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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 타이: “홍콩의 태양은 다시 뜰 것이다”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베니 타이

베니 타이는 2014년 홍콩의 민주화운동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법학 교수였던 베니 타이는 그로부터 1년 전, 시민불복종 운동인 “Occupy Central (센트럴을 점령하라)”을 시작했다. Occupy Central 운동은 이후 학생 단체들이 가세하면서 우산 혁명으로 이어졌다. 2014년 9월부터 12월까지 79일간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홍콩의 주요 시가지를 점거하고 홍콩의 민주화를 요구했다.
4월 9일, 홍콩의 한 법원에서는 베니 타이와 주요 활동가 8명에게 “공공소란 선동 공모”, “공공소란 선동” 및 “공공소란 선동을 위한 선동” 등 갖가지 모호하고 막연한 혐의를 적용해 유죄를 선고했다.

4월 24일 최종 선고에 따라 베니 타이에게는 징역 16개월이 선고되었다. 그 외 다른 활동가들에게도 징역 16개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등이 선고되었다. 2017년 학생 대표 3명이 수감된 이후, 홍콩 정부가 우산 혁명 시위에 참여한 인물을 기소한 것은 이번이 가장 최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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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우산 혁명’ 활동가 4명, 징역을 선고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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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직전, 국제앰네스티는 베니 타이와 함께 시민 저항과 자신의 수감 가능성, 그리고 그가 홍콩에 민주주의가 실현될 것이라는 희망을 놓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홍콩 사람들은 여전히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고 있다. 우산 혁명 이후 남겨진 가장 큰 과제는 어떻게 이를 실현시키느냐는 것이다.

베니 타이

“Occupy Central 은 성공했다고도, 실패했다고도 볼 수 있는 운동이다. 이 운동의 목표는 홍콩의 민주주의를 진보시키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었다. 79일 동안 다양한 연령의 120만명 이상이 다양한 방법으로 이 운동에 참여했다. 이전까지는 상상도 못했던 엄청난 국제적 관심을 받기도 했다.

“시민 불복종은 올바른 시기에 한다면 변화를 일으킬 수 있지만, 한 번의 행동으로 체제를 변화시킨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싸움은 장기전이다. 그것이 내가 배운 교훈이었다. 우리는 유연한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 실패하더라도 다른 사람을 탓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는 민주주의를 이룩할 수 없다.

홍콩 사람들은 여전히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고 있다. 우산 혁명 이후 남겨진 가장 큰 과제는 어떻게 민주주의를 실현시키느냐는 것이다. 활동가들이 기소당하고 있는 만큼, 이러한 시민불복종 운동은 더 이상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개인이 치러야 할 대가가 매우 크다. 위험도는 낮고, 지속 가능성은 높은 시민 저항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앞으로 거리 점거 시위를 배제하지는 않겠지만, 반드시 적절한 시기에 실행해야 한다. 시민 불복종은 우리가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 도구이며, 그 형태는 다양하게 변화할 수 있다.”

 

우울했던 시기

“내게 가해진 압박은 극도로 견디기 어려운 것이었다. 우산 혁명이 끝나게 된 후에도 몇 달을 우울한 상태로 지냈다.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희망도 가질 수 없었다. 어두운 터널에 갇힌 기분이었다. 지금도 터널을 완전히 빠져나온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지금은 터널 끝에서 들어오는 빛이 보이고 있다. 가족들과 신앙 덕분에 이 힘든 시기를 버틸 수 있었다.

“나는 양측 모두에게서 비난을 받았다. 홍콩 정부는 Occupy Central 운동 이후, 사회적인 문제를 전부 우리 탓으로 돌리려 하고 있다. 친중 진영에서 비난을 받을 것은 예상하고 있었지만, 민주 진영에서도 나를 질타했다. 같은 대의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에게 공격을 받으니 더욱 상심이 컸다.

 

마음을 꺾는 기소

“처음 운동을 시작할 때부터 나는 이 운동으로 인한 결과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 나는 Occupy Central 운동을 이끌었던 동료 찬킨만 교수, 추이우밍 전 목사와 함께 2014년 12월 3일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은 그로부터 약 2년이 지난 2017년 3월 27일에 “공공소란” 관련 혐의로 우리를 기소했다 홍콩의 새로운 행정장관을 뽑는 선거가 치러지고 이틀 뒤의 일이었다. 선거 전에 우리를 기소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걸 알고 그 오랜 시간을 기다렸던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명백히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기소였다. 정부는 주요 민주화운동 단체의 가장 핵심 인물들만을 선별하여 기소해 사람들에게 정치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다. 사람들의 마음을 꺾기 위해 의도적으로 우리를 기소한 것이다.

경찰이 우리에게 치안 관련 혐의를 적용했다면, 우리도 순순히 유죄를 인정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대신 경찰은 “선동을 위한 선동”이나 “공모”처럼 쉽게 조작할 수 있는 공공소란 관련 혐의를 적용했다. 이처럼 모호한 혐의가 인정되지 않도록 반드시 방어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정부는 더 많은 평화적 시위대를 공격할 수 있게 된다.

 

감옥에서의 시간

민주주의를 이룩하기 위한 싸움이 장기전이라면, 앞으로의 투쟁에서 더욱 단단해질 수만 있다면, 감옥에서 몇 달, 몇 년쯤 보내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베니 타이

“감옥에 갈 마음의 준비는 되어 있지만, 그 순간이 오기 전까지는 확신할 수 없을 것이다. 동료 민주화 활동가인 라파엘 웡과 감옥에 수감되어 있는 기간 동안 그와 가족들은 어떻게 견뎠는지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덕분에 큰 힘을 얻었다. 수감되어 있는 동안에는 명상과 독서로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교도소 밥 덕분에 더 건강해질지도 모르지!

긍정적인 태도를 잃어서는 안 된다. 홍콩에 민주주의를 이룩하기 위한 싸움이 장기전이라면, 앞으로의 투쟁에서 더욱 단단해질 수만 있다면, 감옥에서 몇 달, 몇 년쯤 보내는 것이 무슨 문제겠는가? 민주주의는 절대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 대가를 지불할 의지가 있어야 한다.

우리 활동가들의 수감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현 체제와 그 문제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게 될 수도 있다. 시민 불복종은 체제 안에서 존재하는 부당함을 밖으로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우산 혁명 활동가

학문의 자유

“지금까지 내 학문 활동에 직접적인 방해를 받은 적은 없지만, 홍콩의 학문적 자유에 대해 많이 우려가 된다.  나는 내 유명세 덕분에 보호를 받고 있는 것이다. 지금과 같이 사람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정부의 기소로 인해 학계의 젊은 인사들이 자기검열을 하거나 민감한 주제에 대한 연구를 꺼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친중 언론에서는 내가 학생들을 세뇌시키고 있다는 거짓 주장을 계속 내놓고 있지만, 나는 아직까지 별 문제 없이 직업을 유지할 수 있었다. 징역을 살게 된다면 홍콩대학교에서 나를 해임할 것인지 궁금하다. 이건 내가 아닌 홍콩대학교의 싸움이다. 국제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대학교가 시민 불복종에 참여한 사람들을 과연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될 것이다.

 

홍콩의 밝은 미래

홍콩에 어둠이 드리우고 있지만 태양은 반드시 다시 뜰 것이다. 우리는 굳건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

베니 타이

“홍콩의 미래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홍콩 정부가 지금은 우리의 자유를 조금씩 갉아먹고 있을지 몰라도, 변화는 반드시 찾아온다. 그 때가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그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민주적 문화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 올바른 일이라면, 해야만 한다. 마지막 승리의 날을 보지 못하게 되더라도 말이다. “홍콩에 어둠이 드리우고 있지만 태양은 반드시 다시 뜰 것이다. 우리는 굳건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

*본 인터뷰 대상자의 의견은 국제앰네스티의 입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There will be darker times ahead for Hong Kong but the sun will rise again”

Benny Tai played a pivotal role in Hong Kong’s 2014 pro-democracy protests. The year before, the law professor founded a civil disobedience campaign known as “Occupy Central”. The campaign later joined with student groups to create the Umbrella Movement. For 79 days between September and December 2014 more than 1 million people occupied major streets across Hong Kong to call for democracy in the city.

On 9 April, a Hong Kong court found Benny Tai and eight other prominent activists guilty of various vague and ambiguous charges, including “conspiracy to commit public nuisance”, “incitement to commit public nuisance” and “incitement to incite public nuisance”. for their roles in the Umbrella Movement. The nine activists will be sentenced on 24 April and could face up to seven years in prison.

This is the latest prosecution of Umbrella Movement protesters by the Hong Kong government, following the imprisonment of three student leaders in 2017.

Ahead of his trial, Benny Tai spoke to Amnesty International about civil resistance, the prospect of going to prison and why he is hopeful Hong Kong will one day have democracy.

“We both succeeded and failed with Occupy Central. Our goal was to advance democracy in Hong Kong and awaken more people to the cause. Over the 79 days more than 1.2 million people took part in different ways, young and old. There was more international attention than we had ever imagined.

“Civil disobedience at the right moment can bring change, but I was realistic our one action would not change the system alone. It is a long battle. This is the lesson I have learnt. We need to be resilient. We can’t blame others if we fail. Democracy won’t be given to us.

“People in Hong Kong still believe in democracy – the big question after the Umbrella Movement is how we can achieve it. With the prosecution of activists, such civil disobedience may no longer be the most effective way. The personal cost is high now. We may need to look at less risky and more sustainable civil resistance.

“I would not rule out occupying the streets in the future, but it must be the right moment. Civil disobedience is always in our toolbox and can take different forms.”

Depressed
“The pressure on me has been extremely difficult. I was depressed for months when the Umbrella protests came to an end. I had no hope as to how we could change the situation. I was in a dark tunnel. I am not yet out of the tunnel, but at least I can now see the light at the end. My family and my faith helped me cope during these difficult times.

“I have faced criticism from all sides. The government has tried to blame us for all the difficulties in society since Occupy. I have been criticized by the pro-Beijing camp, which I expect, and from others in the pro-democracy camp. The hurt is deeper when the attacks are from those who are fighting for the same cause.”

Chilling Charges
“From the very beginning I was prepared to face up to the consequences of our action. I surrendered to police on 3 December 2014, along with my two fellow leaders of Occupy Central, Professor Chan Kin-man and retired pastor Reverend Chu Yiu-ming. It took the police more than two years before they charged us on 27 March 2017 with offences related to “public nuisance”. This was the day after the election of Hong Kong’s new chief executive. They waited that long as they knew charging us before the election would cause problems.

“This shows it is clearly a politically motivated prosecution. The authorities have cherry-picked people to prosecute from all key democracy groups to send a political message to everyone. The charges are meant to have a chilling effect.

“If the police had charged us with public order offences, it was very likely we would have pleaded guilty. However, they decided to charge us with public nuisance related offences, such as “inciting to incite” and “conspiracy”, which can be easily manipulated. We must defend ourselves against these vague charges – if we don’t, the government could target more peaceful protesters in the future.”

Jail time

“I am ready if I am sent to prison, but I will not know for sure until the moment comes. I talked to fellow democracy activist Raphael Wong to learn how he and his family coped when he was jailed. I take strength from them. I will use the time inside to reflect and read. Prison food may even make me healthier!

“I must remain positive. If the struggle for democracy in Hong Kong is a long battle, what is a few months or years in prison if I can gain more resilience for the future struggle? Democracy is never cheap. We need to be willing to pay the price.

“Our imprisonment may get more people to question the system and its problems. Civil disobedience exposes the injustice in the system.”

Academic freedom
“I worry for academic freedom in Hong Kong even though I have not encountered direct interference in my own work. I am protected to an extent by my higher profile. I worry the chilling effect may see junior academics self-censor and avoid researching sensitive issues.

“Pro-Beijing media continue to print lies that I indoctrinate students, but I have been able to continue my job without too many issues. I wonder whether the University of Hong Kong will try and dismiss me if I am sent to prison. This is their challenge, not mine: how a university with an international reputation deals with those who take part in civil disobedience.”

A bright future

“I am optimistic about the future for Hong Kong. The government may chip away at our freedoms, but change will come. We may not know when, but we must be ready for the opportunity. We need to prepare ourselves and build up our democratic culture. If it is the right thing to do, we must do it, even if I do not get to see the final victory.

“There will be darker times ahead for Hong Kong, but the sun will rise again. We need to keep strong.”

The views expressed in this piece are the views of the interviewee and not necessarily those of Amnesty Internatio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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