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에 주목해야 할 때

터키에 주목해야 할 때

 

지금 터키에서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터키에서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된 지 2년째로 접어들고 있는 지금, 터키의 인권옹호자들은 끊이지 않는 공포 분위기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들은 구금, 기소되거나 협박을 당하는가 하면, 지인의 피해 소식을 접하는 일도 많았다.

인권옹호자들은 말을 하거나 글, 트윗을 작성할 때도 조심하고 있다. 어느 날 새벽, 노크 소리와 함께 경찰이 들이닥칠 때를 대비해서 항상 작은 가방을 준비해 가지고 다니기도 한다.

시민단체 역시 압박을 느끼고 있다. 심지어는 그 자리에서 폐쇄당한 곳들도 있다. 이 때문에 시민단체의 도움을 필요로 하던 사람들까지 무력해지고 말았다.

이 모든 일이 우연히 벌어진 일은 아니다. 독립적인 시민사회를 해체하려는 고의적인 시도인 것이다.

우리가 터키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전국적인 탄압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체포와 해고를 당하고, 사법제도가 무너지며 협박과 가혹행위, 기소, 구금으로 반대 의견이 묵살되고 있는 실태에 대해 다뤄야 한다.

공포 분위기를 계속해서 유지시키려는 것이 목적이다. 경찰에 구금되어 있을 때는 가족들이 해코지를 당할까 두렵다. 모두가 두려움에 떨고 있다.

오스만 이스치, 인권옹호자


공포와 위협의 분위기

에렌 케스킨은 수십 년 동안 여러 차례 기소를 당했다.

2016년 쿠데타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 이후 10만 명 이상이 형사 수사 및 기소 대상이 되었으며, 50만 명 이상이 미결 구금되었다. 또한 터키는 감옥에 수감된 기자의 수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가로, 120명 이상이 자신의 소임을 다했다는 이유로 구금되었다.

터키에서 인권을 지지하며 옹호 발언을 멈추지 않는 사람들은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소셜미디어와 친정부 언론의 비방에 노출되는 것은 시작에 불과할 정도로, 이들은 언제라도 근거 없는 죄목으로 체포되거나 수감될 수 있다. 이러한 공포 분위기는 자기검열로 이어져, 활동가들은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것도 주저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발언으로 감옥에 갇힐 수도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인권변호사 에렌 케스킨은 국제앰네스티에 이렇게 말했다. “나는 내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하려고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발언을 하거나 글을 쓰기에 앞서 한번 더 고민하게 됐다는 사실도 통렬히 깨닫고 있다.”

케스킨은 일간지 외즈규르 군뎀(Özgür Gündem)의 편집장을 역임할 당시 신문에 실었던 기사를 이유로 현재 140건의 서로 다른 사건으로 기소된 상태다.


불공정 기소

반테러법은 인권을 옹호하거나 정부에 반대하는 의견을 표현하는 사람에게 범죄 혐의를 적용하고 이들을 수감시키는 데 이용됐다. 이들의 의견을 묵살하려는 시도였다.

인권변호사 타네르 클리츠는 이러한 수법의 피해자 중 한 명이다. 국제앰네스티 터키지부의 창립 멤버이자 명예이사인 그는 2017년 6월 6일 아침 체포되었고, 3일 후 교도소에 수감되었다.

타네르의 주된 혐의는 그가 암호화 메시지 앱 바이록(ByLock)을 다운로드받아 이용했다는 것이었다. 터키 정부는 쿠데타 주동자들이 이 앱을 사용해 소통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서로 다른 4건의 전문가 보고서에 따르면 타네르는 바이록을 다운로드하거나 사용한 적이 없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그로부터 1년에 가까운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검찰은 그의 혐의를 뒷받침할 근거를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어떤 경우라도 휴대전화에 메시지 앱이 설치되어 있다는 것만으로는 “테러리즘” 혐의의 증거가 될 수는 없다.

타네르는 현재 6월 21일에 있을 다음 판결을 기다리면서 감옥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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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다시 체포된 앰네스티 이사장 타네르를 석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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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비상사태 상황에서 계속되는 탄압

앰네스티 활동가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터키의 인권옹호자 구금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였다.

지난 2016년 7월 쿠데타가 실패로 돌아간 이후 터키 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7회 연장했다.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되면 정부는 행정명령 발행을 통해 아무런 제재 없이 통치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러한 행정명령은 법적 효력을 발휘하며, 의회나 법원의 검토를 사실상 전혀 거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정부는 원하는 대로 마음껏 행동할 수 있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정부는 터키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기보다는 침해하는 쪽을 택했다. 정부는 ‘국가 안보’라는 명분을 이용해, 표현의 자유와 평화적인 시위 및 결사의 자유 등 힘겹게 성취했던 기본권을 짓밟고 있다.

아래에 나타난 통계는 쿠데타 실패 이후 악화되고 있는 터키의 안타까운 인권 상황을 잘 드러내고 있다.

숫자로 보는 탄압

형사 소송 절차에 휘말린 사람 10만 명, 미결 구금된 사람 5만 명, 문 닫은 언론사 180곳 이상, 구금된 기자와 언론인 120명 이상, 평화를 호소하다 기소된 학계인 265명 이상, 폐쇄된 단체 및 재단 1,300여명 이상

사법제도의 붕괴

오르한 케말 센기즈는 유럽인권재판소에서 구금된 학자 메흐메트 알탄의 사건을 맡았다.

오르한 케말 센기즈는 유럽인권재판소에서 구금된 학자 메흐메트 알탄의 사건을 맡았다.

현재 터키에서 공정한 재판이란 머나먼 꿈과 다름없어 보인다. 쿠데타 이후 형사소송에 휘말린 변호사는 수백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사법제도를 대상으로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공격의 일환으로, 판사, 검사 및 공무원까지 탄압의 표적이 되고 있다.

인권옹호자이자 기자, 변호사인 오르한 케말 센기즈는 그 사정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2016년 7월 구금된 이후 “헌법질서의 전복을 시도”하고 “국회와 정부의 전복 및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려 시도”했다는 혐의 및 “무장 테러 단체에 소속”됐다는 혐의로 기소되었다. 이러한 혐의는 가석방 여지 없이 무기징역까지 처해질 수 있다.

센기즈는 자신이 맡은 고객이었던 메흐메트 알탄 사건에 대해 헌법재판소 판결이 나온 후, 법원의 결정을 환영하는 트윗을 작성했다고 말했다. “그 직후 사람들에게 ‘대체 무슨 생각이에요? 사서 관심을 끌고 있잖아요. 이제 그들이 당신을 감옥에 보낼 거예요’ 라는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시민단체 폐쇄

조잔 외즈고체(Zozan Özgökçe)는 VAKAD의 창립 회원이다.

조잔 외즈고체(Zozan Özgökçe)는 VAKAD의 창립 회원이다.

인권옹호자를 표적으로 삼아 이들을 구금시키고, 입을 막고, 침묵시키는 동안 그로 인해 참담한 피해를 입은 것은 그들뿐만이 아니었다. LGBTI와 성폭력 생존자, 어린이 등 가장 큰 인권침해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은 인권옹호를 위한 투쟁에 가장 필수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됐다.

밴 여성연합(The Van Women’s Association: VAKAD)은 터키 동부의 여성폭력 방지를 위해 활발히 활동하던 시민단체였으나, 2016년 11월 22일 행정명령에 따라 폐쇄되었다. 지금은 해당 지역에서 이처럼 생명을 구하는 활동을 할 단체가 없는 상황이다.

지금은 피해자들에게 제공해야 할 조언과 지원에 커다란 공백이 존재한다. 가슴이 아프다.”

조잔 외즈고체(Zozan Özgökçe)


지금 터키의 LGBTI+는 그 어느 때보다 가장 큰 두려움 속에 살아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LGBTI 활동가/ ⓒ Amnesty International

 

퇴보에 맞서 싸우는 LGBTI

2017년: 한 여성이 이스탄불에서 LGBTI 자긍심 행진을 지지하는 집회에 참여했다가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2017년: 한 여성이 이스탄불에서 LGBTI 자긍심 행진을 지지하는 집회에 참여했다가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억압이 시민사회에 끼친 영향은 막대했고, LGBTI 사회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한때 활발하게 활동을 넓혀 갔던 LGBTI 단체들은 다시 지하로 밀려나는 심정을 느끼고 있다.

이 단체들은 계획했던 행사 및 개인을 대상으로 한 위협과 가혹행위가 최근 급격히 증가했다고 알렸다.

표현의 자유가 전반적으로 탄압을 당하면서, LGBTI+가 자기다운 모습으로 존재할 수 있는 공간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느껴요.”

LGBTI+ 활동가

한때 이스탄불의 프라이드 행진은 매년 늘어나는 참가자들과 함께 자신감과 다양성을 드러내는 훌륭한 장이었지만, 지금은 3년째 개최가 금지되고 있다. 수도 앙카라에서는 2017년 11월 이후 모든 LGBTI 행사가 금지된 상태다.

 

터키 동남부 지역의 인권 옹호 활동

인권옹호자이자 기자인 누르칸 베이살

터키에서 쿠르드인의 인권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언제나 위험한 모험이었다. 지금 같은 공포 분위기 속에서 터키 동남부의 인권옹호자들은 탄압으로 인한 영향을 가장 통렬히 느끼고 있다.

아직 이 지역에서 소신 있는 의견을 드러내는 인권옹호자들이 남아 있지만, 이들은 전례가 없을 정도로 심각한 구금 및 기소 위협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인권옹호자이자 기자인 누르칸 베이살은 2018년 1월 잠시 구금되어 신문을 당했다. 터키군이 시리아 북부 아프린에서 벌이고 있는 군사활동에 대해 다섯 개의 트윗을 작성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대중의 증오 선동’ 혐의로 기소되어 법정에 설 예정이다.

출신도, 정치적 신념도 서로 다른 사람들이 내 재판일에 모두 법원을 찾았습니다. 이 사람들이 나의 석방에 큰 역할을 했다고 믿습니다.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걸 보여줬습니다.”

누르칸 베이살

어떻게 해야 하나?

터키는 국가비상사태를 해제하고, 국가 안보 위협에 맞서기 위한 정당한 수단 이상의 행정명령을 모두 철회해야 한다.

구금된 인권옹호자를 모두 석방해야 한다. 이들은 공포와 박해, 구금 및 기소의 위협 없이 자신의 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국제사회가 터키에 모든 힘과 영향력을 행사해 인권과 인권옹호자가 모두 존중 받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2018년 이스탄불에서 열린 여성 행진 / © Chris McGrath/Getty Images

어떻게 해야 하나?

터키는 국가비상사태를 해제하고, 국가 안보 위협에 맞서기 위한 정당한 수단 이상의 행정명령을 모두 철회해야 한다.

구금된 인권옹호자를 모두 석방해야 한다. 이들은 공포와 박해, 구금 및 기소의 위협 없이 자신의 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국제사회가 터키에 모든 힘과 영향력을 행사해 인권과 인권옹호자가 모두 존중 받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2018년 이스탄불에서 열린 여성 행진 / © Chris McGrath/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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