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앰네스티는 이스라엘 군이 가자지구의 민간인 밀집 지역에 백린탄* 포탄을 사용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유력한 증거를 수집했다. 이 중 다수는 불법적인 무차별 공격으로 간주될 수 있다.
지난 10월 7일, 하마스와 그 외 무장 단체들에 의한 이스라엘 민간인의 상당한 피해가 있은 이후, 이스라엘 군은 전례 없는 속도로 가자지구에 폭격을 가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 위기 증거 연구소Crisis Evidence Lab가 검증한 영상과 사진 자료들은 이스라엘이 백린탄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백린탄은 대개 짙은 연막을 형성하거나 표적을 비추는 데 사용되는 소이탄**이다. 이 물질은 공기 중에 노출되면 엄청난 열과 함께 불타며, 살갗 속에서도 계속 타들어 간다. 백린탄은 끔찍한 고통을 초래하고 삶을 바꿔놓는 부상을 일으키며, 물을 끼얹어도 꺼뜨릴 수 없다.
이후 10월 9일,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스라엘 남부 스데로트Sderot 시 옆에 M109 155mm 곡사포를 배치했다. 스데로트 시는 앞서 하마스의 공격을 받은 곳으로 이스라엘-가자 국경장벽에서 약 1km 떨어진 곳에 있다.

10월 9일 이스라엘 스데로트 – 이스라엘 측의 탄약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 스데로트에서 ‘알아크사 홍수(Al-Aqsa flood)’ 작전을 감행한 뒤로 이스라엘의 군, 경찰, 그 외 이스라엘 점령군이 대응책을 강화하고 있다
검증된 사진 일부에는 M825 및 M825A1 포탄이 보이는데, 이들 역시 미 국방부 탄약 식별 기호DODIC 중 백린탄 기반의 원형 무기를 가리키는 D528라는 표시가 적혀 있다.

155mm M825A1 인(P) 연막탄의 사양. 출처
M109 곡사포의 사정거리는 약 18~22km이다. 스데로트 시를 기준으 가자지구의 북쪽 절반이 이 범위 안에 들어온다.
최근 며칠간 게시된 몇몇 영상 증거는 가자지구 북쪽에서 155mm 백린탄 포탄이 사용되었음을 암시한다. 특히, 위기 증거 연구소 팀은 가자지구의 항구와 인근 호텔에서 이러한 공격이 일어났음을 입증할 수 있었다. 이는 10월 11일에 게시된 이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영상의 자세한 지리적 위치를 암시하는 위성사진은 여기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이 영상은 같은 공격을 다른 각도에서 보여주는데, 일반 고성능 폭발 포탄으로 여겨지는 무기와 함께 백린탄이 사용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또 다른 영상 증거 역시 포탄들이 공중에서 폭발한 뒤 짙은 백색 연기를 뿜어내는 입자를 방출하는 것을 나타내는데, 이는 M825 및 M825A1 포탄을 사용했을 때와 일치하는 현상이다.
10월 11일에 게시된 이 영상은 지리적으로 다음의 좌표―31.518279° 34.445217°―에 위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곳은 심각한 피해를 본 자이툰 지역알존디 알마즈훌 공원 인근 내 팔레스타인 은행 타워 근처이다.
영상의 자세한 지리적 위치를 암시하는 위성사진은 여기서 확인할 수 있다.
현재 국제앰네스티는 이스라엘 북부와 레바논에서 백린탄 탄약이 사용되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추가 증거들을 검토하고 있다.
** ↑ 소이탄: 사람이나 시가지·밀림·군사시설 등을 불태우기 위한 탄환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