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리뷰

인권, 일상에서 시작하는 특별한 변화_ 정기총회를 다녀와서

국제앰네스티를 처음 알게 된 것은 군대에서였다. 군 사이버 지식 정보방에서 이것저것을 살펴보던 중 우연히 ‘앰네스티 대학생 네트워크(이하 앰대)’라는 모임을 알게 되었고 마침 모이는 날짜와 휴가와 겹쳐 우연히 찾아간 것이 앰네스티와 인연의 시작이었다.

시리아 난민들을 위한 #OpenToSyria '시리아를 안아주세요' 캠페인에 참여한 오길준 회원(왼쪽)

시리아 난민들을 위한 #OpenToSyria ‘시리아를 안아주세요’ 캠페인에 참여한 오준일 회원(왼쪽) ⓒAmnesty International Korea

이번 총회는 앰네스티를 알게 된 이후 처음 가게 된 총회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3월에 총회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지금은 해체된 앰대가 아직 완전히 해체되지 않았을 무렵 그나마 다른 사람들보다는 조금 여력이 있어 앰대를 다시 꾸려볼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몇명이 안국동 사무실에서 만나게 되었고 그 때 총회얘기를 처음 들었다.

시간이 지나 총회가 가까이 왔을 무렵, 솔직히 아무것도 없이 혼자 총회에 참석할 용기가 잘 나지 않았다. 사실 궁금하기도 하고 가보고는 싶었지만 나의 바쁜 3월의 대학생활과 혼자라는 이유를 제치고 하루를 온전히 투자해야만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러나 나는 총회에 참석했다. 앰대에서 만난, 만난지 얼마 안 된, 열정이 넘치고 같이 배우고 싶은 것이 많은 어떤 회원분이 같이 가겠다는 의사를 밝히셨기 때문이다. 앰네스티의 2015년 사업기조 중 “3. 사람들을 모으고, 유지시키고, 성장시키는데 노력한다”(총회자료집. p58)와 올해 한국지부의 대표 사업 중 명시된 “4. 회원확대 캠페인”(총회자료집, p57), 그리고 현재 앰네스티 홈페이지 메인화면에 띄워져 있는 “2015 촛불더하기 캠페인”의 좋은 사례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둘이면 쉽고, 셋이면 더 쉽다.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은 지속적이고 쉽게 참여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번 정기총회에서는 3개의 모둠활동이 진행됐다 ⓒAmnesty International Korea

이번 정기총회에서는 전략목표 의견 수렴, 앰네스티 입소문내기, 내 안의 차별과 맞서기 등 3개의 모둠활동이 진행됐다 ⓒAmnesty International Korea

총회의 모둠활동에서는 ‘앰네스티를 내가 다른 사람에게 소개한다면 어떻게 소개하고 설명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한 주제 “너와 나의 연결고리, 앰네스티 – 앰네스티 입소문 내기”에 참석했다. 회원들은 자신이 지금까지 타인에게 앰네스티를 설명하면서 겪었던 일화들, 그리고 자신의 삶에서 앰네스티에 대해 보고 듣고 느끼는 것들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이 과정에서 회원들의 많은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그저 좋은 아이디어를 마구 쏟아내 말하는 것과 그것을 직접 실행에 옮기는 것은 아주 다르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 글을 빌어 정말 수고가 많으신 사무국 직원분들께 감사와 응원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모둠활동은 회원 각자가 자신의 의견을 말했던 아주 좋은 시간이었다. 10명이 조금 안되는 숫자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번 총회와 같이 몇 십명 이상이 모이는 회의에서는 서로 회원 개인의 의견을 들을 시간이 없고 여건도 어려운데 이렇게 7~8명 정도로 모둠을 나누어 얘기를 하는 시간은 매우 유익했다. 얼마 전, “유쾌한 혁명을 작당하는 공동체를 위한 가이드북”이라는 책으로 근처학교 학우들이 세미나를 해 참석한 적이 있는데 거기에서도 6~8명의 인원이 모여 대화를 주고 받는 “거실 공동체”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앞으로 총회에서도 이렇게 소수로 모여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얘기를 나눌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총희의 윤활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글을 처음 쓰려 했을 때, 밖에는 오랜만에 비가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 이 시간 밖에는 추워진 날씨에 어디서 잠을 자야할지를 고민하는 홈리스들이 있을 것이다. 또 어딘가에는 내리는 이 빗소리 속에서 떠나야 하는 전셋집을 생각하며 담배 한 모금을 들이키는 또 다른 수 많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밭에서, 또 공장에서, 누가 봐도 반인권적이라 할 만한 상황을 견디고 참아가며 일해야만 하는 외국인 노동자들과 감옥에서 많은 고민으로 뜬 눈을 지새우는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어느 집 옆집에서는 어머니와, 혹은 아버지와 싸우는 사춘기 자녀가 자신의 삶을 부르짖을 것이다.

총회에 참석한 사무국원들과 회원님들 ⓒAmnesty International Korea

총회에 참석한 사무국원들과 회원님들 ⓒAmnesty International Korea

자신의 삶에서 시작된 인권에 대한 고민이 참 고민이고, 자신의 삶을 잘 살아내고자 하는 의미있는 처절한 몸부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인간은 지독하게도 사회적인 존재이기에, 많은 연구들이 증명하듯 지독한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개인이 가진 이 심각하고도 진지한 고민은 필연적으로 그 사람이 살고 있는 공동체 또는 사회와 연결될 수 밖에 없다.

총회는 앰네스티의 회원들이 모여 중요 안건을 결정하는 앰네스티의 가장 중요한 회의이다. 자신의 삶의 고민에서부터 출발해 모인 우리 “평범한 사람들”이 총회장에 가득 모여 “특별한 변화”를 만들어 가려 노력하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벅차다. 다음 총회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서로를 알게 되고 함께 참여해 총회장에서 서로 웃으며 인사를 나누는 북적북적한 총회장의 풍경을 기대해 본다.

오준일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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