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인도주의적 재앙을 멈추기 위해 국제 사회가 할 수 있는 것, 이스라엘에 무기 수출을 멈춰라

2023년 12월 19일 새벽 1시 30분경.
모두가 잠든 밤,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주룹 가족의 2층 주택을 뒤흔든 것은 이스라엘의 공습이었다.

이 공격의 최고령 희생자 오마르 주룹^{Omar Zu’rub, 75세}의 며느리 말락 알-샤에르^{Malak Al-Shaer}는 잠에서 깨어났을 때 자신이 잔해 속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

눈에 유리 조각, 유산탄 파편, 모래가 가득해서 눈을 뜰 수가 없었습니다.
전신이 잔해 밑에 깔려 있었고, 한쪽 발만 눈에 보였습니다.
구조대원들이 저를 꺼내기까지 20분 정도가 걸렸던 것 같습니다.

– 말락 알-샤에르, 공습 피해자

말락은 얼굴을 포함해 몸에 심한 화상을 입고 유산탄 파편이 눈에 박혀 시력이 손상되었음에도 2주 뒤에 병원에서 퇴원 조치되었다. 가자의 보건 체계가 붕괴되어 남부 지역의 병원들이 버거운 상태였고, 장비도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당 공습으로 민간인 22명(아동 11명, 남성 7명, 여성 4명)이 숨졌다. 이 공격으로 알-아미라 아이샤^{Al-Amira Aisha}는 당시 생후 3주도 안 되어 출생 신고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목숨을 잃었다. 집은 완전히 파괴되었고, 주택 1층에 자고 있던 이들은 모두 숨졌다.

지금도 가끔 이 일이 진짜였는지 악몽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조카에게 딸이 있었는데 채 3주도 되지 않은 아기였고,
아들 역시 아직 2살도 안 된 아이였습니다…
이런 아이들의 몸이 잔해 밑에서 부서졌다는 것을 상상할 수 있겠습니까?

– 모하메드 주룹^{Mohammed Zu’rub}, 공습 피해자

가자지구 인도주의 비극 상황

주룹 가족의 이야기는 가자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도주의 비극 상황의 일례일 뿐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및 기타 무장 단체 간 유례없는 적대 행위가 확대되면서 민간인들이 계속해 대규모 피해를 입고 있다. 점령된 가자지구의 사상자 수와 파괴 규모는 전례가 없다. 2024년 1월 국제사법재판소는 집단학살의 실재적 위험으로부터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을 보호하기 위해 이스라엘에 6가지 잠정 조치를 시행하도록 명령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있고,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재앙은 다음과 같이 악화되었다(OCHA, 2024년 4월 8일 기준).

• 가자지구에서 6개월간 살해된 팔레스타인인 33,000명 이상
• 영구적 장애를 입은 수천 명을 포함해 부상자 75,000명 이상
• 가자지구 전체 인구의 최소 75% 국내 실향민
• 심각한 식량 불안정(catastrophic levels of food insecurity) 상태에 놓인 인구 1.1백만 명
• 식수 및 위생 기반 시설이 파괴되거나 훼손, 특히 제대로 작동하는 오수처리시설 한 곳도 없음

악화를 막기 위해 국제 사회가 할 수 있는 것, 무기 수출 중단

국제앰네스티는 더 이상의 전쟁범죄와 민간인 참사를 막기 위해 즉각적인 휴전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오고 있으며 한국을 포함해서, 이스라엘에 무기를 수출하고 있는 모든 국가에 포괄적인 무기 금수 조치를 시행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한국 정부는 특히 유엔 무기거래조약^{Arms Trade Treaty, ATT*} 가입국으로서 전쟁범죄 연루 위험 있는 이스라엘에 무기를 수출하지 않을 의무가 있다.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국제앰네스티는 다른 국제 인도주의·인권 단체 16곳과 함께 이스라엘 및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로의 무기 이전 중단 촉구 성명서를 발표했고, 한국지부는 국내 시민사회와 함께 지난 1월 방위사업청에 이스라엘에 무기 수출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문을 냈다.

인도주의적 재앙을 멈추기 위해 한국 정부가 행동할 차례

하지만 앰네스티의 공식 질의 결과, 방사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무기금수 조치를 취한다”면 이스라엘 무기 수출승인을 제한할 것이라 하며 이스라엘에 무기 수출을 막는 것에 구체적 액션을 취하지 않고 있다.

한편 4월 5일, 유엔 인권이사회는 이스라엘에 무기 판매 중단 결의안을 채택하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모든 무기 판매 중단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에 심각한 인도주의적 재앙을 멈추기 위해 이스라엘에 무기를 수출하지 말 것을 요구할 이유가 더욱 명확해졌다.

한국 정부는 유엔 무기거래조약 가입국으로서 전쟁범죄 연루 위험 있는 이스라엘에 무기를 수출하지 말라.
한국 정부는 불법적인 공격으로부터 가자의 민간인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무기 금수를 포함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라.

더 이상의 민간인 피해를 막기 위해
지금, 행동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