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세계병역거부자의 날을 하루 앞두고 지난 5월 14일 헌법재판소에서부터 국회까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도가 도입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40여 명이 따뜻한 햇볕 아래 평화의 페달을 밟았다. 이번 자전거 행진에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와 전쟁없는세상, 청년좌파, KAC(한국 아나뱁티스트 센터)가 함께 했다.
매년 5월 15일은 전쟁저항자인터내셔널I(War Resisters’ International)이 정한 세계병역거부자의 날(International Conscientious Objectors’ Day)로, 이날이 되면 한국에서는 2003년부터 매년 자전거 행진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에 수감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의 수는 한국을 제외한 세계 모든 나라에서 수감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수를 합하더라도 9배 이상 더 많다. 2016년 4월 30일 기준으로 한국에는 최소 540명이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로 수감되어 있다.
기자회견 중에는 수감복을 입은 3명이 알록달록한 페인트를 발에 칠하고, 가로 3.5m 세로 2.5m 크기의 현수막 위에 현재 한국에서 수감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의 수를 상징한 ‘540’이라는 숫자를 따라 걷는 장면을 연출했다. 현수막 맨 위에는 “양심을 가두지 말라”라는 메시지가 써 있었으며, 뒤에 노란 티셔츠를 입은 참가자들이 병역거부권 보장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었다.
희망의 구름처럼 한 무리를 형성한 자전거가 현재 병역법 88조 1항 위헌소원을 다루고 있는 헌법재판소를 출발해 서울 도심을 천천히 가로질렀다. 자전거는 종로와 충정로를 지나 마포대교를 넘었다. 2인용 네발자전거와 휠체어도 평화의 새 바람을 일으키는데 동참했다.
2시간 동안 국회 앞까지 자전거행진을 마친 후에는 참가단체 활동가들과 최근 예비군 거부를 고민하고 있다는 참가자의 소회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에는 한강공원에서 피자와 라면을 먹으며 자전거 행진을 마무리하는 뒤풀이가 이어졌다.
내년에도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를 위한 자전거 행진이 이어져야 할까? 대체복무제도 도입을 요구하는 자전거 행진은 2016년이 마지막이었으면 하고 바래본다.
* 2016년 자전거 행진 사진을 더 많이 보시고 싶으면 여기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