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0월 10일은 세계사형폐지의 날 (World Day against Death Penalty) 입니다. 올해로 여덟 번째를 기념하는 ‘2010 세계사형폐지의 날 “생명의 길, 우리의 길”’ 기념식이 10월 6일 오후 2시에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소회의실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이 기념식은 뜻을 함께하는 각 당 국회의원들과 한국의 주요 종교, 인권, 시민단체를 비롯해 100여명이 참여하였고 다가오는 ‘2010 세계사형폐지의 날’을 위해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와 한국사형제도폐지운동협의회, 천주교인권위원회 등 12개 시민·종교단체로 구성된 ‘2010 세계 사형폐지의 날 기념식 준비위원회’가 기념식을 주최했습니다.
현재 한국은 60명의 사형수가 미결 상태로 수감되어 있다고 합니다. 지난 13년 동안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국제앰네스티로부터 ‘사실상 사형폐지 국가’로 인정됐지만, 법률상으로는 사형제도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유엔 사무총장 배출, G20 정상회의 주최로 우리나라의 사형제 폐지 문제는 국제사회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 날 기념식에는 사형제 폐지에 뜻을 모은 우윤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마틴 유든(Martin Uden) 주한 영국 대사, 우베 비센바하(Uwe Wissenbach) 주한 유럽연합 대사 직무대행, 한나라당 주성영, 민주당 김부겸, 자유선진당 박선영, 민주노동당 이정희, 창조한국당 유원일,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등이 내빈으로 참석하며 100여명의 사람들이 한 목소리로 한국의 사형제도 폐지를 촉구하기 위한 행사가 열렸습니다.
우윤근 국제 법제사법위원장은 “극단적인 법은 정의가 아니다”라는 키케로의 명언을 나누며 한국은 13년 동안 사형을 집행하지 않았고 또한?사형이 폐지될 날이 멀지 않았음을 알렸습니다. 하지만 아직 ‘완전 사형폐지 국가’가 되지 못한 것에 대해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책임 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70년대부터 우리나라에서 근무하고 인권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마틴 유든(Martin Uden) 주한 영국 대사가 연대사를 통해 한국사회에서 사형폐지 문제의 중요성을 전했습니다. 그는 13년 동안 사형을 집행하지 않았다는 것에 한국은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고 사형제 폐지에 대한?강한 의식을 갖고 있는 한국시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현재 영국은 사형집행 중지(모라토리움)를 지지할 것을 바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사형폐지에 대한 판결이 나오지 않았고, 이에 대해서 그는?생명권을 존중하기 위해?필요한 절차를 실행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또한 그는 대부분의?국가들이 범죄를 줄이기 위해 사형을 실시하지만 미국에서는 사형을 실시하지 않은 주가 실시하는 주보다 범죄율이 낮다며, 실제로 사형폐지는 EU(유엔연합)에 들어오기 위한 자격요건 중 하나이므로 FTA를 체결하는 시점에서 사형폐지는 국회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stablish the Republic of Korea as the leading example of respect for human rights.”
우베 비센바하(Uwe Wissenbach) 주한 유럽연합 대사 직무대행의 연대사는 전 세계 국가 중 2/3 이상이 법으로 또는 실제로 사형제도를 폐지했다는 사실을 알리고 사형제 폐지의?세계적인 추세를 우리 모두가 목격하고 있다고 밝히며 시작되었습니다.
또한 “유럽연합의 27개 회원국 모두가 사형제도를 폐지한 이유는 사형이 생명에 대한 권리, 그리고 잔인하고 비인간적이며 모멸적인 처벌을 받지 않을 권리에 위배된다는 유럽연합의 믿음과 분명 깊은 관련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럽연합은 한국을 인권존중의 선도적인 예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단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하며?“서울에서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선진국으로의 도약과 함께 존경 받는 국제적 이해당사자로서 한국이 부상하는 것을 의미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대한민국의 행동은 전 세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사형제도를 폐지한다면 국내 범죄율 추이에 당장의 변화를 기대하기는 힘들겠지만 지역사회와 전세계에 인권에 대한 중요성을 한 발자국 전진시키는데 큰 영향을 줄 것입니다” 라고 주장하며 연대사를 마쳤습니다.
“너무 늦은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박선영 의원은 여러 당과 종교단체 그리고 NGO단체가 이렇게 한자리에 모인 것은 깊은 뜻이 있다 말하고 “인간의 오판 혹은 권력남용으로 무고한 생명이 제도적으로 살해당하는 사형제는 그만 철폐해야 한다”고 기념사를 통해 밝혔습니다.
“너무 늦은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a justice delayed is a justice denied)” 라는 명언을 언급하며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가는 첫걸음은 사형폐지라고 말했습니다. 박 의원은 대한민국이 ‘우리 사회가 생명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길 바라며 사실상 사형폐지 국가’로 그쳐서는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우리의 노력들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사형제가 법적으로 사라지고 살맛 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사형폐지에 앞장 설 것을 다짐하며 이제 정부와 국회가 나서서 국가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살인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 함께 웃고 울며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종교계, 시민단체, 학계, 문화계 등의 많은 이들이 사형제폐지를 위해 목소리를 모아왔지만 지난 2월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으로 실질적 사형폐지국에서 완전한 사형폐지국이 될 기회를 놓친 것이 안타깝습니다”라고 말하며 정의평화위원회 총무이며 생명위원회 사무국장인 박정우 신부가 두 번째 기념사를 시작했습니다.
“살인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 함께 웃고 울며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아직 법적으로 사형제는 남아있고, 참혹한 범죄가 벌어지면 사형제 여론이 일어나는 것에 실망스럽고, 주저앉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우리는 분명히 하나님 보시기에 좋은 몫을 택해 실천하고 있으며, 한국 천주교회는 어떤 어려움이 오더라도 사형제폐지와 인권생명 존중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다시 한번 힘을 냅시다”라고 이야기하며 서로의 손을 마주잡고 사형폐지와 인권존중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선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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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선언>
사형제도에 반대하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자유선진당 등 6개 정당소속 의원들이 함께선언문을 발표했습니다. 선언문에는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 김부겸 민주당 의원,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이 참여했습니다. 이어지는 순서로 천주교를 비롯한 종교계와 인권,시민단체들이 시민사회 공동선언문을 발표했습니다.
<기념 퍼포먼스 :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국회의원 공동선언과 시민사회 공동선언이 마친 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사형제 폐지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줬습니다.
여야의 구분 없이 사형제 폐지에 뜻을 모은 모든 참석자들이 ‘생명 평화 인권, 사형폐지국 대한민국’이라고 적힌 손 팻말을 들고 다 함께 구호를 외쳤습니다.
내년 세계사형폐지의 날 기념식은 한국이 ‘완전 사형폐지 국가’가 된 것을 축하하는 기념식이 되길 희망하며?‘2010세계사형폐지의 날 기념식’을 마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