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워야 한다’
6월과 7월. 앰네스티 사무처는 노란연필을 세우기 위해 모든 신경이 곤두섰습니다. 메르스 공포보다 노란연필을 세워야 한다는 바람이 더 컸어요. 많은 시민 분들이 보다 쉽게, 친근하게, 인권이슈를 접하고 연필을 끄적이는 일상 속의 작은 실천으로 누군가의 인권 상황이 나아지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노란연필:변화를쓰다> 프로젝트를 꼭 성공시키고 싶었습니다.
노란연필을 세우기 위해서라도 결코 아파서는 안되었습니다. 어느때보다도 최대한 건강을 챙기며, 안먹던 보약까지 먹어가며, 노란연필을 세우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모일듯 모이지 않는 크라우드펀딩의 모금 과정에서, 정말 연필을 세울 수 있을까 조마조마하기도 했는데요. 든든하게 곁에서 응원해주신 후원자님과 시민 여러분들 덕분에 세.상.에.나.정.말. 노란연필을 세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8월 1일 토요일! 처음으로 노란연필을 세우는 날~ 제작된 노란연필의 속살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시민 분들을 만날 준비가 완료된 듬직한 노란연필의 모습! 연필 심 부분은 불도 들어오고요. 키가 크든 작든 누구나 편안한 눈높이에서 참여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어요.
조심스럽게 노란연필을 옮겨, 서울도서관으로 이동했습니다. 노란연필이 시민 여러분을 만날 준비가 완료되자마자 아이를 동반한 가족, 커플, 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시민 분들이 노란연필에 관심을 갖고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대형 노란연필에 시선을 빼앗긴 아이들이 다가와 만져보았고요. 그렇게 아이들은 물론 부모님도 함께 사우디아라비아의 라이프 바다위, 이집트의 샤칸 사례를 공유하며 탄원에 참여해주셨어요. 아이들이 많았던 덕분에 폭염 속에서 풍선도 얼마나 열심히 불었는지 모릅니다. (^^)
8월 8일 두번째 토요일에는, 광복절 행사로 서울도서관 옥상이 공사에 들어가면서 부득이 후문에서 진행하게 되었어요. 이날은 소나기때문에 참 곤란했었는데요. 다행이도! 도서관 뒤의 특이한 모양의 서울시청사 건물이 우산 역할을 해줬습니다. 사진에 보이시나요? 도서관 입구쪽은 땅이 젖었지만, 캠페인을 진행하는 노란연필 쪽은 뽀송뽀송!
사례를 듣기 전에, 사진을 먼저 찍는데요. 블로거인 라이프 바다위 사례를 듣기 전에는 사진도 찍고, 메시지도 쓰고요. 사진기자인 샤칸의 사례를 듣기 전에는 사진만 찍었습니다. 시민 분들이 이처럼 행복한 표정으로 사진을 찍어주셨는데요(^^) 하지만, 우리가 준비한 것은 바로!
‘당신은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갑자기 철창에 갇힌 모습에 아이들이 깜짝 놀라며 눈을 동그랗게 떴는데요. “이렇게 말도 안되는걸 준비한 이유는, 이렇게 말도 안되는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어서에요”라고 설명해주며, 준비한 사례를 차분히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아이들이 다른 사람의 인권을 위해 탄원에 참여하는 순간들은 역시나 감동이었습니다. 사진은 탄원에 남겨주신 이메일로 보내드렸고요~ 남겨주신 성함과 이메일은 라이프 바다위와 샤칸을 위해 해당 정부에 보낼 서한에 소중히 담겼습니다. (당황스러우셨을텐데, 기꺼이 철창 안에 갇혀주신 모든 시민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노란 인형을 꼭 껴안고 사진을 찍은 아이들과, 회원님이 참 아름답지요? 작은 행동으로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상징으로서의, 그리고 표현의 자유 상징으로서의 노란연필을 세우는 것 뿐 아니라 부드럽게 껴안아 볼 수 있게 하고 싶었는데요. 그 의도를 알아준 분들이 “연필인형 뭐에요? 저도 안아봐도 되요?”라며 다가와주셨습니다. 그리곤 이렇게 찰칵! 이 노란연필 인형은 사무처의 고**간사님이 한땀한땀 만들어주셨답니다!
노란연필은 서울도서관에 8월1일부터 21일까지 약 20일간 세워졌고, 약 500명의 시민 분들이 참여해주셨어요. 불안정한 대기 상태로 소나기에 폭염을 반복하는 8월의 하늘 아래서 고생도 많았지만, 평일에는 도서관 로비에서 진행할 수 있었던 덕분에 누구도 아프지 않고(?) 무사히 서울도서관편 노란연필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의 힘으로 세워주신 노란연필을 확인해보세요! 8월 22일 토요일에는 홍대 앞 놀이터에서 열리는 프리마켓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