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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6명이 만든 특별한 변화- 찾아가는 앰네스티 F2F 캠페인 후기

거리에서 낯선 누군가에게 말을 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아직은 국내 인지도가 낮은 국제앰네스티를 알리는 것 역시 쉽지 않은 일이죠. 이 둘을 모두 해낸 친구들이 있습니다. 바로 찾아가는 앰네스티, F2F 캠페이너들인데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지난 3월 24일(월)부터 7월 11일(금)까지 3개월 반 동안 F2F 캠페인을 진행하였습니다. 

거리 한복판에서 낯선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가끔은(혹은 자주) 거절 당하며 내공을 쌓은 F2F 캠페이너들, 그들이 느끼는 국제앰네스티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이상언 F2F 캠페인 매니저, 최선주 캠페이너, 이재홍 캠페이너와 함께 ‘찾아가는 앰네스티-비포 앤 애프터’, 그리고 F2F 캠페인을 하면서 느낀 ‘희노애락의 감정’을 나눠 보았습니다. 

고문중단 캠페인 @ 광주 충장로

F2F 고문중단 캠페인 @ 광주 충장로

 

“일에 몰입했다고 느꼈을 때 행복감을 느꼈어요” 

 

노량진 선주

최선주 캠페이너 @ 노량진

최선주 캠페이너: F2F 캠페인을 하면서 좋은 사람들을 만난 것이 기뻤습니다. 내가 일에 몰입했다고 느꼈을 때 행복감을 느끼기도 했어요. 더 늦기 전에 F2F 캠페인을 선택해서 좋았고 인권에 대해,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감수성을 키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상언 매니저: 일 시작하고 한 달 여 되었을 때 사무처 간사님들과 맥주를 마시면서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렇게 뜨겁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게 신기하고 좋았어요. 보통 일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는데 이상하게 앰네스티에서는 늘 일 이야기만 하게 되더라구요. 물론 기쁘게 말이죠-.

이재홍 캠페이너: 금요일마다 교육 받았던 게 좋았어요. F2F 캠페이너가 아닌 국제앰네스티의 회원으로도 의미가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제가 속한 단체가 어떤 시선을 가지고 무슨 일을 해왔는지 알 수 있었고 후원 회원으로서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앰네스티를 알게 되면서 제게 없던 분노의 감정이 생겼지만 삶이 풍요로워졌어요.”
이상언 매니저 @ 홍대

이상언 매니저 @ 홍대

이상언 매니저: F2F 캠페인을 하면서 제가 눈물이 많은 사람이란 걸 처음 알았어요. 예전엔 슬픔이나 분노를 굳이 느끼려고 하지 않고 늘 유머로 가득한 삶을 살았던 것 같아요. 업된 삶이라고 할까요? 즐겁고 재미있는 걸 좋아했어요. 앰네스티 회원이었지만 예전엔 인권 이슈도 한 발짝 거리를 두고 바라봤었어요.

캠페이너로 일하면서 이 문제들이 나와 다른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더 가까운, 우리의 문제라고 느끼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기쁨이 줄고 슬픔과 분노가 늘더라구요. 이상하게도 하루하루 이런 감정을 느끼면서 뭔가 붕 떠 있던 제 모습이 조금은 균형을 찾게 되는 것 같고 땅과 가까워졌달까,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개인적으로는 앰네스티를 알게 되면서 제 삶이 더 풍성해졌다고 생각해요.

 

앰네스티의 활동을 지지해주시는 시민분들과 함께 @ 퀴어퍼레이드

앰네스티의 활동을 지지해주시는 시민분들과 함께 @ 퀴어퍼레이드

“저희가 하는 일은 더딘 일이지만, 그래서 가끔 좌절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계속 해야 하는 것 같아요.”

이상언 매니저: 그 동안 F2F 캠페인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슬픈 기억이에요. 최근 일이라 더 그럴 지도 모르겠지만 지난 주 홍대에서 캠페인을 했을 때 거리에서 고등학생인 게이 친구를 만났어요. 가출한 친구였어요. 부모님으로부터 자신의 성 정체성을 인정 받지 못하고 싸우고 나온 상태였고 얼굴에 학대의 흔적도 보였어요. 정서적으로도 불안해 보이고 힘들어 보여 청소년 쉼터를 안내해 줬는데 이틀 정도 지내다가 결국 쉼터를 나왔더라구요.

저희가 하는 일은 더딘 일인 것 같아요. 그렇지만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일이죠. 그런 지점이 저를 늘 뿌듯하게 해 주지만 막상 거리에서, 현장에서 이런 친구들을 만나면 답답하고 좌절감이 올 때도 있어요. 언제 이런 문제가 해결될까란 고민 때문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또 꾸준히 가야할 거고 계속 목소리를 높여야겠죠.

퀴어퍼레이드 상언

과감한 의상으로 인기를 얻었던 이상언 매니저 @ 퀴어퍼레이드

퀴어퍼레이드4

국제앰네스티 캠페이너와 시민들 @  퀴어퍼레이드

 


AMNESTEA & MUSIC- 에스꼴라 알레그리아와 함께 진행한 "모두가 행복해지는 쌈바"

AMNESTEA & MUSIC- “모두가 행복해지는 쌈바” @ 에스꼴라 알레그리아 photo by TAI KIM

 

“커뮤니케이션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분위기가 좋았어요.”

덕성여대에서 이재홍 캠페이너(좌)와 조현수 캠페이너(우)

이재홍 캠페이너: 앰네스TEA & MUSIC 행사를 F2F 캠페이너와 함께 진행했는데 7월 4일(금)에 진행한 ‘모두가 행복해지는 쌈바’ 행사가 기억에 남아요. 흥이 나는 프로젝트였고, 인권 이슈를 이렇게 즐겁고 신나게 풀어낼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최선주 캠페이너:  사적인 자리에서 일 이야기를 잘 안 하는 편인데 언제든 거부감 없이 일 이야기를 하고, 커뮤니케이션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분위기가 좋았어요. 나의 발언이 해가 될 거라는 걱정을 할 필요도 없고, 비난에 대해 두려워할 필요도 없이 피드백을 서로 주고 받을 수 있는 곳이 앰네스티인 것 같아요.

이상언 매니저: 지난 6월 광주 캠페인을 갔을 때 먼저 다가와서 이야기를 건네주는 광주 시민분들에게 감사했어요. 앰네스티의 미션과 비전을 많은 분들에게 전달할 수 있어서 캠페이너로서의 자존감도 많이 올라갔구요. ^^

최선주 캠페이너: 저도 광주 캠페인이 기억에 남는데요. 잡채부터 떡볶이까지 광주에서 먹었던 모든 음식, 친절한 게스트하우스 아주머니, 심지어 원래 잘 못했던 단체 생활까지 모두 좋았어요. 광주 시민들은 거절을 하실 때도 친절하게 하시더라구요~

광주 충장로 앞에서 고문중단 캠페인을 하고 있는 F2F 캠페이너들

고문중단 캠페인을 하고 있는 F2F 캠페이너들 @ 광주 충장로

광주캠페인 2

고문중단 캠페인을 하고 있는 조성아 캠페이너(좌)와 박세훈 캠페이너(우) @ 광주

힘든 단체 생활을 버티게 해준 광주의 맛집

광주캠페인에서 캠페이너들을 감동시켰던 밥상

 

앰네스티 – 비포 앤 애프터

최선주 캠페이너: 학교 다닐 때 NGO에 대해 조사를 하면서 앰네스티에 대해서도 알아봤었어요. 당시에는 인권에 대한 이슈가 어려워서였는지 실생활과 관련된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앰네스티에서 일하는 분들은 문서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일을 해보니까 여기 간사님들이 양심수 석방, 긴급 행동, 온라인 액션, 개인에 대한 구호 활동 등 많은 일들을 하고 있고 개별 간사님들의 인권 감수성도 높으시더라구요. 예전엔 하는 일이 모호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사무처에서 보니 다양한 업무를 명확한 목표를 갖고 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재홍 캠페이너: 저는 2년 동안 후원을 했는데 그 돈들이 잘 쓰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웃음) 캠페이너로 활동하면서 후원금 증액을 하고 싶어졌어요. 후원금을 내는 보람이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 정확하게 알게 되면서 돈의 가치를 더욱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거리 캠페인을 기념하며 모금사업팀 간사들과 함께 @ 삼청동 돌담길

마지막 거리 캠페인을 기념하며 모금사업팀 간사들과 함께 @ 삼청동 돌담길

아쉬움의 마지막 한 마디

최선주 캠페이너: 캠페이너로서는 누가 F2F 캠페이너를 하고 싶다고 하면 적극 추천해 주고 싶고, 후원 회원으로서는 늘 묵묵히 과시하지 않으면서 걸어가는 앰네스티의 모습이 그대로 유지되었으면 좋겠어요. 아, 그리고 저희들을 대하는 걸 봤을 땐 국제앰네스티가 인권을 잘 지키는 단체인 것 같아요. ^^

이재홍 캠페이너: 몇 년 전 F2F 캠페이너를 통해서 국제앰네스티의 후원회원이 되었어요. 후원회원으로 활동하다가 이렇게 앰네스티에서 일할 수 있어 좋았고, 캠페이너로서의 경험을 가질 수 있었던 게 영광이었던 것 같아요.”

이상언 매니저: 국제앰네스티가 더 브랜딩을 하고 과감해졌으면 좋겠어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의 미션과 비전이 전달되었으면 해요.

그 동안의 활동을 영상으로 보고 있는 F2F 캠페이너들

그 동안의 활동을 영상으로 보고 있는 F2F 캠페이너들

해단식

최종 평가가 끝난 후 사무처 간사들과의 소박한 다과회 시간 @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사무처

못내 아쉬워하며 가졌던 마지막 회식 자리

F2F 캠페인 종료일, 마지막 회식 자리 @ 인사동

 

가슴이 뜨겁고 감정이 풍부해 음유시인 같은 이상언 매니저, 반짝이는 눈빛으로 시민들의 발을 멈추게 했던 이재홍 캠페이너, 그리고 유일한 홍일점으로 쿨한 매력을 풍겼던 최선주 캠페이너, 우리는 아쉬움, 약간의 감사함, 그리고 앰네스티에 대한 기대를 안고 지난 F2F 캠페인을 돌아봤습니다.

인터뷰를 한 캠IMG_1723페이너들뿐만 아니라 늘 한결같이 든든하게 F2F 캠페인을 지켜줬던 김건호 매니저, 성실한 태도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시민들을 사로잡았던 박세훈 캠페이너, 하얬던 피부가 까맣게 될 때까지 뜨거운 햇빛 아래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해 준 조현수 캠페이너까지 시즌 종주자 6명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합니다.

가장 어렵지만, 가장 의미 있는 일, 국제앰네스티의 미션과 비전을 알리고 후원회원을 모집하는 그 발걸음에 함께 해 주신 여러분, 참 고맙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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