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북캠페인과 함께 하는 ‘앰네스티의 여름’ 첫번째 타자는 언제나 유쾌한 목소리로 사무실 분위기를 업시켜 주시는, 바로바로~ 모금홍보실의 김미애 실장님입니다.
가장 가까이에서 회원들을 만나 앰네스티를 소개하고, 후원을 이끌어내는 일을 하시는 미애실장님은 얼마 전 보셨다는 ‘리스본행 야간열차’라는 소설이자 동명의 영화를 추천해 주셨어요. 이 영화를 통해 국제앰네스티의 역사적 배경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는 실장님의 이야기, 들어볼까요?
그들이 자유를 위해 건배한 이유
얼마 전 있었던 ‘7월 새내기 회원 모임’에서 제가 국제앰네스티 소개를 맡았어요. 1961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자유를 위해 건배한 두 학생들에게 유죄가 선고됐고, 영국의 피터 베네슨 변호사가 이 이야기를 옵저버지에 기고하여 국제적인 캠페인이 시작된 것이 국제앰네스티의 시작이잖아요. 보통은 여기까지 얘기하고, 다음 주제로 넘어가는데 어떤 분이 물으시더라고요. “그런데 왜 자유를 위해 건배한거죠?”라고요. 질문을 듣고 보니 저도 잘 모르겠더라고요. 대략은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역사적 배경에서 이런 사건이 벌어졌었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죠.
1974년의 리스본 사람들 이야기
그러고 나서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봤어요. 제목이나 포스터를 보고는 여행영화인줄 알았지요. 그런데 전혀 아니었어요. 우연히 어떤 책을 손에 얻게 된 주인공이 그 책에 나오는 사람들을 직접 찾아 다니면서 사연을 추적하는 내용이에요. 1974년 포르투갈 카네이션 혁명에 휘말린 네 남녀의 과거와 현재가 교차 편집되면서 주인공은 조금씩 진실을 알아가고, 자신의 삶을 반추하게 됩니다. 너무 많이 얘기하면 재미없으니까 여기까지만 할께요. ^^
우리와 비슷했던 그 곳의 역사
영화에 나오는 시대적 상황은 우리나라의 군부독재시절과 아주 비슷해요. 독재에 항거하기 위해 사람들은 비밀 결사대를 조직하고, 경찰들은 사람들을 잔인하게 고문하죠. 구체적으로 묘사하지 않아도 어떤 분위기였었는지, 민중들이 어떤 마음을 갖고 있었는지 이해가 가더라고요. 독재정권하에서 ‘자유’를 입 밖으로 외친다는 것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우리도 비슷한 역사적 경험이 있어서 잘 알잖아요. 유럽지역의 다른 국가에게도 포르투갈의 상황이 알려 졌을테고, 피터 베네슨이라는 영국인이 이를 알리면서 국제앰네스티가 시작된거죠. 그 당시 한국에서도 비슷한 사건들이 많았잖아요. 누구나 리스본의 두 청년이 될 수도 있었고, 피터 베네슨이 될 수도 있었던 시절이었죠. 어쩌면 한국에서 앰네스티가 시작되었을지도 몰라요.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는 용기

© 나이너스엔터테인먼트(주)
스위스 베른에서 고전문헌학 교수로 단조로운 일상을 보내던 주인공은 우연히 만난 ‘책’ 한 권으로 인해 갑자기 포루투갈 리스본에 가게 돼요. 그리고 그 책에 나오는 인물들을 찾아다니죠. 처음부터 끝까지 그 책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인데, 저는 책 다음으로 중요한 소품이 ‘안경’ 이라고 생각했어요. 책이 이야기의 흐름을 이어주는 소품이라면 안경은 주제를 이야기해주는것 같거든요. 주인공은 늘 안경을 써야하는 사람인데, 알이 깨지는 바람에 리스본에서 새것을 맞추게 돼요. 그런데 이전 것보다 가볍고, 잘 보이는데도 쓸 때마다 늘 어색해 하죠. 그렇다고 해서 망가진 예전 안경을 쓸 수는 없잖아요. 새 안경에 적응하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처럼, 익숙한 과거와 작별하고 새로운 사실을 받아들이는데는 용기가 필요한 것 같아요.
어떤 것이든 배경이나 역사를 알고 바라보면 더 깊이 이해하게 되잖아요. 제게 ‘리스본행 야간열차’는 국제앰네스티를 더 친숙하게 느끼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 영화였어요. 저처럼 앰네스티의 시작이 궁금하신 분 혹은 포르투갈의 현대사가 알고 싶으시거나 리스본의 멋진 풍경을 보고 싶으신 분들에게 강력 추천하고 싶습니다.
미애실장님이 뽑은 영화 속 대사
“꼭 요란한 사건만이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결정적 순간이 되는 건 아니다.”
“우리가 지나온 생의 특정한 장소로 갈 때, 우리 자신을 향한 여행도 시작된다.”
“오직 너와 나만이 존재하는 새로운 세계로 갈 거야. 난 책을 쓰고, 너와 나만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언어를 창조할 거야. 가능한 멀리 강을 따라 올라갈 거야. 과거로, 그리고 미래로, 마지막의 맨 처음으로.”
2004년 출판되어 독일에서만 200만 부 이상이 판매된 파스칼 파르시어의 <리스본행 야간열차>는 3년 연속 독일 아마존 TOP10에 오르는 등 전 세계 30개국에서 출간된 유럽 문학의 현대 고전이다. 2013년 빌 어거스트 감독과 제레미 아이언스 주연의 동명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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