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의 북한인권 활동 추진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이하 한국지부)는 지난 6월 9일부터 15일까지 일본을 방문, 북한인권 활동을 펼쳤습니다. 한국지부와 국제앰네스티 일본지부(이하 일본지부)는 약 1년 여에 걸친 기간 긴밀하게 공조하여 준비한 끝에 이번 활동을 성공적으로 이뤄낼 수 있었습니다.
일본은 북한인권 활동에 있어 주요 관계국 중 한 곳입니다. 북한인권을 놓고 봤을 때, 일본은 과거 북한에 의한 자국민 납치 및 강제실종, 그리고 재일교포 북송 사업 등 여러 사안으로 인해 북한과 서로 얽혀 있는 관계입니다. 이로 인해 일본에서는 북한인권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최근 북한의 강화된 국경 통제로 인한 정보 접근 제약이 심해지면서 일본에서도 최신 북한인권 정보에 관한 관심과 수요가 높은 상황이었기에 한국지부의 방문은 시의적절하게 진행되었습니다.
한국지부의 이번 일본 방문 목적은 크게 세 가지(1. 대중 이해 증진, 2. 국제앰네스티 활동 성과 홍보, 3. 정부 차원의 관심과 행동 독려)로 지난 5월에 있었던 독일 방문의 그것과 큰 틀에서의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일본의 경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국제앰네스티 회원층이 탄탄한 환경을 적극 고려하여 현지 회원 및 지지자와의 만남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일본지부 현황
일본지부는 일본에 두 곳의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메인 오피스는 도쿄에 위치하며 약 10명의 일본지부 직원들은 이 곳에 거점을 두고 일을 합니다. 또 한 곳은 오사카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곳은 상설 분소이지만 정규 직원은 따로 없으며 회원 그룹에 의해 유지됩니다.
일본지부의 특징은 회원의 활동이 매우 활발하다는 점입니다. 일본 전국 각지에는 여러 회원 모임과 네트워크가 조직되어 있으며, 이들은 국제앰네스티의 활동을 지지할뿐만 아니라 주변인에게 널리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정기 후원 회원 규모는 한국지부의 1/3 수준에 불과하나, 오랫동안 멤버십을 유지하는 회원의 비중이 높습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일본지부의 활동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일본지부의 캠페인 및 행사 준비에 자발적으로 지원하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합니다.
활발히 활동하는 회원은 주로 중장년층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실례로 한국지부 방문 기간 북한인권 행사에 참여한 분들은 대부분 50대 이상이었습니다. 최근 일본지부의 고민은 회원층의 고령화가 오랫동안 진행되어 왔다는 점인데요. 청년층인 유스(Youths)의 유입이 정체됨에 따라 전체적인 활동 동력은 날이 갈수록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었습니다.
한 가지 인상 깊었던 부분은 일본지부 회원 및 지지자의 북한인권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기대보다 높았다는 점입니다. 한국지부가 일본에서 개최한 행사에는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항상 행사장을 꽉 채울 정도로 많은 분들이 찾아 주셨습니다. 행사 간에는 깊이 있는 질문과 대화가 이어지는 등 북한인권에 대한 일본 대중의 높은 관심과 이해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지부의 활동
한국지부는 국제앰네스티의 활동 성과를 북한에서 직접 목격하고 이에 관한 증언을 제공해 줄 수 있는 북한 출신 전문가와 함께 일본을 방문했습니다. 일본 체류 기간 한국지부 방문단은 도쿄, 가나가와현 가마쿠라, 나고야, 오사카 등 네 지역을 찾았습니다. 이 네 곳은 일본지부 회원 활동이 일본 내에서도 특히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지역입니다.
한국지부는 각 지역에서 개최한 북한인권 세미나를 통해 회원 및 지지자를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한국지부는 국제앰네스티의 북한인권 활동 성과를 공유하고, 최근의 북한인권 실태에 대해 발표한 후, 지난 해 한국지부가 발행한 북한인권 증언집 ‘60+ Voices’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또한, 북한인권 컨퍼런스와 북한인권 교육 세션 등을 통해 전문가와 일반 대중을 아우르는 이해 증진 활동을 펼쳤습니다.
이 외에도 한국지부는 일본 정부 당국자, 정치인, 기자, 지역 활동가 등을 만나 1990년대 초중반 한국에서의 북한인권 활동 기반이 조성되는 데 중대한 영향을 미쳤던 일본의 북한인권 활동이 가지는 의의를 강조하고 적극적인 관심을 촉구했습니다.
아래는 한국지부의 일본 현지 북한인권 활동을 일별로 간략하게 정리한 내용입니다. 사진을 통해 한국지부의 활동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탈북민의 경우 신상 노출 방지를 위해 얼굴 흐림 효과 처리함)
① 일본지부 사무실 방문: 일본지부 직원 및 회원 미팅
② 발표 사전 테스트: 일본지부 직원 및 회원 대상 발표 사전 테스트, 통역 방식 조율, 피드백 수령
6월 10일(월)
① 일본 언론 매체 대상 기자 회견 개최: NHK 포함 6곳 참석
② 일본 외무성 방문
– 한국지부의 60+ Voices 전달 및 한국지부 북한인권 활동 안내
– 국제앰네스티의 북한에 대한 제4차 UPR 의견서 전달 및 북한 대상 적극적인 인권 개선 촉구 요청
– 최근 북한인권 실태 공유
– 일본 정부의 북한인권 활동에 대한 입장 청취(일본 국적자 납북 문제 등)
③ 가나가와현 가마쿠라에서의 북한인권 세미나
– 주최: 일본지부 가나가와현 가마쿠라 회원 그룹
– 대상: 가나가와현 가마쿠라 현지 일본지부 회원 및 지역 주민 50여 명
– 장소: 가마쿠라역 근처(도쿄에서 지하철로 약 1시간 30분 거리)
– 방식: 오프라인 행사
① 주일 독일대사관 방문
– 한국지부의 60+ Voices 전달 및 한국지부 북한인권 활동 안내
– 국제앰네스티의 북한에 대한 제4차 UPR 의견서 전달 및 북한 대상 적극적인 인권 문제 개진 요청
– 북한 내 독일산 북한 감시, 도청 장비 사용에 대한 문제 제기 및 조사 촉구
– 최근 북한인권 실태 공유
– 한국지부의 독일 방문 내용 공유
② 일본 국회 방문 및 국회의원 미팅: 제1야당 소속 국회의원 미팅, 제4차 UPR 의견서 전달 및 ’60+ Voices’ 책자 전달
③ 북한인권 전문가 및 활동가 미팅 및 네트워킹
④ 일본 국회에서의 북한인권 컨퍼런스
– 주최: 한국지부 및 일본지부
– 대상: 일본 현지 북한인권 전문가, 활동가 및 대중 120여 명(온라인 70여 명, 오프라인 현장 참석 50여 명)
– 장소: 일본 국회 컨퍼런스 룸
– 방식: 온/오프라인 병행 행사
6월 12일(수)
① 도쿄 → 나고야 이동
② 나고야 회원 그룹 미팅 및 북한인권 세미나 사전 테스트
③ 나고야에서의 북한인권 세미나
– 주최: 일본지부 나고야 회원 그룹
– 대상: 현지 앰네스티 회원 및 시민 30여 명
– 장소: 나고야 YWCA 빌딩
– 방식: 오프라인 행사
④ 나고야 → 오사카 이동
① 오사카 현지 인권 단체 HuRights Osaka 방문 및 임직원 미팅
– 한국 및 일본 내 북한인권 활동 현황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 교환
– 국제앰네스티 및 한국지부의 북한인권 활동 안내
– 주요 북한인권 이슈 관련 의견 교환
– 재일교포 직원 미팅 및 일본 현지 재일교포 차별 이슈 관련 내용 청취
② 오사카에서의 북한인권 세미나
– 주최: 일본지부 오사카 회원 그룹
– 대상: 현지 앰네스티 회원 및 시민 40여 명
– 장소: 오사카 Umeda 지역 세미나 룸
– 방식: 오프라인 행사
③ 일본지부 오사카 회원 그룹과의 네트워킹
6월 14일(금)
① 재일본대한민국민단(이하 민단) 오사카 지부 북한인권 교육 세션
– 주최: 민단 오사카 지부, 한국지부 및 일본지부
– 대상: 오사카 지역 재일교포 및 시민 70여 명
– 장소: 민단 오사카 지부 컨퍼런스 룸
– 방식: 오프라인 행사
② 현지 대북 전문 매체 방문 및 미팅
③ 일본지부 오사카 분소에서의 오사카 지역 탈북민, 인권 활동가 미팅
– 일본 내 초창기(1990년대 중후반) 북한인권 활동 태동 역사 청취
– 일본 내 북한인권 활동에 대한 대화
– 일본지부의 북한인권 활동에 대한 현지 탈북민, 인권 활동가 의견 청취
일본에서의 한국지부 활동이 가지는 의의
이번 한국지부의 북한인권 활동은 전 세계에 위치한 국제앰네스티 지부간 연대의 측면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집니다. 한국지부와 일본지부는 동아시아라는 동일 역내 위치한 지부임에도 오랜 기간 이렇다 할 협업 기회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북한인권 활동을 통해 한국지부와 일본지부는 서로가 가진 역량과 장점을 확인할 수 있었고, 협업을 통해 이를 잘 활용하면 기대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번 한국지부의 일본에서의 북한인권 활동이 그동안 지부가 가지고 있던 국가라는 경계를 넘어 동아시아 지역의 인권 이슈에 공동 대응할 수 있는 주춧돌이 되길 바라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