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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에 자유를…③ 선거가 끝나고 난 뒤

11월 7일. 오전 6시부터 오후 4시까지 10시간 동안 미얀마의 4만여 투표소에서 총선이 실시되었습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 37개 정당에서 3071명, 무소속 82명 등이 출마해 상하원과 지방의회 의원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고 합니다.

투표에 앞서 선거명부에 등록을 하는 미얀마인들

11월 9일 군사정권의 후원을 받는 정당인 미얀마 통합단결발전당(USDP)이 80%의 의석을 확보했다고 밝히며 승리를 선언했습니다. 미얀마 상하원 의원들은 의회가 구성되는 대로 5년 연임의 대통령을 뽑게 됩니다. 하지만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야권 인사들의 출마를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선거에 반대하는 소수민족에게 선거권을 보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선거 결과를 미얀마인들이 인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미 총선의 불공정성에 항의하는 소수민족 반군이 총선당일부터 경찰서등 관공서를 점령하여 정부군 사이에 교전이 발생했습니다.

관련기사; [미얀마 20년만에 총선] 부정, 협박 난무(2010. 11. 7)

게다가 의석 1/4 이상을 군부에 배정하는 선거법과 전체 후보자 가운데 2/3가 친군부 정당 소속이라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민간에게 정권을 이양한다는 군정부의 목소리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을 것입니다. 통합단결발전당이 다수의 의석을 확보했기 때문에, 현재 군정 최고 지도자인 탄 슈웨이 장군이 선출직인 대통령으로 부임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결과가 발생하게 된다면, 결국 무늬만 바뀌어 군부가 계속해서 지배하는 꼴이 되는 셈입니다.

투표 중인 미얀마인들

 

미얀마 선거에 대한 각국의 반응이 자국의 이해관계에 따른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령과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성명을 통해서 미얀마의 선거가 공정하게 치루어지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캐서린 애쉬턴 유럽연합(EU) 외교정책 대표 역시 미안마 총선은 국제적인 기준에 미흡한 선거라는 입장을 표명했습니다.?또한 독일 베스터벨레 외무장관은 미얀마 당국의 개표가 자유롭고 공정한 과정이라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아세안(ASEAN) 등은 국제사회의 비난 속에서 미얀마를 두둔하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오바마 미 대통령, 버마 군부가 선거를 강탈했다고 비판(2010. 11. 10)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군부 총선 무효 기자회견

반기문 UN 사무총장도 선거의 공정성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선거가 실시되던 지난 7일 버마NLD(민족민주동맹) 한국지부와 여러 시민단체들은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군부 총선 무효 기자회견을 하였고, 한국 국회와 정부가 미얀마 군부의 총선거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유엔을 비롯한 국제 사회가 미얀마의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을 것을 천명하라고 강력하게 촉구하였습니다. 그들의 성명서 전문은 이곳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그네들의 열망하던 자유를 이번 선거를 통해서 얻어내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번 선거가 진행되면서 지구촌 각국에서 보여준 관심은 미얀마 군부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되었을 것입니다. 미얀마인들의 자유에 대한 갈망이 지속되는 한, 그리고 우리들의 그네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준다면 언젠가 미얀마에도 봄은 분명히 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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