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뉴스 뉴스

러시아가 전쟁을 반대한다는 이유로 아동과 가족을 탄압하고 있다

러시아 당국이 모든 반대 의견을 가차없이 탄압하고 있는 가운데, 아동과 그 가족,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에 반대하는 이들에 대해 점점 더 엄중한 보복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국제앰네스티가 5월 31일(현지시간) 새로운 보고서에서 밝혔다.

해당 보고서 <당신의 자녀는 보육원에 갈 것이다: 아동과 시위 탄압(“Your children will go to an orphanage”: Children and the Crackdown on Protest)>는 러시아 당국이 아동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부인하고, 전쟁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아동과 그 가족을 표적으로 삼고, 전쟁 프로파간다를 통해 아동을 세뇌하고 있음을 폭로하고 있다. 아동은 전쟁에 반대하는 어른들을 압박하기 위해 이용된다. 특히 가족을 분리시키고, 친권을 없애겠다고 위협하며, 심지어 아동을 시설에 보내는 등의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올레크 코즐로프스키Oleg Kozlovsky 국제앰네스티 러시아 조사관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크렘린(러시아 대통령궁)은 가족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반대 의견을 절멸하기 위해 아이들과 부모와의 유대를 뻔뻔하게 이용하고 있다. 이렇듯 정치적 동기에 의해 아동에 대한 공격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학교와 교사는 국가에 의한 박해와 자의적 간섭의 도구가 되었다. 학교는 정부가 의무화한 거짓 내러티브로 아동을 세뇌시키고 있으며 반대 의견을 가진 아동은 경찰과 보안 기관에 직접 신고하고 있다.”

크렘린(러시아 대통령궁)은 가족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반대 의견을 절멸하기 위해 아이들과 부모와의 유대를 뻔뻔하게 이용하고 있다.

올레크 코즐로프스키 국제앰네스티 러시아 조사관


“전쟁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하는 이들은 강제적인 가족 분리나 친권 박탈의 위협에 특히 취약하다. 그러한 보복의 아주 작은 위협조차도 많은 사람이 목소리를 내는 것을 저지하기에 충분히 끔찍하다.”

러시아의 침략전쟁에 반대하는 아동과 그 부모 또는 보호자에 대한 공격은 교육기관과 제도화, 자의적 체포, 수색, 아동에 대한 기소 등 억압적인 수단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는 스트레스성 질환과 외상 등 아동에게 심각한 정신적, 신체적 영향을 준다. 부모 또는 보호자가 박해받게 되면 경제적으로 영향을 받게 되고, 이는 경제적 어려움과 자녀 교육의 중단으로 이어진다. 일부 가족은 기소나 강제적인 가족 분리를 피하기 위해 나라를 떠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바랴(오른쪽)와 바랴의 어머니 엘레나(왼쪽).

바랴(오른쪽)와 바랴의 어머니 엘레나(왼쪽).

2022년 10월 5일, 10세 소녀 바르바라(바랴) 갈키나Varvara (Varya) Galkina는 왓츠앱 프로필 사진에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애니메이션 그림을 올렸다는 이유로 모스크바 경찰에 심문을 받았다. 경찰은 바랴의 어머니 엘레나 졸리쿠르Elena Jolicoeur를 위협해 자택에서 수색을 벌였다. 엘레나는 ‘부모의 의무를 부적절하게 이행하는’ 이들을 위한 예방 프로그램에 참석해야 했고, 이후 더 이상의 박해가 두려워 두 딸과 함께 러시아를 탈출했다.

2023년 11월 22일, 러시아 북서부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의 예고르 발라지킨Yegor Balazeykin은 10개월 전 두 곳의 징병소에 경유와 페트롤병을 투척한 혐의로 군사법원으로부터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해당 행위는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반대하는 일반적인 항의 형태이다. 예고르는 사건 당시 16세였다. 그의 행동은 아무런 피해도 주지 않았지만 ‘테러 공격’이라고 불균형적으로 규정되었다. ‘테러리스트’ 사건은 군사 법원에서 재판을 받기 때문에 발라지킨 사건과 유사한 다른 사건의 경위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러시아 중부 예프레모프에 사는 12세 마리아 모스칼료바Maria Moskalyova는 2023년 3월 1일, 아버지 알렉세이 모스칼료프Aleksei Moskalyov와 분리되어 거의 1년 동안 이어진 그의 가족에 대한 박해 끝에 보육원에 보내졌다. 이 모든 것은 마리아가 2022년 4월 학교에서 그린 반전 그림 때문이었다. 학교 측은 마리아를 경찰에 신고했다. 홀로 마리아를 키우는 아버지 알렉세이는 처음에는 벌금을 물었고, 이후 소셜미디어 댓글로 ‘러시아군에 대한 반복적인 명예훼손’을 했다는 이유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마리아는 보육원에서 스트레스와 고립감을 겪었다. 대중의 항의가 있자, 마리아는 다른 친척들과 함께 살 수 있게 되었다.

2022년 9월 24일, 동부 시베리아 부랴티아 공화국의 울란우데 경찰은 우크라이나 전쟁 예비군 동원에 반대하는 평화 시위에서 활동가 나탈리야 필로노바Natalya Filonova를 자의적으로 체포했다. 나탈리야는 ‘당국 대표에 대한 폭력(violence against a representative of the authorities)’ 혐의로 기소되어 몇 달 동안 가택연금을 당한 후 재판 전 구치소에 수감되었다. 그는 해당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당시 16세였던 장애를 가진 양아들 블라디미르 알리킨Vladimir Alalykin은 보육원에 보내졌으며, 나탈리야의 재판에 참석하는 것이 금지되었다. 나탈리야는 2023년 8월 31일, 징역 2년 10개월을 선고받았다. 블라디미르는 보육원에 계속 남아 이제 보육원에서 18세를 맞게 되었다.

올레크 코즐로프스키 조사관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처럼 거꾸로 된 세상이 되어가는 러시아에서는 당신이 아동이고 정부와 의견이 일치하지 않으면 경찰, 법원, 심지어 학교까지 즉각적인 위협을 가한다.”

이처럼 거꾸로 된 세상이 되어가는 러시아에서는 당신이 아동이고 정부와 의견이 일치하지 않으면 경찰, 법원, 심지어 학교까지 즉각적인 위협을 가한다.

올레크 코즐로프스키 국제앰네스티 러시아 조사관


국제앰네스티는 러시아 당국이 표현과 결사, 평화로운 집회의 자유에 대한 아동의 권리를 존중하고 보호해 응징의 두려움 없이 이 권리들이 향유될 수 있도록 할 것을 촉구한다. 러시아 당국은 권리 행사나 시위 참여에 대한 처벌로서 친권을 제한하거나 제거하고, 아동을 국가 구금 상태에 두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 사회 복지 서비스 및 러시아 아동 권리 위원은 아동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고 국제인권법을 준수해야 한다.

러시아 당국은 군사법원에서 민간인, 특히 아동을 재판하는 관행을 끝내고 반대 의견을 박해하기 위해 사법제도를 이용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 학교에서의 전쟁 프로파간다와 정치적 세뇌는 중단되어야 한다.

국제앰네스티는 알렉세이 모스칼료프, 나탈리야 필로노바 등 평화적으로 권리를 행사하다 수감된 이들을 즉각 석방할 것을 요구한다. 예고르 발라지킨의 경우와 같이 근거 없는 테러 관련 기소는 취하되어야 한다.


국제앰네스티와 함께 모든 사람의 표현의 자유를 위해 억압에 맞서 싸워주세요
후원하기


관련 글

한국: 내가 쓰는 핸드폰과 전기자동차가 인권을 침해하지 않게 하라!
온라인액션 참여하기
세상의 부당함에 맞서 싸웁니다
후원하기

앰네스티의 다양한 자료를 통해 인권을 쉽게 이해하고 인권활동에 함께해요.

당신의 관심은 우리가 행동할 수 있는 힘입니다.
이름과 이메일 남기고 앰네스티 뉴스레터를 받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