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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기획] 편지쓰기마라톤-양심적 병역거부 : 내가 총을 들 수 없는 이유

여기 한 남자가 있습니다. 올해로 27살을 맞이하는 이 남자는 현재 서울남부교도소에서 복역 중입니다. 그의 죄목은 ‘병역거부’입니다. 그는 단순한 마음으로 ‘군대에 가기 싫어서’ 병역거부를 한 것이 아닙니다. 그는 ‘인간에 대한 폭력에 반대하기 때문에’ 병역거부를 한 것입니다. 그는 군인이 되어 총을 들고 서 있는 그 자신의 모습을 납득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그는 전과자의 길을 선택합니다.

문명진씨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입니다. 그는 묻습니다. “한 인간이 어떻게 다른 인간에게 폭력을 휘두를 수 있는 걸까요?” 누군가 폭력을 가하면, 누군가는 폭력을 당합니다. 폭력을 당하는 이의 고통과 상처를 조금만 생각한다면, 상대방을 조금이라도 인간적으로 대한다면, 입장을 바꿔서 생각한다면, 폭력을 가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너무나 폭력이 난무합니다.

<병역거부 캠페인을 하고 있는 문명진씨(두 사진 모두 오른쪽)>

그 중에서도 전쟁과 군대는 ‘안보’라는 이름 아래에 폭력이 정당화되는 공간입니다. 하지만 폭력은 어떤 것으로도 정당화되지 않습니다. 문명진씨에게 있어서 군대는 ‘인간을 인간으로 보지 않는 것’을 내면화한 공간입니다. 상대방을 나와 같은 인간으로써 그의 존엄성을 존중한다면, 상대방에게 총구를 겨누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군대는 인간을 인간으로 대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공간입니다. 2003년 이라크 파병 반대 집회, 2006년 미군기지확장이전 반대 투쟁 등에 참여하면서 그는 결론을 내립니다. 상대를 나와 같은 감정과 욕구를 지닌 인간으로 보지 않을 때에야 비로소 총구를 겨눌 수 있다고요. 그리고 그의 신념에 따라 병역을 거부할 것을 결심합니다.

<작년 12월, 헌법재판소 앞에서 병역거부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문명진씨>

경찰조사, 재판, 구속을 거쳐 지난 4월, 그는 결국 수감되었습니다. 7개월이 흐른 지금까지 그는 그의 인터넷 카페를 통해 벌써 10통이 넘는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핸드폰과 인터넷이 없으니 그가 유일하게 누군가에게 그의 진솔한 이야기를 터놓을 수 있는 방법은 편지를 통해서였습니다. 그는 편지에 교도소에서의 적응기, 교도소의 이전, 수세미를 잃어버린 황당한 사건 등 소소한 이야기를 하며 그의 개인적인 느낌을 담았습니다. 혹은 학생인권이나 전자발찌 등 약간은 무거운 주제에 대한 그의 생각을 편지에 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편지에서 얻는 ‘연결된 느낌’ 덕분에 기운을 낼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교도소 밖의 세상에는 자신과 뜻을 함께하는 동료가 있고, 자신에게 지지를 보내는 많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문명진씨의 병역거부를 지지하는 후원카페 가기

 

 

<할릴 사브다와 살릴 셰티 앰네스티 사무총장>

그리고 여기 다른 한 남자가 있습니다. 그 또한 ‘인간에 대한 폭력에 반대하기 때문에’ 병역을 거부했습니다. 그는 2004년부터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에 대한 대중연설을 하거나 관련 글을 기고해왔습니다. 그 때문에 감옥에서도 구타당하거나 침대도 없는 감방에서 나체로 며칠을 보내는 등 고통스런 나날을 보냈습니다.

터키의 인권운동가 할릴 사브다(Halil Savda)도 문명진씨와 같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입니다. 터키는 아제르바이잔과 함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인정하지 않는 유일한 유럽국가입니다. 그는 안보, 즉 안전한 삶을 위해 전쟁과 군대를 정당화하는 국가에 맞서, 진정한 안전한 삶은 ‘폭력’이라는 이름을 떼어낼 때만이 가능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그가 더 이상 고문과 수감의 위협에 처하지 않도록 사람들은 편지를 보냅니다. 터키의 내무부 장관에게 할릴 사브다의 안전을 보장하고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인정하라는 탄원편지를 보냅니다. 또한 할릴 사브다에게 그의 뜻을 존중하고 지지하고 있다는 희망의 연대편지를 보냅니다. 지금과 같은 디지털 시대에도, 사람들은 편지를 씁니다. 왜냐구요? 편지의 힘은 생각보다 강력하기 때문이지요!

명진씨가 편지를 주고 받을 때 진솔함과 희망을 느꼈던 것처럼 사브다도 지지의 뜻을 함께하는 동료들이 있어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편지로 정부를 압박해 사브다가 더 이상 어떠한 위협에 처하지 않도록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에서든, 터키에서든, 전 세계 어디에서든 자신의 신념을 지키고 병역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그들을 수감하고 신체적 고통을 가할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습니다. 우리에겐 ‘편지’라는 수단이 있습니다! 편지가 모이면 모일수록 그 편지는 명진씨와 사브다와 같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에게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의 편지로 인하여 그들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가 인정되고 대체복무제가 마련되는 날이 오기까지를 진심으로 고대해봅니다. 하루 빨리 그런 날이 올 수 있도록 다 같이 편지해주세요!!!

▶우표를 클릭하시면 각자의 사례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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