이 기본이 되어야 하고, 대립이 아닌 해결이 필요한 문제이죠. 인권은 좌파와 우파의 구분이 없어요. 단지 있는 그대로 존중 받아야 해요.

불법 이주자들의 인권보호를 위한 앰네스티 독일지부의 캠페인 ⓒAmnesty International / Ralf Rebmann

다큐멘터리 작업이 당신의 영화제작에 많은 영향을 미쳤나요?

고맙게도 물론이죠. 감성과 지성은 물론, 영적인 부분까지 저를 되돌아보게 만들었어요. 형제애를 통해 최고의 인류애를 알게 되었어요. 이 여정을 함께 한 사람들 모두 각자의 삶에 있어 가장 큰 모험에 뛰어들었어요 그 결과 그들의 가족과 아이들에게 조금 더 나은 삶을 선물할 수 있었어요. 그 외에 달리 바라는 것은 없어요. 우리가 멕시코에 있는 한, 제 마음은 항상 여길 향해 있을 거에요. 멕시코가 그리 위험하지 않았다면 사랑에 빠졌을 거에요. 위험을 피해 멕시코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는 소식은 제 마음을 아프게 만들어요.

앞으로의 계획

우선 이 주제: 이주민 인권을 가지고 다큐멘터리 작업을 해 볼 생각이에요. 아직 어디로 향해야 할지 분명한 계획은 없지만 우린 분명 뭔가를 찾아낼 거에요. 그리고 다음엔 ‘피노체트’ 사임 후 이루어진 ‘예 아니오’로 유명한, 칠레의 국민투표에 관한 필름을 제작할 계획이에요.

 

ⓒ Amnesty International / Reuben Steains

인터뷰 원문Immigration, especially illegal immigration, is one of America’s most contentious issues.

As individuals from Central America try reaching the U.S. border, they must take the perilous journey through Mexico. Many are targeted for robbery and sexual assault by warring drug gangs. Many are abducted by kidnappers, who then demand phone numbers or contacts of family members in the United States, intending to shake down relatives for as much money as possible. If such contact information cannot be produced, kidnappers kill the migrants in front of other migrants.

These stories are captured in ‘The Invisibles’, a series of short documentaries by Mexican actor Gael Garcia Bernal. He has starred in several celebrated films, including ‘Y Tu Mamá También’, ’Babel’ and ‘The Motorcycle Diaries’, and is the recipient of the 2011 Human Rights Award from the Washington Office on Latin America.

Interview Highlights

On his start with ‘The Invisibles’

“Amnesty International approached me … and they were interested in doing something — a film — about these issues. And talking with them, [we] came up with a format for these films to have a life of their own. We didn’t have the aid, the money nor the practicalities to do a long feature film about this. We needed something that was documented — we could finish it quickly and put it out there quickly.”

On a migrant shelter volunteer saying “the Mexican government is aware of criminal activities”, but refuses to investigate and pursue perpetrators

“I think what he’s saying is that it is so evident where the problem is … that the government knows where most of the kidnappings occur. They [individuals crossing the border] are completely invisible, and they [individuals committing crimes] can do with them whatever they want. Their human rights are not documented, and nobody would know what could happen to them.”

On stories that stuck in his mind

“When we did this journey, we did it six or seven months before this horrible massacre occurred, where 72 people were killed, and they were all migrants from different parts of Latin America crossing toward the United States. This brought light into this issue. This shed also light on other past massacres, past disappearances that had occurred. And this issue of kidnapping was something that, when we were shooting the film, was an incredibly big surprise for us. The migrants would tell us, ‘Our biggest fear is that we would be kidnapped.’ “

On the idea of freely crossing the border

“I’m not speaking in favor of complete free flow. Immigration is an issue that needs to be addressed so that it’s not conflicted, so human rights are respected. It is a question … ‘Human rights — is it a leftist or a rightist position?’ There’s no position for human rights! Human rights should be respected.”

On whether this documentary work has informed his film work

“Absolutely, and thankfully it has. It has given me an emotional feedback and an intellectual and spiritual feedback that I don’t know where I would get it from. I think I’ve seen the best of humanity in terms of fraternity. The people that travel, that do this journey together, they are embarking themselves on the biggest adventure of their lives, and they are doing it for the better of their kids and their families. There is no other interest other than this. And of course, my heart goes into that situation, because we in Mexico right now, I would love if we could live not in a place where there’s a lot of fear. There are a lot of people that have left Mexico out of fear, and it breaks my heart.”

On his upcoming work

“I’m doing a documentary [on this subject]. It’s hopefully going to find its own life. I don’t have a clear idea on where it’s going to head, but we will find something out of it. And the other thing is this film in Chile that is about the referendum when Pinochet was out of power, the famous ‘yes’ or ‘no’ referendum. It’s [the forthcoming film] called No.”


<The Invisible>을 통해 우리는 미국 국경을 넘는 멕시코 이주민들의 현실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가난을 피해 좀 더 나은 삶을 살아보려 떠난 여정에서 이들이 겪는 험한 일들은 영화를 보는 내내 우리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다. 영화를 통해 확인 할 수 있는 불법 이주민들의 고통은 일부분에 불과하다. 

대한민국에도 네팔이나 방글라데시를 비롯한 동남아에서 들어온 이주노동자들이 많이 살아가고 있다. 한국인 고용주의 임금 체불과 관련해 한 코미디 프로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를 모티브로 캐릭터가 만들어졌고, 그를 통해 ‘사장님 나빠요’라는 유행어가 생겨나기도 하였다.

단지 우리와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얼굴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사기와 집단폭행과 같은 범죄의 희생자가 되고, 이런 범죄를 법에 따른 정당한 절차를 거쳐 해결하려 노력하는 대신 마치 별 일 아니라는 듯 묵살하고 넘겨버리는  한국 사회의 무관심한 현실 속에 많은 이주민들이 고통 받고 있다.

이주민 문제에 대한 베르날의 생각처럼 나도 이주 노동자들에게 막연한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대신에 국가의 제도안에서 이주민을 상대로 당연히 요구해야 할 부분은 요구하되, 그들이 사람으로서 누려야 할 마땅한 인권은 보장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한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서로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지혜로운 방법이 무엇인지 모색하고, 이를 지켜나가는 것이 보다 아름다운 대한민국 나아가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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