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Index: ASA 21/017/2006 (Public)
News Service No: 244
2006년 9월 21일
인도네시아 : 사형집행의 재개
오늘(2006년 9월 21일) 이뤄진 파비아누스 티보(Fabianus Tibo), 도밍구스 다 실바(Dominggus da Silva)와 마리누스 리우(Marinus Riwu)에 대한 사형 집행은 사형제의 폐지를 위해 싸우는 전세계의 모든 사람들을 심각하게 절망시킨 사건이다. 국제앰네스티는 이 세 명에 대한 사형 집행으로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야기된 최근의 논쟁에도 불구하고 집행된 이번 결과에 대해 깊은 실망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사형제도는 가장 잔인하고 비인도적이고 굴욕적인 처벌로서 어떤 사람에게도 주어져서는 안 된다. 온 세계가 사형제도로부터 돌아서고 있는 시점에서 이 세 명에 대한 집행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런 국가적인 살인행위는 이번 사례와 같이 재판의 공정성에 대한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에서는 특히 용납될 수 없다.
파비아누스 티보, 도밍구스 다 실바와 마리누스 리우는 2000년 5월, 센트럴 술라웨시(Central Sulawesi)의 포소(Poso) 지역에서의 살인미수, 폭동에 대한 선동과 인종적ㆍ종교적인 범죄 혐의로 2001년 4월에 센트럴 술라웨시의 팔루(Palu)지방법원에서 사형이 선고되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 세 명에 대한 재판이 불공정했다는 보고서를 받은 바 있다.
실제로 피고측 증인들의 증언이 재판부가 판결을 내리는 과정에서 무시되었다는 우려가 나타난 바 있었다. 또한 법원 외부에는 돌로 무장한 시위대가 세 명에 대해 사형을 요구하기도 하였으며, 법정대리인은 살해 위협의 협박을 당하기도 하였다. 한 변호사의 집에는 폭탄이 묻혀있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계자들은 이 재판을 조사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의 이웃 국가인 필리핀은 모든 범죄에 대한 사형제도를 금년 6월에 폐지하였다. 아요로 대통령은 사형제도가 “심각한 범죄에 대한 효과적인 방지”에 있어 성공적이지 못함을 선언하였다. 필리핀은 이미 법적으로 혹은 실제적으로 전세계 125개 이상의 사형제도 폐지 국가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인권이사회의 구성원이자 시민적ㆍ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International Covenant on Civil and Political Rights; ICCPR)을 최근 비준한 인도네시아 정부로서는 필리핀의 선례를 따를 수 있는 기회뿐 아니라 생명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보호함으로써 동남아시아에서 인권을 존중하는 흐름을 만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리고 말았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최소 90명이 사형을 선고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비아누스 티보, 도밍구스다 실바와 마리누스 리우에 대한 집행은 국제앰네스티에 의해 2005년 5월 이후 첫 번째 사례로 기록되었다. 이는 현재 집행 대기 중인 모든 사람들의 운명에 대한 강한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인도네시아 정부에 대해 집행의 유예와 사형으로부터의 감형을 비롯한 사형제 폐지를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