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리뷰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여행

여행 좋아하세요?

누구나 한번쯤 여행을 꿈꾸죠. 여행지에서의 운명적인 사랑을 생각하면 유럽도 가보고 싶고, 영어공부 한 거 한번 써먹어 보려면 미국도 가야하고, 2012년 즈음에는 전세계인의 축제에 참여하러 브라질도 한번 가야겠죠?

멕시코는 어떠세요? 타코, 부리또 같은 이국적인 음식들과 아즈텍 전사들이 생각나는 멋진 곳 아닐까요?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있는 치차리토가 생각나는건 저 뿐인가요?

매년, 수천 수만 명의 사람들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멕시코 땅을 여행합니다. 대부분 우리와 같이 배낭 하나에 최소한의 음식, 옷가지들을 들고 땅을 건넙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낯선 곳을 가는 것은 누구에게나 두렵고 흥분되는 일이죠. 다만 다른 것이 있다면 이들은 목숨을 걸고 이 여행에 임합니다. 이들은 문제가 생겼을 때 구해줄 대사관도, 여행자 보험도, 핸드폰도 없답니다. 그저 목적지를 향한 강한 의지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붙잡고 걸어갈 뿐입니다.

우리는 이들을 미등록 이주자라고 부릅니다. 이들 중 9할이 넘는 사람들은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 그리고 니카라과와 같은 중앙아메리에서 출발해 기회의 땅 미국을 향해 열심히 걸어갑니다. 고향 땅에서의 지독한 빈곤과 정치적 불안감에서 벗어나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멕시코 땅을 통과해 미국에 가려는 것 이지요.

그러나 이들의 선하고 담대한 여정은 그 꿈처럼 아름답지만은 않습니다.이동하는 열차의 지붕에 간신히 매달려 이동하고, 지역 주민들의 멸시를 받기도 하며, 인신매매와 납치를 일삼는 범죄조직의 목표가 되기도 합니다. 이들을 도와야 할 공무원들은 오히려 금품을 요구하기 바쁘죠.


온두라스에서 온 청년 라몬(가명)도 이들 미등록 이주자 중 한 명이었습니다. 2008년 11월, 라몬과 35명의 이주자들은 범죄조직에 의해 납치되었습니다. 몸값을 요구하는 범죄조직의 총부리 앞에 아무런 대책도 없이 고통 당하던 그때 천만 다행으로 멕시코 경찰이 이 범죄조직의 소굴을 급습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미등록 이주자였기 때문에 아무런 보상과 보호도 받지 못하고 오히려 강제구금을 당했습니다. 당시 구금시설에는 당국으로부터 확인되지 않은 범죄조직 일원 몇몇이 함께 구금되고 있었고 라몬은 그들의 만행에 대해 증언하지 못하도록 협박을 당했습니다.

라몬은 결국 이 사실을 시설을 방문한 인권단체에 알렸으나 그 범죄자들이 처벌을 받았는지 전혀 알지 못한 채 온두라스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라몬은 정부를 상대로 민원을 접수하고 사건에 대한 조사가 끝날 때까지 임시비자를 받아 체류할 수 있었으나 그 누구도 라몬에게 이와 같은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이와 같은 예는 너무나 많습니다. 당국은 아무런 책임과 관심도 가지지 않은 채 미등록 이주자들을 처벌하고 추방하기 바쁩니다. 범죄조직을 소탕하려는 의지 또한 있을 리 만무하죠.

여성들은 더욱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엘살바도르에서 온 마르타는 남자친구인 후안과 함께 미국에서의 새로운 삶을 향해 이동 중이었습니다. 이민국 주변을 지나던 중 관복을 입은 이민국 직원이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그들을 멈춰 세우고 돈을 빼앗았습니다. 얼마 안 있어 무장강도 세명이 이들을 찾아왔고 마르타를 데리고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한 경찰은 후안에게 지역을 빨리 벗어날 것을 요구하며 위협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버릴 수 없었던 후안은 삼일 밤낮을 그 지역에서 헤맸습니다.

다행히 그는 이주민 쉼터를 운영하던 솔라린데(Solalinde)신부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는 법무부에 탄원을 넣었죠. 솔라린데 신부는 마르타는 눈이 가려진 채 하루를 걸어 도착한 수용소에 구금되었고 반복적으로 강간을 당했다고 국제앰네스티에 전했습니다. 5일째 되던 날 아침, 마르타가 눈을 떴을 때 범죄조직은 사라졌고 충격에 휩싸인 마르타는 혼자 엘살바도르로 돌아갔습니다.

이처럼 무시무시하고 잔인한 범죄가 멕시코 땅에서는 너무나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인신매매와 강간의 위협 속에서도 여정을 계속하는 미등록 이주자들을 정부나 사회는 철저히 무시합니다. 이들을 도울 사람들은 시민단체와 비정부기구, 그리고 솔라린데 신부와 같은 사람들뿐 입니다.

이 여행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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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기 인턴 신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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