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앰네스티에서는 무기거래조약의 필요성에 관련한 5가지 피해 사례를 연재합니다.
시리아 : 폭력적 진압으로 생명을 잃다 – 칼레드 알 하메드
차드 : 강제 실종된 야당 지도자 – 입니 오우마르 마하마트 살레
스리랑카 : 경찰의 손에 죽임을 당하다 – 라기하느 마노하란
콜롬비아 : 분쟁 양 당사자 모두에게 위협당하는 이들 – 산 호세 드 아파르타도 평화공동체
그리스 : 경찰의 수류탄에 청력을 잃은 기자 – 마놀리스 카이프레오스
그리스 : 경찰의 수류탄에 실명한 기자 – 마놀리스 카이프레오스
“저는 제가 경찰 폭력의 마지막 피해자였으면 합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문제는 폭력이 아닌 대화로 해소 되어야 합니다.”
– 2011 년 7월 12일 기자 회견 마놀리스 카이프레오스의 발언 중
2011년 6월 15일, 기자인 마놀리스 카이프레오스는 경찰관이 투척한 섬광 수류탄에 의해 영구적으로 청력을 상실했다.
2011년 아테네와 그리스의 대도시 곳곳에서 정부가 도입한 긴축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개최되었다. 마놀리스는 시위상황을 취재하던 도중 신타그마 광장에서 경찰이 평화적인 시위자들에게 화학물질을 분사하고 섬광 수류탄을 던지며 경찰봉으로 구타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경찰은 그에게 사진을 찍지 말라고 요구했다. 그는 기자 신분증을 제시했지만 진압경찰의 지휘관은 그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다른 경찰관에게 카이프레오스를 가리켰다. 그러자 그 경찰관은 그에게 섬광 수류탄을 던졌는데 그의 옆으로 불과 0.5미터 정도 거리에서 폭발이 일어나는 바람에 그는 쓰러지고 말았다. 그는 시위자들의 도움을 받아 일어선 뒤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수술을 받고 한 쪽 귀의 청력을 일부 회복할 수 있지만, 남은 한 쪽 귀는 영구적으로 손상을 입었다. 그리스 정부는 이 사건과 관련해 범죄 수사와 징계 검토를 시작했다. 카이프레오스 기자는 그리스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최근 그리스에서 열린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과도한 무력을 사용하고 화학물질과 최루가스를 과도하게 사용한 사례들을 기록했다. 현재 아테네 1심 법원 소속 검사는 6월 15일, 28일, 29일에 열린 시위를 진압하는데 경찰이 최루가스 등을 사용해 과도한 무력을 사용했다는 혐의로 형사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와 관해 그리스 의회의 한 의원은 정부에 경찰이 사용하는 최루가스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명확히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국제앰네스티는 그리스 경찰력 집행과 관련하여 법집행 공직자들 사이에 만연한 불처벌 문화와 시위자들에 대한 과도한 무력사용, 피구금자에 대한 부당한 대우 등에 오랜 기간 우려를 표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적 구속력을 가지는 인권 기준이 포함된 무기거래조약의 부재로 인해 외국 기업들은 지속적으로 그리스에 경찰용 무기와 군수품을 공급해왔다.
그리스의 주요 무기 공급처
2011년 6월에 있었던 시위 과정에서 국제앰네스티가 수집한 증거에 의하면, 6월 29일 시위 직후에 신타그마 광장에서 발견된 섬광 수류탄과 최루탄은 브라질, 독일, 영국, 미국에서 제조된 것이었다. 발견된 것들은 다음과 같다.
– 브라질 콘도르 테크놀로지아스 냐오 레타이스 사(社)가 제조한 GL-311 최루탄
– 독일 니코 파이로테크니크 사(社)가 2001년 10월에 제조한 2중 ‘음향∙섬광’ 장치
–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쳄링 사(社)가 제조한 N591 섬광 수류탄
– 미국 컴바인드 택티컬 시스템즈 사(社)에서 생산한 다목적 최루탄과 8230 전술 수류탄, 미국의 페더럴 래보레토리즈 사(社)가 제조한 555 CS탄
경찰이 6월에 사용한 수류탄이 언제 그리스로 이전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브라질 산 GL-311 수류탄은 제조일자가 2010년 9월로 나타나지만 브라질의 경우 연간 무기 수출 보고서를 발표하지 않는다.
EU가 발표하는 연간 무기 수출 보고에 의하면 독일은 2003년 이후로 매해 그리스에 탄약 수출을 승인했고 2003년과 2005년 사이에 미화 1,121,330 달러에 달하는 독성 작용제를 수출했다. 이중에는 최루 가스 등 폭동진압제도 포함되어 있다.
영국 정부 데이터에 의하면 2010년 영국 정부는 그리스로 다양한 경찰 장비를 공급할 수 있도록 2 ~ 5년간 유효한 개방형 수출 면허를 발부했다. 이중에 CS탄, 섬광 수류탄 및 다른 폭동진압제가 포함되어 있다. 영국 정부는 2003년, 2005년, 2007년, 2008년에 그리스로 섬광 수류탄 수출을 승인했다. 영국 정부는 2000년 이래로 섬광 수류탄, 최루탄, 연막탄을 판매하는 회사에 주기적으로 개방형 면허를 발부했다.
회계연도 | 2000 | 2002 | 2004 | 2007 | 2008 | 2009 | 20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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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액(달러) | US$18,596 | US$5,025 | US$4,125 | US$27,070 | US$55,250 | US$55,561 | US$103,137 |
2000년과 2010년 사이에 미국이 그리스로 수출한 폭동진압제(최루가스 등)의 양이 대폭 증가했다.
권고 사항
그리스 법무부 장관과 시민보호부 장관에게 다음과 같이 권고한다.
- 마놀리스 키프레오스가 상해를 입고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것에 대해 독립적이며 철저하고 효과적인 범죄수사 및 징계검토를 즉각 실시할 것
- 마놀리스 키프레오스에게 상해를 입히고 부당 대우를 한 경찰관들이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하고 징계 조치가 내려지도록 할 것
- 마놀리스 키프레오스가 청력을 상실함으로써 받은 영향을 고려해 충분한 배상을 제공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