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인터뷰

또다른 나의 어머니, ‘시리아’ : 압둘 와합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8월 17일 금요일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열린, 국제위기대응관련 ‘시리아 시위’에 참여하였습니다. 알-아사드 정부를 지원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시리아뿐만 아니라 이슬람 및 아랍지역 공동체에서도 많은 분들이 참여하였습니다. 또한 이들과 함께 연대하기 위해 몇몇의 한국 분들도 자리를 빛내주셨습니다. 참가자들은 시리아 국기를 흔들면서 ‘알-아사드 정권은 물러가라’, ‘중국과 러시아는 현 정부에 대한 지지를 멈춰라!’ 등의 구호를 아랍어를 끊임 없이 외쳤습니다. 또한 전쟁으로 희생된 어린아이의 시신들이 찍힌 사진을 보이면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얼마나 심각한지 그들은 온힘을 다해 알렸습니다. 저희는 그 현장에서 시리아를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계신 압둘 와합(Abdul Wahab)씨를 만나 현 시리아 사태에 관한 소식들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최하늬 간사(이하 최) 간단한 자기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압둘 와합(이하 와합) 안녕하세요. 저는 압둘 와합 입니다. 시리아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에 공부를 하러 온 유학생입니다. 현재 동국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한국법과 시리아법을 비교하는 등 국제상법을 공부하고 있어요. 한국에 온지는 2년 4개월 정도가 되었고요.

많은 국가 중, 한국으로 공부하러 온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와합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한국의 속담처럼 한국 친구 따라 오게 되었습니다. 사실 프랑스에 있는 한 대학에 지원서를 내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 길 잃은 한국 학생을 우연히 도와주었고 좋은 추억들을 많이 만들게 되었어요. 이를 계기로 한국에 가서 한국어와 한국 법을 공부하기로 결심했어요. 또한 한국에서 공부하는 시리아 사람들이 없기 때문에, 제가 선구자와 같은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는 시리아와 한국의 외교관계가 활발하지 않지만 앞으로 좋은 관계를 만드는 데 기여를 하고 싶습니다. 이런 이유로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를 만들어 시리아와 한국에 대한 행사를 많이 진행했고,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10년 정도 뒤에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네요.

현재 시리아에 상황이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시리아 사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와합 독재정권 아래 시리아 국민들이 많이 힘들어 했습니다. 그러나 아무것도 하지 못했었는데 ‘아랍의 봄’ 이 오면서, 현 정권을 바꾸자는 목소리가 커지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사회의 제도개혁을 요구하는 것을 목표로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시위가 진행되면서 수많은 국민들이 희생 당했습니다. 그래서 현 정권과 함께 그 정권을 장악하고 있는 세력들도 바꿔야 한다는 목표로 바뀌었습니다. 현재까지도 많은 시리아 국민들이 싸우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이나 주변국가에서 도와주지 않고 러시아와 중국이 현 정부를 도와주고 있어, 시리아 정부는 늘 힘이 있습니다.

시리아 국민들에게 적은 중국과 러시아 입니다. 두 국가는 시리아 독재 정권을 도와주고 있기 때문에 이들과도 싸워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리아 경제는 사라지고, 많은 국민들도 죽었습니다. 현재 상황은 굉장히 힘들며, 이와 더불어 정부군과 반군으로 나뉘어 내전까지 일어나고 있습니다.

시리아에 있는 가족과 친척들에게 연락은 자주하는 편이세요?

와합 현 정부가 연락을 단절한 상태라 10일 동안 연락이 두절된 상태입니다. 보통 2-3일에 한번씩 하곤 했었는데요. 지금은 인터넷 상으로만 상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 고향(아라카)은 시위가 많이 일어나는 곳이라 가족들과 친구들에 대한 걱정이 많습니다. 친구 중 9명이 시위를 하다 목숨을 잃었습니다.

오늘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은 주로 어떤 분들인가요?

와합 대부분 한국에서 일하는 시리아 분들이 시위에 참여했습니다.

시리아 시위나 사태에 대해서 한국의 NGO 단체 등에 연락을 해 보셨나요? 했다면, 반응이 어떠했나요?

와합 주로 학교 교수님을 통해서 시리아 사태를 알리고 이들에게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것을 전달했습니다. 시리아에서 한국으로 일을 하러 온 분들을 도와 드리기 위해 외교관을 방문하면서, 그 관계자 분들도 많이 도와주셨어요. 한국 정부는 시리아 사람들에게 시리아 사태가 끝나기 전까지 비자가 만료된 이후에도 한국에 머물러도 좋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한국은 안전하며 많은 분들이 난민 신청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예를 들어, 올해 4월에 한국 정부는 ‘시리아의 친구들’ 에 100만 달러를 지원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면 좋겠어요. 시리아 사람들 중, 한국에서 공부하는 사람이 많이 없어서 행사나 시위를 준비하는 것이 많이 힘들어요. 한국사회에서 시리아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시리아 분들 말고, 다른 주변 국가에서 오신 분들도 시리아 시위에 동참하셨나요?

와합 이집트나 리비아 친구들과 함께 시위도 했고 같이 모여서 어떻게 할 것인지를 페이스북을 만들어 의논했습니다. 일본어, 한국어, 영어 번역을 해서 주요 소식들을 알리고 이집트 관련해서 시위도 가졌습니다. 시리아 사태에 대한 시위는 이번이 처음 이예요. 이전까지는 계속 한국 친구들과만 함께 했었거든요.

시리아 사람들이 시위에 참여하기를 망설이거나 주저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와합 무서워서 그랬었습니다. 한국에서 시위하는 장면들이 시리아 방송으로 나오게 되면, 본국에 있는 가족들이 너무 위험해 지니까요. 과거에는 그런 이유로 많이들 꺼렸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앞으로 또 다른 시위나 행사를 계획하고 있는지요?

와합 행사를 생각하고 있는데 시리아 사람이 많이 없어서 모이기가 힘들어요. 또한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공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의견도 많이 다릅니다. 이번 시위도 한달 동안 모여서 준비를 했습니다.

가족들과 통화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있나요?

와합 어머니와의 대화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어머니께서 시리아를 위해 공부도, 행사도 열심히 하라고 하셨어요. 어머니께서 말씀하시길 저에게는 어머니가 두 분 계시대요. 한 분은 나를 낳아주신 어머니, 그리고 한 분은 나의 조국, 시리아라고요. 이 말씀을 들으면서 눈물이 났어요. 많이 힘들고 외롭지만 시리아를 위해 열심히 살아야 합니다.

시리아 상황이 나아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와합 시리아 상황이 계속 이렇게 가면 앞으로 소말리아와 같은 내전이 벌어지는 상황이 될 것입니다. 유엔이 도와 주어야만 하고 시리아 현 정부가 교체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시리아 국민들이 새로운 국가, 새로운 정부를 만들 수 있고 더 나아가 좋은 국가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국제사회가 도와주지 않으면 시리아는 실패한 국가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은 시리아 상황이 어렵지만 앞으로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한국 또한 30년- 40년 전에 힘들었지만, 짧은 시간 동안 빠른 성장을 하였듯이, 시리아도 곧 좋은 나라가 될 것입니다.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10년 동안 안정이 지속된다면 좋은 나라가 될 것입니다.

현재 준비하고 있으신 행사가 있으신가요?

와합 현재 준비를 하고 있는데 참여하시는 분들이 너무 바빠서 언제 행사를 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좋은 행사를 만들고 싶어요. ‘시리아의 날’과 같은 행사도 만들고 싶은데요. 이것은 3개월 전부터 시작을 했고요, 1주일에 한번씩 모여 사람들을 초대하고 시리아에 대한 소식에 대해서 나누는 날을 만들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와합 시리아를 위해 시리아 관련된 소식을 항상 듣고 공유했으면 좋겠습니다. 시리아에 닥친 이 상황을 어떻게 함께 싸울 수 있을지 고민하고 함께 도왔으면 좋겠습니다. 가끔 제 홈페이지에 오셔서 시리아 관련 사진을 그만 올리라고 말씀하시는 소수의 분들이 있어요. 사진들에 시리아 사람들이 총에 맞아 피를 흘리거나 사망하는 모습들이 많아요. 그런데 이런 사진들이 너무 무서워 자다가도 생각나니 시리아 관련한 소식들을 더 이상 업데이트 하지 말라고 하세요. 그런 말을 들을 때면, 실망스럽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지만 이런 분들은 많지 않고, 모두들 관심을 가지고 응원해 주세요.

한국과 시리아는 같습니다. 한국에도 어린 아이들이 있고 시리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에 있는 수많은 아이들이 희생당하면 슬프듯이 시리아의 어머니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레바논과 요르단과 같이 시리아 주변 국가들에 난민들이 많이 있는데 상황이 넉넉하지 않습니다. 이들을 위해 재정적으로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아직 한국인들이 시리아를 위해서 어떤 도움들을 줄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는 잘 모르겠지만, 시리아 역사나 현 상황에 대해서 많이 접하고 행사나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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